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평생 중 지금 내가 아름다워지고 싶다는 욕심을 내는 이유
살면서 가장 많이 했던 공허한 약속이 "다이어트할거야" "운동해야지" 였던 것 같다.
어느 날 공주랑 라면 한 그릇 뚝딱하고 신이 나서 페이스북에 올린 사진 한장에 나 대신 불끈 화를 내주며 운동하십시오 라고 호되게 충고해준 친구 녀석 하나 때문에 기분좋게 끌려가듯 가서 시작한 운동.
그 운동을 시작한 지가 어느새 일년하고도 반이 지나간다.
운동 정말 열심히 하시네요. 그렇게 사람들이 이야기한다.
아직도 운동하세요? 그렇게 사람들이 이야기한다.
나는 매순간 운동을 하면서 '이렇게 나는 평생 나의 몸에 대한 의무를 지켜가야겠구나' 라고 마음 먹는다.
항상 하루하루의 일상을 어느 한순간도 허술하게 살아본 적이 없다고 생각하며 살아왔다.
어쩌면 지나치게 열심히 사는게 아닌가 하는 걱정의 소리를 들을 정도로 매 순간에 열중하며,
마음을 다해 살아왔다.
그런 시간들 속에서 '올곧이 내 자신'
어쩌면 그것이 '마음'이 되었든 '몸'이 되었든
memyself
올곧이 나만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이 절실해 진것이
어째 서른도 훌쩍 넘어 마흔이 다가오는 그 시점이었는지
조금 더 일찍 그런 시간 하나하나에 온 힘을 다해볼 것을 그러지 못했다 아쉬워하며 시작된 운동이었다.
요새 인스타그램에는 온통 예쁜 몸 자랑하는 많은 사람들의 사진들이 넘쳐난다.
그들의 몸을 보며, 간혹 부러움의 눈으로, 부러움의 엄지손가락으로 Like만.
어느 스물 몇살의 여자 아이와
얼마전 그들의 그 부러운 몸에 대해 이야기하던 차에 그 녀석 왈,
"다음 생을 기약해보려구요"
그 얘기에 불쑥 화가 났다.
고작 "마음만" 먹고 "노력만" 하면
내 몸에게 최선의 상태를 선물할 수 있다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다.
그런데 이제 고작 삶의 하이라이트를 시작하는 녀석이 벌써 제 몸을 포기했다고 했다.
운동을 하는 곳에 열렬히 방송댄스를 하시는 어르신들이 계신다.
어린 시절 에어로빅을 열심히 하던 엄마가 떠올랐다.
여전히 그 안의 분들은 내 엄마같은 분들이라 생각했는데,
어느새 내 나이가 내가 바라봤던 그 엄마의 그 시절의 나이가 되어있다.
요즘 유행하는 최신 노래에 맞추어 격렬한 춤을 소화해내시며
엄청난 운동량을 보이시는 그 분들과 운동을 끝내고 사우나에서 마주하면
"늙은 몸"을 마주하게 된다.
오늘의 나를 바라본다.
앞으로 살아갈 나의 인생 중에 오늘 나는 가장 젊은 날을 마주하고 있다.
가장 젊은 오늘, 가장 아름다운 나를 유지하는 것.
내가 지금, 아름다워져야 하는 의무를 내 삶에서 이행하겠다는 약속을 하는 것.
그 이유이다.
적어도 한번은 내 삶에서 최상의 순간을 간직해보고자 하는 memyself에 대한 의무
성장하면서 단단하게, 탄탄하게 아름다워지는 순간들을 지나
그 매끌대는 아름다움보다 더 중요한 여러 순간들을 거치다보니
어느 날 주름지고, 낡아진 몸과 마주하게 된다.
그러므로, 우리는 지금 가장 아름다워져야 한다.
평생 다이어트를 하겠다는 거짓말을 만번도 더하지 않았을까.
오늘부터 그 거짓말을 딱 한번만 지켜보기로 한다.
어제보다 더 아름다워지고 싶은 오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