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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코나투스 Feb 05. 2023

엄마 미안, 나 회사 그만 뒀어.

커뮤니티 서비스 - 오프라인


조금 늦은 나이인 32살에 첫 취직을 해서, 비교적 안정적인 월급쟁이로 살아가는가 싶었다.



이번 설 명절 때 만났던 엄마.



파트 타이머로 일하다가 포지션 제안을 받았을 때

많이 놀라기도 했고, 기쁘기도 했다.


왜냐하면 나는 스스로를


'내가 일반적인 취업시장이라는 곳에서 일할 수 있을까?'

'나는 취업 시장에서 환영받지 못하는 사람'


이라는 스스로에 대한 판단을 마음에 품고 있었기 때문이다.

(나는 4년 가까운 시간을 부산에서 독서모임 커뮤니티 '컨텍스트'를 운영하며 20대 후반을 보냈다.)




그래서 밑미에서 내가 팀원으로 포지션 제안을 받았다는 것 자체가 스스로에게 아주 놀랍고, 기쁜 일이었던 것이다. 그리고 더 중요한 것은 나는 밑미라는 회사의 비전과 방향성에 대해 크게 공감하고 있었다.



자아성장 큐레이션 플랫폼이라고 명명하고

'나답게 살아가는 사람들의 안전한 커뮤니티'를 만드는 스타트업이었다.


여기서 제안받은 포지션은 공간 운영 매니저였고

밑미의 오프라인 공간인 밑미홈에 일어나는 하드웨어와 관련 된 업무를 시작으로 많은 사람들이 공간에 방문하고 브랜드의 메시지를 경험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기획해서 진행하는 역할을 맡은 포지션이었다.


서울숲에 위치한 밑미홈



파트 타이머 시절의 나 - 밑미홈에서


감사하고 또 열정 넘치는 마음으로 일을 시작했지만

그 마음과는 다르게 나는 나에게 맡겨진 역할을 잘 해내지 못했던 것 같다.



나는 이 밑미홈이라는 공간이 많은 사람들로 붐비는 상상을 하곤 했다. 밑미라는 브랜드가 던지는 메시지에 공감하는 사람들이 모여서 서로를 격려해 주고, 응원해 주고, 서로의 존재 자체가 위로가 되는, 다른 곳에서 할 수 없는 대화와 심적인 소통을 할 수 있는 그런 온기 가득한 공간이 되는 상상을 하곤 했다.


밑미홈 2층 - 주로 북토크가 열렸다.




3층 - 시간을 파는 상점




5층 루프탑



하지만 오프라인 공간에서 브랜드 가치를 전하고,

비즈니스로 잇는다는 게 결코 녹록지 않았던 일이기도 했고, 한 명의 팀원으로써 팀원들과 함께 일을 함에 있어서 나 개인적으로 부족한 점도 많았다.


또 송재웅이라는 사람의 생각과 색깔로 온전히 공간에 숨결을 불어 넣는 게 아니라 밑미라는 브랜드의 온도와 주파수로 공간을 운영해야 했기에 나는 그 중간지대 어딘가에서 갈피를 잘 잡지 못하면서 어려워 했던것 같다.


그렇게 스스로 제 역할을 못하고 있다는 생각에 시달리기도 하고 팀원들의 격려와 피드백을 받기도 하면서 잘 적응해 보려고 했던 지난 6개월이었다. 파트 타이머 2개월에, 정식 팀원으로 6개월을 지나 회사생활을 마무리 한다..(23년 1월 31일 마지막 근무)




마지막 체크아웃


직원분들의 롤링페이퍼와 하빈의 마음이 담긴 따뜻한 선물, 러닝화



그렇다.

밑미 팀원분들과의 마지막 페어웰 시간을 마치고

나는 다시 회사 밖으로 나오게 된 것이었다.


.

.

.


사실 일했던 회사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고 한 것은 아니고 앞으로 내가 벌려나가는 일에 대해서 말하고 싶었다.



앞으로 만나게 될 사람들

도움을 받게 된 과정

힘겨웠던 부분

보람찼던 부분

슬펐던 부분 등등


앞으로의 그 과정을 남기고 싶었다는 말이다.


이게 나의 두 번째 공간을 만들어가는

첫 블로그 글이 될 것 같다.

(첫 번째 공간은 부산에서 했던 '컨텍스트')



그 첫 번째 이야기로는 내 친구 K의 이야기이다.

내가 2017년~2020년 부산에서 운영했던 독서기반 커뮤니티 컨텍스트의 열성 회원이기도 했고 재정적으로 힘든 시기에 목돈을 융통해 주기도 해줬던 친구다.



내 친구 K의 아주 사적인 샤워하는 모습. 우리는 종종 샤워하면서도 통화한다.



회사에 입사하기 전부터

서울에 있는 다양한 오프라인 커뮤니티 공간에 참여를 해보면서 '아, 커뮤니티 공간, 아, 내가 생각하는 진정한 커뮤니티 공간은 없다!'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그래서 그런 내가 바라는 공간이

세상에 없으면 내가 만들어야지!

라는 생각으로


또, 그런 공간이 있으면

1차적으로 내가 너무 즐겁고 보람찰것 같은 마음으로

그 공간을 열어보려고 한다.


그 과정에서 나는 재정적으로 돈이 부족했고

친구인 K에게 도움을 청하게 된다.



오늘 K와 식사를 하면서 찍은 사진이다.


내가 임대하고 싶은 공간들의 리스트를

네이버 부동산 앱으로 보여주면서

이 보증금이 필요하다고 이야기를 했고


K는 흔쾌히 보증금 전액을 자신이 내주겠다고 했다.

보증금 일부만 빌려달라고 하려고 했는데

그냥 선뜻 전액을 다 내주겠다고 한다.





대신 조건으로

자신이 내(재웅)가 일을 더 잘할 수 있도록

출근 잘 했는지, 모든 걸 쏟아부으면서 하고 있는지

중간중간에 확인할 수도 있다고 했다.


난 오히려 좋다고 했다

혼자 일하다 보면 느슨해지는 순간들이 올 수 있는데

제3의 멤버를 얻게 된 느낌이고 좋지 않은가.




.

.

.


내일인 2월 6일 월요일부터

리스트에 담아뒀던 부동산 매물들을 직접 보러 다니려고 한다.


공간의 위치와 분위기가

나의 생각과 크게 상반되지만 않다면

이런저런 조건을 꼼꼼히 따지는 것보다

당장 커뮤니티 공간을 시작하고, 깍아 나가는게 훨씬 중요한 부분이라는 생각으로

늦어도 다음주 월요일까지는 계약을 완료 하려고 한다.

(Dudate : 23년 2월 13일 월요일)




이어지는 이야기는 틈틈히 업로드 할게요.

다듬어지지 않은 날것의 글로 느껴지실 수 있겠지만

나름 최대한 정제해서 써보았습니다.

글을 재밌게 읽으셨다면

편하게 좋아요나 짧은 댓글 남겨주시면 환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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