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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순영 Aug 10. 2020

예쁘기도 하지

드로잉에 빠진 여자

치매가 진행 중인 시어머님은 다시 어린아이의 표정으로 돌아갔다.

기저귀도 차고 다니시고 내가 이건 개망초예요 하면 손뼉을 치며 개망초라고 따라 하시며 깔깔댄다.

단순하고 천진하고  아직은 참 순하다.


시어머님과 남편과 셋이서 산책을 나갔다.

내리막길에 남편은 어머님에게 등을 내민다.

미끄러우니까 내 등을 잡고 걸어요.

어머님은 내가 잘 따라오는지 뒤를 돌아보며 찾는다.

이쁘기도 해라. 남편도 어머님도.


남편이 어머님 사진을 한 장 찍어서 보내달라고 하면서 혹시 모르니까... 하며 뒷말을 삼킨다.


아직은 아니야.

그래도 어머님 웃는 모습이 예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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