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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감운장 Jan 09. 2022

무라카미 하루키의 문장론

주간 감운장 #5

주간 감운장은 한 주간 접했던 콘텐츠 중 아무거나 소개하는 매거진입니다. 한 두번 발행하고 안할것 같았는데 무려 5호입니다. 장하다. 나 자신.

하루키의 문장론 

무라카미 하루키를 좋아한다. 


그의 소설, 에세이를 읽다보면 세련되고 맛있다는 느낌이 든다. 


그는 항상 서사 보다는 문체가 중요하다고 말한다. 『수리부엉이는 황혼에 날아오른다』에서 밝히는 그의 문장론. 

p.227 문장을 어떻게 쓰는가 하는 규범은 제 생각에 기본적으로 두가지 뿐이에요. 하나는 고리키의 <밑바닥에서>에서 거지와 순례자의 대화 "내 말 듣고 있는거야?"하고 한 사람이 말하니까 다른 사람이 "나 귀머거리 아니야"라고 답해요.(중략) 보통 같으면 "내 말 듣고 있는거야?" "듣고 있어"로 끝날 대화죠. 그런데 그러면 드라마가 안되는 겁니다. "귀머거리 아니야"라고 대답하니까 주고 받는 말 속에 역동감이 생겨요. 단순하지만 아주 중요한 기본입니다.


p.227 또 하나는 비유. 챈들러가 쓴 비유 중에 "내가 잠못이루는 밤은 뚱뚱한 우편배달부만큼 드물다"라는게 있어요. 예전에도 몇번 예로 든 문장인데 만약 "내가 잠 못 이루는 밤은 드물다"라고만 하면 독자는 아무것도 느끼지 못하죠. 예사롭게 휙 읽고 지나갑니다. 그런데 "내가 잠 못이루는 밤은 뚱뚱한 우편 배달부만큼 드물다"하면 '호오' 싶잖아요. 그러고 보니 뚱뚱한 우편배달부는 본적 없는데, 하고. 그게 살아 있는 문장입니다.


가치의 빈곤


50에 가까운 본부장에게 재밌는게 있냐고 물어본적이 있다. 


본부장은 그런게 있을리가 있나.. 라고 말하며 씁쓸해 했다. 


그 모습을 보고 내 미래가 두려워졌다. 지금도 이러한데 점점 더 재미가 없어지다니. 그래서 사람은 점점 나이를 먹으면 돈이라도 벌어두는 것일까. 김규항의 글을 읽고 나는 어떤 가치를 만들어 나가야 할지. 생각한다.


역시 매일매일이 중요하고 도넘은 탐욕은 가치의 빈곤에서 온다는 것.


언젠가 비전향 장기수 노인 한 분과 대화하며 다소 상투적인 질문을 드렸다. 수십 년을 어떻게 버티셨는가? 그는 답했다. 수십 년도 역시 하루하루니까요. 매일 일어나서 운동하고 공부하고 동지들과 토론하다 보니 수십 년이 흐른 거라고 했다. 그분의 이념은 다 동의할 수 없지만(특히 북한 지배체제에 관한) 깨달음을 주는 말씀이었다. 586의 행태는 많은 사람에게 도를 넘은 탐욕이라 여겨진다. 굳이 저렇게까지 탐욕을 부릴 이유가 뭔지 모르겠다고들 한다. 그런데 그것은 실은 빈곤이다. 가치의 빈곤. 삶에 남은 가치가 그런 것밖에 없는 것이다. 사회적 직함, 부동산, 자식의 체제 내 안정 등. 그들은 그 가치들을 위해 오래전 다른 가치들을 위해 그랬던 것과 마찬가지로 동지들과 함께 굴하지 않고 투쟁한다. 그들의 가치들은 어떻게 사라졌을까. 그들도 잘 모른다. 그들의 수십년 역시 하루하루였다.

출처 : 김규항 블로그 http://gyuhang.net/3844?TSSESSIONgyuhangnet=1703291576748e8d77a67a816a27db7c


한문철의 블랙박스


점심을 먹으면서, 홈트를 하면서 한문철의 블랙박스를 포함해서 사고가 나는 블박을 모은 유튜브들을 자주 시청한다. 자주 시청하다보니 드는 생각.


1. 운전은 방어적으로 해야겠구나.

2. 내가 운전을 잘한다고 사고가 안나는게 아니구나.

3. 도로에서 빌런을 만나면 참 골치가 아프겠구나.


이 유튜브들을 통해 운전하는 법을 배우기도 하지만 실은 계속 보게 되는 이유는 '강건너 불구경' 이기 때문이다. 남의 싸움이나 남의 불구경은 재밌다. 도로에서도 가끔 접촉 사고로 갓길에 주차 된 차들을 보면 재밌다고 느낀다. 하지만 사고가 심각해지만 이야기가 달라진다. 한번은 고속도로에서 완파된 차들과 수많은 앰뷸런스를 봤을때는 공포감으로 다가왔다.


https://www.youtube.com/c/%ED%95%9C%EB%AC%B8%EC%B2%A0TV1


creep 으로 남지 않으려면


라디오 헤드는 creep 으로 널리 이름을 알렸지만, 이는 밴드에게 부담으로 다가 왔다. 자신들이 바라던 곡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이 곡을 싫어해서 얼마간  세트 리스트에서는 이 곡을 볼수 없었다. 

creep으로 성공을 거뒀을때 이 들에게는 두 가지 선택지가 있었다. 


1.creep의 복제품을 양산하느냐, 

2.아니면 creep을 극복해 나가느냐. 


이들은 후자를 택했고 <The Bends> <OK COMPUTER>라는 대중음악사에 남을 명반을 만들어냈다. 하지만 나는 creep이 수록된 1집 <pablo honey> 도 좋아한다.

https://www.youtube.com/watch?v=sEw6XZfII1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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