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노래

흡연 대신

by 현진현

[바람의 노래]


흡연실로 가지 않는다.

내부도 좋고 외부도 좋다.

어디든 바람을 맞을 수 있는 곳이면 좋겠다.

이어폰을 풀어헤쳐 스마트폰에 장착하고

키스 자렛 트리오의 한 곡을 듣는다.

담배 한 대 피우는 대신.


나는 담배를 끊기 위해서 우선,

'내가 왜 담배를 피우는가?'라고 스스로에게 물었다.

이런 질문을 대략 3년 동안 반복했다는 점이 웃긴다.

흡연의 이유가 결코 명확하진 않았지만

3년이란 시간에 대한 예의로 답변을 추렸다.

흡연은, 스트레스로부터의 '잠시 단절'이었다.

그러므로 나의 금연법은, 수순에 따라

'잠시 단절'의 시간을 다른 무엇으로 채우면 되는 것이었다.

옥상이나 골목 끝, 건물 1층의 주차장

같은 곳에서 한 곡의 음악을 들었다.

집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놀이터로 나가서는 오래도록 앉아서

브람스의 교향곡이나 라흐마니노프의 협주곡을 듣기도 했다.

한 곡이 한 대 보다 보통은 시간이 더 걸리지만

단절의 충실도는 엇비슷했다.

그렇게 나는 금연했다.


요즘은?

자리에 앉아 스케줄을 정리한다거나

- 스케줄링은 일상에 희망을 더하는 행위이다. -

메모를 한다거나

이렇게 간단한 글을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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