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로잉에 빠진 여자
치매가 진행 중인 시어머님은 다시 어린아이의 표정으로 돌아갔다.
기저귀도 차고 다니시고 내가 이건 개망초예요 하면 손뼉을 치며 개망초라고 따라 하시며 깔깔댄다.
단순하고 천진하고 아직은 참 순하다.
시어머님과 남편과 셋이서 산책을 나갔다.
내리막길에 남편은 어머님에게 등을 내민다.
미끄러우니까 내 등을 잡고 걸어요.
어머님은 내가 잘 따라오는지 뒤를 돌아보며 찾는다.
이쁘기도 해라. 남편도 어머님도.
남편이 어머님 사진을 한 장 찍어서 보내달라고 하면서 혹시 모르니까... 하며 뒷말을 삼킨다.
아직은 아니야.
그래도 어머님 웃는 모습이 예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