갭이어, 다시 나를 쌓는 시간

by 온아



나를 쌓는 방법에는 무수히 많은 것들이 있습니다. 책, 영화, 일, 공부, 여행, 인간관계 등 다양한 경험들 중에 저는 주로 책을 통해 나를 쌓아가는 사람입니다. 저는 약 15년 간 회사생활을 했습니다. 그리고 작년 말, 나에게 잠시 멈춤을 허락하고 퇴사를 했습니다. 일년 간의 갭이어를 가지면서 저는 앞으로 다시 힘차게 살아나갈 힘을 얻고, 어떻게 살아갈지에 대한 방향성을 영점 조정하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특히, 이 쉼표같은 시간을 보내며 저는 제가 좋아하는 책 속에서 다시 나를 채워나가려 합니다.


저와 텍스트는 참 오묘한 관계입니다. 저는 국문과를 졸업한 국문학도입니다. 그러나, 글을 잘 쓰거나 책이 미치도록 좋아서 선택한 전공은 전혀 아니었습니다. 많은 삶의 순간들처럼 그 때는 운명처럼 국문학과를 우연히 가게 되었던 것 같습니다. 심지어, 저는 종이책을 잘 읽지 못하는 난독증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삶이 버거울 때면 늘 책으로 도피합니다. 텍스트를 버거워하면서도 텍스트가 주는 위안을, 기쁨을 얻습니다. 고행같은 이 행위를 왜 평생에 걸쳐 하고있는지 곰곰이 생각해보니 거기엔 분명한 이유가 있습니다. 좋은 책에서 만난 좋은 문장은 나의 무의식 속에서 표현되기를 바라는, 그러나 어떻게 표현해야 할 지 몰라 밖으로 끄집어 내지지 않은 엉킨 생각들을 명료하게 해줍니다. 그래서, 내 속에 있던 고민이나 감정을 너무나도 잘 표현해주는 문장을 만나면, '아, 내가 고민하던 것들이 결국 이거였구나' 하며 내 안에 있던 실타래가 풀리는 것 같은 기분을 느끼곤 합니다. 이는 결국, 제가 책에서 통찰을 얻어 삶을 살아갈 자양분을 얻고 살아가는 사람이라는 말이기도 합니다.


저는 마케터로, 트렌드를 센싱하는 일을 오래 해왔습니다. 제가 직접 컨셉을 기획하여 제품을 출시해보기도 하고, 클라이언트를 만나 트렌드를 센싱하며 인사이트를 전달하는 게 저의 주된 업무였습니다. 즉, '인사이트' 통찰이라는 단어는 개인적인 삶에서도, 커리어 측면에서도 제게 무척 가깝고 중요합니다. 갭이어 동안에 책과 경험을 통해서 만나는 나의 명료해진 생각과 인사이트를 연재하며, 나를 다시 살아가게 할 힘을 축적함과 동시에, 그 통찰을 독자분들과 나누고자 합니다. 단 한 분에게라도, 단 한 문장이 닿아 살아가는 힘을 독자분과 나눌 수 있다면 그것보다 더 큰 기쁨은 없을 것 같습니다.


내 안에 통찰을 축적하여 다시 살아낼 힘을 쌓아가는 여정을 이제, 시작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