스토브리그 9화
난 이 드라마를 볼 때마다 최훈의 GM이라는 만화를 생각한다. 스토브리그에 관한 이야기였지. 최훈작가 참 재밌게 만화 만들었는데 지금은 무얼 하는지. 아무튼. GM과 그다음 만화 클로저 이상용은 꼭 봐야 하는 야구만화이다. 머니볼과 같은 명작과 더불어.
바이킹즈나 펠리컨즈. 드림즈 모두 최훈 만화에서 본 팀인 듯 한대 원작이 그게 아니라고 하니 이제 그만 미련 가지련다. 그래도 자꾸 연관성을 찾는 습관은. 내 참.
구단주가 참 많은 일을 할 수 있다는 것. 머니볼을 보면서 느꼈고, 한때 빌리장석이라고 불리던 이장석을 보면서 느꼈다. 야구를 이해하는 프런트 얼마나 멋진가. 감독과는 또 다른 수싸움이라는 점에서 스토브리그도 참 매력적이다. 트레이드하고 전력을 보강하고 결국 우리 팀을 만들어 나가는 모습. 조금은 야구게임 같아서 그게 잔인하다 싶기도 하고 선수들이 소모품으로만 보이기도 해서 좀 아쉽기도 하다. 그렇지만 지금까지 스포트라이트는 선수가 받았으니 뒷얘기에 관심 갖는 것도 나쁘지 않을 듯하다.
그렇다고 이 드라마가 마냥 야구에만 빠져 사는 건 아니다. 결국은 단장의 삶 속으로 포커스가 맞춰져 버렸다. 단장의 아버지 이야기, 어머니 이야기, 그리고 동생의 이야기, 아내 이야기, 마지막으로는 아이 이야기. 그 삶 속에서 끊임없이 자기 목적을 찾고 쓰임새를 찾아 최선을 다하는 그의 모습을 봤다. 야구는 그냥 거들뿐 이제 소모되어 더 이상 희망이 없어 보이는 그에게 작은 “꿈”을 꾸게 해 주는 “드림즈”에서의 중년 남성 성장드라마로 향해 가고 있다. 그리곤 다시 오버랩되는 내 모습. 그래서 이 드라마가 인기인 게 아닐까?
어제는 ‘기분이 태도가 되면 안 된다’는 말을 듣더니 오늘은 ‘오래 주저 앉으면 일어서기 힘든 법이야’라는 말을 단장의 어머님한테서 들었다. 요즘 딱히 일이 재미없고 즐겁지 않은 나에게 하는 소리 같았다. 그래서 그런지 단장의 모습은 가장이라는 무게를 괜스레 혼자 짊어진 남자의 모습으로 다가왔고 괜히 감정이 이입되었다. 그래서 눈물이 많아지나 보다. 드라마 보고 눈물 흘리면 주책이라는데.
예고편을 보니 이제 선수들 이야기가 나오는 듯하다. 왜들 문제가 없겠나? 사람들 사는 곳이 다 그렇지. 현명하고 그럴듯한 해결방법을 던져주길. 너무 판타스틱하지 않아서 맘에 든다. 아직까지는. 그리고 뒤로 갈수록 판타지를 기대하고 있다. 현실도 힘든데 굳이 드라마를 보면서까지 우울하고 싶지는 않다. 드림즈 꿈을 이뤄줘 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