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와 독감이 한 달 간격으로 온 어이없는 상황에 대하여
한 달 전 용용이(남편)가 회사에서 코로나를 옮아왔다. 용용이의 첫 번째 확진. 마침 그때가 추석연휴였는데 아무런 의심도 없던 우리는 양가를 돌아다녔다. 그 결과 시어머니, 엄마, 남동생이 옮았다. 엄마와 남동생도 첫 번째 확진이라 호되게 앓았다. 그때 당연히 나도 옮았는데 희한한 건 마늘이(딸)가 안 옮은 것이다. 어린 힘인가 싶다. 이게 불과 한 달 전 추석의 일이고 지금 나는 마늘이에게 옮은 독감에 시달리고 있다.
한 달 만에 고열과 오한에 시달리는 기분은… 어이없다. 어렴풋이 떠오르는 첫 독감의 기억은 7년 전 겨울. 마늘이를 출산하고 6개월 뒤였다. 막 용인으로 이사 오고 짐도 다 정리하지 못했을 때 왔던 독감은 어찌나 나를 힘들게 하던지. 몸살로 무거워진 몸을 이끌고 내 손을 필요로 하는 마늘이를 돌봤었다. 자라오며 감기 한번 크게 앓은 적 없이(이런 말하면 안 되는데) 30년을 살았더랬다. 부모님이 물려주신 건강한 신체는 자잘한 병 없이 인생을 살게 해 주었는데 출산하고 면역력이 망해버린 수준이다. 독감 외에도 여러 잔병치레가 나를 쫓아왔으니까. 왜 아무도 말해주지 않은 거지 임신과 출산이 여자의 몸을 얼마나 쇠약하게 만드는지. 이건 학교에서 가정시간에 알려줘야 하지 않을까.
첫 글쓰기의 글이 이토록 억울함을 담을지 몰랐다. 실제로 지금 굉장히 억울, 원통하기 때문에 감정을 피할 길이 없다. 글쓰기로 쏟아내는 수밖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