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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즐KIN창 심재석 May 20. 2019

블록체인 스타트업 창업 #04

블록체인 세상은 올 것인가?

블록체인 에코시스템으로 가는 기존 서비스


2019년 4월 미국 버지니아주의 스타트업, 프리랜서들이 일감을 찾는 구직 사이트 문라이팅(Moonlighting)이 EOS 블록체인 생태계로 그들의 둥지를 옮겨간다고 발표했습니다. 현재 문라이팅에 회원으로 가입한 프리랜서의 숫자는 70만 명이 넘습니다.


문라이팅은 최근 500만 달러, 우리 돈 약 56억 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습니다. 이 투자금은 문라이팅 사용자층을 확대하고 기존의 인프라를 EOS 블록체인에 통합하는데 쓸 예정이라고 합니다. 이번 투자는 핀랩AG(FinLab AG)와 블록원(Block.one) 재단이 함께 세운 핀랩 EOS 벤처캐피털(Finlab EOS VC)이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문라이팅의 창업자 CEO 제프 테너리는 네트워크를 바꾸는 계획에 관해 이렇게 말했습니다.

“지난 2017년 말부터 블록체인 프로토콜을 집중적으로 탐색해왔는데 최종적으로 EOSIO 소프트웨어를 채택하기로 했다. EOSIO는 블록체인 거래 시 확장성이 보장되며 거래비용이 저렴하고 사용자 계정 관리가 쉽다는 것이 장점이다.”


EOS 블록체인을 개발한 블록원 재단은 앞서 1년 동안 상시 ICO를 진행해 약 40억 달러, 4조 5천억 원 규모의 투자를 받았습니다. 이 자금은 EOSIO를 개발하는데 사용했고, 블록원은 EOSIO에 연동할 킬러 애플리케이션에 자금을 댈 만한 투자자를 물색하기도 했습니다. 마이크 노보그라츠가 CEO로 있는 갤럭시 디지털(Galaxy Digital)이 대표적이며, 핀랩 EOS VC도 그중 한 곳입니다.


핀랩 EOS VC의 최고운영책임자 폴 그로토위스키는 문라이팅에 투자한 이유로 “분산형 애플리케이션이 갖추어야 할 세 가지 요소, 즉 실제 고객과 거래, 블록체인 기술을 접목할 수 있는 시장을 모두 갖췄다.”는 점을 꼽았습니다.


블록체인 기반 프리랜서 채용사이트, 웹 3.0 기술과의 통합은 문라이팅의 전략적 선택이었습니다. 제프 테너리 대표는 이번 결정에 관해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구직자들이 문라이팅 프로필을 이용해 어떤 플랫폼으로든 쉽고 빠르게 자신의 프로필을 전송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고자 했다. 매우 세분화되어 있는 오늘날 긱(GIG) 경제 시스템에서 프리랜서 구직자들이 자신의 프로필을 직접 관리하면서, 단 한 번의 로그인으로 어디로든 쉽고 빠르게 프로필을 전송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 계획이다.”


테너리는 “블록체인 네트워크의 해시는 블록체인 바깥에서 유지되는 프리랜서들의 프로필에 대한 감사 기능과 인증 기능을 동시에 제공한다.”고 설명했습니다.


프로필 감사 및 인증 기능은 문라이팅에 매우 중요합니다. 문라이팅은 이번에 유치한 투자금의 일부를 구직자들의 학위나 수료증의 진위를 판별하기 위한 프로필 인증 절차 개선에 사용할 예정입니다.


테너리는 “이번 투자 유치로 문라이팅은 프리랜서 프로필 관리 분야의 오라클(Oracle)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문라이팅은 오래전부터 블록체인에 관심을 가져왔습니다. 2018sus 중순에는 비록 무산되긴 했지만, 결제 속도를 개선하는 개발비를 충당하고자 ICO를 추진하는 방안을 고려하기도 했습니다. 테너리는 당시를 돌아보며, “이것저것 너무 많이 따지다 보니 결국 무산되고 말았다. EOS VC가 암호화폐가 아닌 전통적인 자산에 투자하는 쪽을 선호했던 것도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습니다.


