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KYOTO 6DAYS

by 감운장

교토의 작은 숙소에 2주 정도 머물며 구석구석을 아주 천천히 걸어서 여행하고 싶다고 줄곧 생각해왔다. 별안간 회사원이 되었다. 2주라는 시간은 그만두지 않으면 만들 수 없는 시간이다. 33살의 추석은 가족들과 명절을 보내지 않기로 했다. 교토에 가자. 목적과 계획은 없다. 이번이 세 번째 교토 방문. 한 번은 유학 생활을 마치고 한국으로 들어오는 길에, 나머지 한 번은 오사카 나라 교토 세 군데를 훑듯이 여행한 3박 4일 여행이다. 그때도 생각했다. 조금 더 오래 머물고 싶다. 오직 교토에서만.


5박 6일. 교토에 머문 시간. 특별한 일도 사건도 없었다. 서른이 넘고 여행이 시시해졌다. 혼자 너무 많이 떠난 게 가장 큰 이유일까. 삶에 지쳐서일까. 그것보다는 무언가에 감동하는 능력을 점점 상실해가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차곡차곡 쌓이는 돈에 반비례해서. 사회생활에서 깨달은 것은 어떤 일에도 동요하지 않도록 감정을 닫아 놓는 것이다. 어떤 일에도 동요하지 않는 모습. 좋은 감정도 나쁜 감정도 억누르며 산다. 닫아놓고 살다가 여행을 떠나면 그게 조금 열릴까 말까 하다가 다시 회사로 돌아간다. 여행의 쓰린 부분이다.


조금 더 일찍 올걸. 교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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