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셋과 지구별 여행중

태국 방콕

by 오로시

나는 지금 방콕이다.

항상 집에서 방. 콕만 했었는데

진짜 태국의 방콕에 와있다니.


젊었을 때는 시간은 많았고 돈은 없었기에 멀리멀리 가고 싶었다.(돈은 지금도 없긴 하지만)

어쩐지... 방콕은 너무 가깝게 느껴져서 나의 선택지에 없었는데

아이들과 함께 여행을 생각하다 보면

1순위가 동남아가 될 수밖에.


첫째와는 7번째,

둘째와는 5번째,

막내와는 4번째 세계여행.


이제는 관광도 가능하겠다 싶어 방콕으로 왔는데

준비하다 보니 웬걸... 우리나라에서 가까운 곳이 아니었잖아...?

6시간이나 걸리는 꽤 먼 곳.

젊었을 때의 나는 얼마나 무식했던 걸까...

동남아는 여행취급도 안 했던 나는 무식했던 거다..


이제는 캐리어없이 배낭으로만 짐을 꾸려 왔는데

애들이 문제가 아니라 내가 문제다.

12시간 동안 비행기에서도 잘 자고 잘 먹던 나는 없다.

배낭을 힘들어하는 건 아이들이 아니라 나다.

여행자의 성지에 와서

호텔에 콕 박혀 있고 싶은 건 나다.


사실 1년 동안 달리기도 하고, 케틀벨 스윙을 하면서 체력도 많이 좋아졌을 거라고 내심 기대했었는데

나는 아직 멀었나 보다.


이제는 종이 한 장만 가방에 넣고 돌아다녀도

온몸이 쑤시는 것 같다.


나는 이번 여행에서 뭘 기대했던 걸까.

매일 일기를 쓰고 싶어서 접이식 키보드까지 가지고 왔지만 여행 4일째 겨우 아침에 세수도 하지 못하고 커피숍으로 피신 와서 글을 쓴다.


더 나아진 체력과 그 체력에 동반한 여유를 꿈꿨지만

그러지 못한 체력과 여유는 바늘 꽂을 틈도 없어

남편과 아이들에게 버럭 하는 엄마가 있다.


이상과 현실의 괴리를 맛보며

아이들이 아직 잠든 아침

또 오늘은 화내지 말아야지...

커피라테를 들이키며 다짐해 본다.


이번 여행의 목표

-어떤 순간이 와도 받아들일 것(여행이란 변수 앞에서 나는 미약하다)

-힘들다고 징징대지 말 것 (그렇다... 제일 만만한 남편에게 이미 짜증을 많이 냈다.)

-무사귀환.(다른 게 뭐가 필요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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