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보,

직선적인

by 현진현

I'm A Fool To Want You

Billie Holiday, Lady In Satin(1958)


때론 '바보'라는 표현이

근사할 때가 있다.

스스로를 바보라고 하거나,

앞에 앉거나 옆에 앉은 사람에게

'야! 이 바보' 했을 때 좀 멋지다.

뭔가 멋지다.

말하는 사람이나 듣는 사람이나 멋지다.

음... 천재들만 수두룩한 이 세상에서

바보는 마치, 질서 정연한 존재다.

정년을 맞아 은퇴하기 직전의

파출소 소장처럼

몸에 밴 룰에 의해서 움직이는,

쉽게 말해서 원초적 존재라고나 할까.

그렇다고 천재라면 누구나

꼼수를 쓴다는 의미는 아니다.


모든 것이 꼬여버린 세상이다.

페이스북의 그 하릴없는 관계들처럼

이리저리 꼬여서 어떻게 풀어야 할지,

정말 풀고는 싶은지... 난감하다.

그런 세상에서

'당신 없이는 살 수 없다'는

이 여자의 마음은 똑바른 직선이다.

더군다나 이 직선에는

화살표가 하나만 있다.

일방적이다.

그래서 바보겠지만...


'마음'. 특히 '사랑하는 마음'은

쉽게는 제어가 되지 않는다.

그러니 모든 일이, 잘못된 숱한 일들이

사랑하지 않아서 빚어졌다.

꼬일 대로 꼬였으니까

사랑하기 위한 노력이라도 해보자고.

"어이! 거기 김 차장, 사랑해요."

이러지는 말고.

쇠고랑을 찰 수도 있으니까.


*

빌리 할리데이라고 하면,

'이상한 과일(Strange Fruite)부터

생각이 난다.

나무에 주렁주렁 달린 흑인의 주검들을

일컫는 것이다.

그녀의 젊은 시절, 혹은

코모도에서의 녹음을 좋다고들 하나

오케스트라 빅밴드 반주로 만든

마지막 앨범도 좋다.

일생을 외로웠을지 모르는

그녀의 마지막 앨범,

그 첫 트랙이 바로

I'm A Fool To Want You.

동시대를 살았던

거의 모든 인간들에게 바치는

찬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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