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책을 읽으며 글쓰기 (1)
글쓰기는, 어떤 면에서 생각하기와 같다. 중요한 것은, 이런 사실이 아니다. 정말 중요한 것은,
사람마다 생각하는 방식이 다르다는 것에 있다.
오래전 우연한 기회에 신대철 시인을 만났고, 그날 신 선생님이 학장으로 있는 대학원에서 '문체론'을 전공하는 최인훈 선생의 아드님을 만났더랬다. 그때 나는 문체론에 대해서 거의 처음 알게 되었다. 문체는 영어로 [style]이다. 비슷한 스타일이야 많지만 같은 스타일은 없다.
이는, 각자의 글쓰기가 가진 독립성을 말한다. - 미학적 관점이 아니라 아이돌을 보는 관점에서 사람들은 말한다. - 글을 잘 쓰시네요, 라든가. 저는 작가입니다, 라든가. (잘 생겼네요, 라든가. 나는 아이돌 지망생입니다, 라든가) 단언하지만
세상 모든 사람은 작가다. 그러니 나는 사람입니다, 식의 말은 그만하기로!
나는 자신감을 북돋우기 위해서만 이 글쓰기론을 펼치고 있는 것이 아니다. 글을 쓰는 스타일(다시 말하지만 스킬이 아니다)을 북돋우려고 한다. 물론 좀 뵈기 싫은 스타일들도 있다. 가령 나는 말 줄임은 내키지 않는다. 말을 줄여서 표현하면 본래의 의미가 상실된다. 예민하게 우리가 볼 문제는 [소리의 상실]이 [의미의 상실]을 가져온다는 점이다. - 글렌 굴드나 키스 재릿 같은 창작가들이 연주를 하면서 웅얼웅얼 소리를 내는 것은 뇌를 자극해 자신의 스타일을 미학적으로 특별한 위치에 가져다 놓으려는 시도이다.
생각을 소리 내고, 소리 내면서 타이핑을 하자. (생각을 소리내며 옮기는 시도다. 이 방법 정말 훌륭하다.)
사연이야 있지만 프리드리히 니체도 그런 이야기를 했다. - 당신이 쓰는 글쓰기 도구가 당신의 사유에 개입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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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오후에 서점에 갔다. 나쓰메 소세키의 [마음]을 사서 돌아오는 길에 [북 리뷰어]가 되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몇몇 컷을 찍고 북 리뷰어로서의 예고편을 만들었다.
서점에는 철학 관련 도서가 몇 가지 있었다. 대중적인 임상심리 도서들에 이어서 명맥을 유지하다 조금 더 본격적으로 [철학 도서]가 나와있다. - 철학자들의 언어야말로 스타일리시하다. 비트겐슈타인의 [논리-철학 논고]를 보면 명제들이 건축적으로 설계되어 책으로 펼쳐진다. 책의 제목답다. 하지만 서점에는,
이러한 고전 철학서보다는 풀어썼음직한 철학 관련 도서들이 즐비했다. 철학서에 대한 스타일리시한 글쓰기라고 볼 수 있다.
고전적 철학 주제를 비튼다는 느낌으로, 글을 써도 좋겠다는 생각이 퍼뜩 든다. 소크라테스는 악법도 법이라며 독배를 마시고 죽었다. 이에 대한 당신의 생각은 어떠한가? 글로 써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