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을 필름으로 찍는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 분석적 함의에 도달할 수밖에 없는 글꼭지가 될 것 같습니다만. 이텐이나 괴테의 색채론이 말하는 게 있습니다. 색은 텍스트다. 모든 과학은 우연으로부터의 배움입니다. 우리의 미학적 결론은, 어디까지나 기대치 않음(unexpected)에 있습니다. 경영에 있어서(회계에 있어서) DX가 활용되는 이유는 분석을 통한 예견에 있습니다. 하지만 인간은 기대치 않은 것을 기대하는 역설 안에서 예술을 탄생시킵니다. 흔히 '공예'와 '예술'을 구분하는 방법론도 거의 비슷합니다. 지금이야 미술관에 가든 박물관에 가든 거기서 거기죠. 그것은 물론 미술(fine art)에 대한 기대치 않은 욕망의 산출물들로써의 구분입니다. 필름은,
기대치 않은 색과 질감 어쩌면 형태와 입체까지도 '역시 빛(그림자)'으로 드러냅니다. 디지털화는 예견화입니다. 예술의 한 측면은 이렇듯 또렷하면서도 가장 흐리멍덩하죠. 그러나 필름을 추앙하듯 이런 분석적 함의에 도달할 수 있는 데에는 우리의 감정과 생각이 예술의 영역에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사진은 순간을 통한 시간의 구체적 스토리텔링을 가능하게 합니다. 사진을 보는 것만으로 우리는 감정이 움직이고 생각이란 것을 하게 됩니다. 정녕 눈으로 보는 것을 뷰파인더와 인화지 모니터로 가둘 때 사유는 발생합니다. 물론,
그저 눈으로 보고 느끼고 생각하기 위한 과정이고 훈련일 뿐입니다. 그렇게,
마치 '생'처럼, 사진을 필름으로 찍고 찍은 사진을 통해 생각하고 그 생각으로 세상을 바라보며 다시 뷰파인더에 가두고 다시 느끼고 생각하면서,
순환합니다.
생각의 궤적. 포마팬 100. 라이카 엠3. 조리개 8. 1/1000. 28mm 중국산 렌즈(렌즈이름이 기억이 안 납니다.).
괴로워 마세요. 모두 다시 태어날 테니까.
정지된 순간은, 시간입니까? 공간입니까?
무거운 종이는 플라스틱 팔레트에, 가벼운 적층은 나무 팔레트에.
장마가 다가오는 한 주, 어떻게 지낼 요량이십니까?
제 소설 [도 레 미](당연히 미출간입니다. 쿨럭:;)에 나오는 주인공의 멘트가 생각납니다.
".선생님, 노래가 삶을 만들거나 삶이 노래를 하는 것이 아니었어요. 살아있는 것이 곧 노래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우린 노래 한 곡 부르고 가는 거예요. 그런데 요즘 들어 노래를 다 불러버린 생각이 들어요."
감사합니다. 작은정원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