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교 4천 곳, 위기를 돈으로 바꾸는 공간 전략

폐교의 역습

지방 컨설팅을 위해 국도를 달리다 보면, 잡풀이 무성한 운동장에 덩그러니 서 있는 학교 건물들을 마주하게 됩니다. 을씨년스러운 풍경이지만, 제 눈에는 안타까움과 동시에 거대한 기회의 시그널이 읽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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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 ‘지방교육재정알리미’의 최신 통계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전국의 누적 폐교 수는 3,900여 곳을 넘어 4,000곳을 목전에 두고 있습니다. 전남, 경북, 경남 등 지방 소멸 위험 지역에 집중되어 있던 폐교가 이제는 도심 외곽으로까지 확산하는 추세입니다.


많은 이들이 이를 지역의 몰락으로만 해석합니다. 하지만 국토연구원(KRIHS)이 발표한 유휴 폐교시설의 효율적 활용방안 연구 보고서는 다른 관점을 제시합니다. 폐교는 대부분 마을의 중심지인 결절점에 자리하고 있어 접근성이 뛰어나고, 전기와 수도, 튼튼한 건물 골조 등 기반 시설이 완비된 준비된 사업부지라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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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축 대비 초기 투자 비용(CAPEX)을 획기적으로 절감할 수 있다는 점은 창업자에게 엄청난 매력입니다. 상권분석론에서 학교는 지역 경제를 지탱하는 강력한 앵커 시설 (Anchor Tenant)이었습니다.


앵커가 사라져 무너진 상권을 되살리려면, 사람을 다시 불러모을 강력한 자석이 필요합니다. 일본의 경우, 폐교 활용 프로젝트를 통해 IT 기업의 위성 오피스나 체험형 숙박 시설로 개조하여 관계 인구를 늘리는 데 성공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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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역시 단순히 건물을 재활용하는 차원을 넘어, 로컬 비즈니스와 결합한 공간 재설계가 시급합니다. 37년 현장 경험으로 확신하건대, 폐교는 흉물이 아니라 우리가 아직 다듬지 못한 거대한 원석입니다. 중요한 건 건물이 아니라, 그 안에 무엇을 담느냐는 콘텐츠 기획력입니다.


[권 박사의 제언] "남들이 위기라고 말할 때, 데이터는 기회를 가리킵니다. 4,000개의 폐교, 어떻게 디자인하느냐에 따라 지역의 새로운 랜드마크가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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