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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온캘리 Mar 04. 2022

궁금하다 내 입사동기(쌍둥이상사)

너, 강심장이구나!!

나에게는 톰과 제리에서 톰 같은 입사동기가 한 명 있다. 모두가 알다시피 남의편이다. 처음부터 이 친구의 근무조건을 궁금해하지는 않았다. 이 사건이 있기 전까지는....





나의 업무 매뉴얼에 보면 수유 파트 부분이 있다. 지시서에 따르면 하루 7~8회 80ml 수유하라고 되어 있지만 두 보스는 60ml가 적정하다 업무 매뉴얼과 수유량이 달라 그런지 새벽만 되면 출출해진 보스는 큰소리로 나를 부른다. 난 매일 2번 보스에게 야식을 대령한다. 일명 밤중 수유라고 한다. 그날도 어김없이 새벽 콜이 와서 두 보스를 대면하고 나오는데, 동기가 야근이면서 아주 편하게 사내 휴게실에서 자고 있는 것이 아니겠는가 나도 모르게 두 주먹을 불끈 었다.




이날 이후부터 입사동기를 관찰하기 시작했다. 보스를 모시면서 입사동기를 관찰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니었다. 인턴일 때 동기를 더 신중히 관찰했어야 했다. 이제 와서 후회를 하기에는 이미 늦었고 지금부터가 중요하다.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전백승이라 하지 않던가. 



왜 이제 와서 이 친구를 거론하냐고? 사실 근무조건이 많이 불공평하게 느껴지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나는 퇴근이 없다. 거기에 철야다. 내가 보이지 않으면 두 보스는 불안해하며 울어버린다 그래서 화장실도 편하게 내 마음대로 못 간다.



쌍둥이 상사에 입사하고 나서부터 편안하게 잠을 자본적이 없다. 두 보스의 작은 기침소리에도 나는 민감하게 반응해야 했다. 보스가 잠자는 동안 이불이라도 발로 차고 자면 감기 걸리까 봐 이불 덮어 드려야 했고 성장통이 오는 날이면 뜬 눈으로 팔다리를 주물러 드려야 했다. 보스가 나의 업무성과에 만족할수록 나는 점점 지쳐갔다. 그와 동시에 나는 입사동기와 나의 근무조건을 따져보기 시작했다.



남의 떡이 더 커 보인다


입사동기의 복지가 나보다 좋아 보인다. 입사동기는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는 오후반이다. 오후에 출근하면서 아주 느긋하게 출근한다. 출근시간도 일정하지 않다. 저녁 6시가 출근 시간인데 매일같이 2시간 늦은 8시에 출근한다. 말이 오후반이지 직원 숙직실에서 숙면을 취한다. 첫째 주와 셋째 주 주말은 당직이다.  둘째 주 와 넷째 주 주말은 오후반이다 가끔 이날은 오후 5시에 출근할 때도 있다.





완전 사장 마인드다. 당체 보스와 무슨 관계인 걸까? 지각을 해도 보스에게 가서 인사를 한다. 예의가 바른 건지 강심장인 건지 알 수가 없다.  보스는 동기에게  눈길을 잘 주지 않는다. 동기가 보스 옆에 있어도 보스는 필요한 게 있으면 나를 찾는다. 아마도 보스는 동기를 좋아하지 않는 거 같다. 농땡이 부리는 직원이 이뻐 보이지는 않겠지. 그럼 나도 이제 나의 복지를 좀 누려야 하지 않을까 보스와는 대화가 안되니 입사동기와 시간을 조율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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