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 철이 돌아왔습니다
20년 전 말레이시아를 갔던 적이 있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떠난 해외여행이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3개국 패키지여행이었다. 싱가포르가 주고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는 곁들임 정도였기 때문에 당시 말레이시아에서의 여행이 어땠는지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
이번 말레이시아 여행을 다녀오고 나서는 속된 말로 말레이시아 '덕후'가 되어버렸다. 날씨가 서늘해지기 시작하면 따뜻한, 또는 더운 말레이시아를 다시 가고 싶다. 말레이시아를 또 방문하고 싶은 이유는 매우 많은데, 그중 음식과 사람들이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
말레이시아는 다문화 국가이다. 말레이 사람들이 약 60%, 중국계가 약 30%, 인도계가 약 7%, 그 외 다른 동남아시아계가 나머지를 차지한다. 덕분에 다양한 음식을 먹어볼 수 있다. 말레이시아 전통 음식으로 나시 르막, 사테, 락사 등이 있다. 중국 음식으로 프라운 미를 비롯한 다양한 국수 요리가 있다. 중국 디저트인 뽀루어바오(파인애플 번), 펑리수 등도 쉽게 먹을 수 있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인도식 만두인 사모사를 비롯한 인도 음식도 만나볼 수 있다. 열대 기후로 1년 내내 망고, 구아바, 용과 등 열대 과일을 저렴하게 먹을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믈라카 패키지를 갔을 때 가이드가 휴게소에서 망고를 사줬는데 여태껏 먹어봤던 망고 중에 가장 달고 부드러웠다.
앞서 썼지만, 친절한 말레이시아 사람들은 말레이시아에 대한 호감도를 높였다. 물론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내가 일주일 동안 만났던 현지 사람들은 호의적이었고 도움이 필요할 때마다 기꺼이 우리를 도와줬다. 음식 메뉴가 생소한 우리에게 영어와 손짓 발짓을 섞어 설명해 주던 중국계 사장님, 둘이서 사진을 남기려고 할 때 '사진 찍어드릴까요?'라고 물어보던 현지 사람들, '뜨리마 까시' 한 마디에 활짝 웃어주던 직원들. 관광객을 환영해 주던 말레이시아 사람들은 말레이시아로 여행 가고 싶은 욕구를 높인다.
이 외에도 여러 문화가 만나서 만들어 내는 말레이시아의 독특한 분위기, (여름엔 덥겠지만) 겨울에 따뜻한 날씨, 깨끗한 거리 등은 나를 계속 말레이시아로 부른다. 이번 여행을 통해 '동남아시아=물가가 싼 개발도상국'의 편견을 버릴 수 있었다. 또 '동남아시아'로 뭉쳐서 생각하던 것을 벗어나 말레이시아라는 나라 자체에 관심을 가질 수 있었다. 말레이시아는 한반도의 1.5배 규모로 말레이시아 반도, 보르네오 섬 북부로 이루어져 있다. 이번에 간 곳은 말레이시아 반도의 일부로 다음에는 말레이시아 반도의 차밭이나 코타키나발루 등 휴양지가 유명한 보르네오 섬을 방문해 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