역시 2019년 4월 세계 2위 수퍼마켓 앨버트슨 캄퍼니스가 블록체인으로 소매점과 공급업자 간 식료품 흐름을 식품이력을 추적하기 위해 IBM 푸드 트러스트dp 가입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코인데스크는 4월 11일 앨버트슨이 로메인 상추 공급업자 등을 포함시키는 파일럿 프로그램 착수 계획을 발표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미국 아이다호주 보이시에 본사가 있는 앨버트슨은 세이프웨이 등 여러 식료품점 체인을 소유한 업체로 크로거에 이은 세계 2위 수퍼마켓 기업입니다.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식료품 추적 디지털 시스템인 IBM 푸드 트러스트는 2018년 10월 가동됐으며 IBM 블록체인 플랫폼 왕관에 박힌 보석으로도 불립니다. 푸드 트러스트는 식료품 공급 과정에서 의심스러운 상품을 신속히 파악, 문제가 발견될 경우 유통 과정에서 제거하는 기능을 수행합니다.


여러분은 인터넷 서비스 문라이팅과 유통 서비스 앨버트슨이 어떻게 이런 결정을 했다고 생각하십니까? 이들이 웹서비스나 수퍼마켓 유통서비스 부문의 패배자라서 그런가요? 아니면 그들의 비즈니스를 블록체인과 결합시키려는 모험적인 선구자일까요?


제가 생각하기에 이들은 변하는 세상, 앞으로 다가올 세상을 먼저 내다본 결정을 한 겁니다. 앞서 살펴본 앤드리슨 호로위츠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지금 세상은 블록체인으로 변하고 있습니다.


한 가지 사례만 더 살펴보겠습니다. 2019년 4월 14일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100년 전통의 기업 협회 국제상업회의소(ICC, International Chamber of Commerce)가 4500만여 개에 이르는 회원사가 이용할 수 있는 블록체인 플랫폼을 만들어 제공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아마존, 코카콜라, 맥도날드, 페이팔 등 전 세계 130개국의 유명한 기업들을 망라한 국제상업회의소는 싱가포르의 블록체인 스타트업 펄린(Perlin)과 제휴를 맺고 회원사들이 공급망 관리에 사용할 수 있는 블록체인 플랫폼을 제공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 회원사들은 블록체인 플랫폼을 이용해 공급망을 더 투명하고 효율적으로 추적하고 관리할 수 있게 됩니다.


국제상업회의소(ICC)의 존 덴톤 사무총장은 이번 제휴에 관해 이렇게 말했습니다.


“펄린은 블록체인과 분산원장 기술 개발에 앞서나가고 있는 유망한 스타트업이다. 펄린이 가진 새로운 기술을 접목해 회원사들이 각자 사업 분야에서 혁신적인 변화를 이뤄낼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우리 회의소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펄린은 이미 주요 업체들과 블록체인을 이용한 다양한 실험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원자재 생산 업체 아시아 퍼시픽 레이언(APR, Asia Pacific Rayon)과 함께 “제품의 기원을 찾아서(Follow Our Fibre)”라는 이름으로 진행하는 이력 추적 실험이 대표적입니다. 


지속 가능한 원자재를 생산하는 APR은 펄린의 블록체인 플랫폼을 통해 고객사가 원하면 섬유 제품의 원료가 되는 식물을 경작하는 시점부터 가공된 제품을 배송하는 때까지 모든 과정을 투명하게 확인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또한 APR의 원자재 조달 및 제품 생산 과정은 모두 보안이 뛰어난 블록체인에 영구히 기록돼 규제 당국이나 감사 기관이 원하면 생산과정에서 관련법과 규정을 준수했는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국제상업회의소 산하 위조 및 해적판 방지위원회(BASCAP)도 펄린과 함께 별도의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데, 이 프로젝트의 목적은 짝퉁 상품이나 해적판 콘텐츠의 유통이 경제적, 사회적으로 끼치는 악영향을 널리 알리는 데 있다고 합니다.


전 세계 도처에서 이제 블록체인 서비스는 확실하고 당연하게 그 자리를 잡아가고 있습니다. 새로운 기회 블록체인세상이란 제2의 블록체인닷컴 혁명을 우리는 애써 외면하고 있습니다. 한쪽 눈으로 급변하는 세상을 바라보기를 강요하고 있습니다. 암호화폐라는 핏줄과 같은 자금줄은 막아놓고 블록체인만 장려한다고 소리 높여 외치고 있습니다.


모험적인 벤처기업, 스타트업에 벤처캐피털 자금을 원활하게 지원하지 못하는 현 상황에서 블록체인 스타트업의 자금동원 방법을 차단하면서 블록체인의 4차 산업혁명에서 승리하라는 말이 안 되는 주문을 하고 있는 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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