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속도가 빠를까.
생각의 속도가 빠를까.
마음의 속도는 75분의 1초,
약 0.013초라고 한다.
마음이 대상을 만나면
0.013초의 마음이 일어나고
0.013초의 마음이 사라진다.
이 찰나(刹那)의 시간으로
마음은 일어나고 사라진다.
반복하면서 흘러간다.
그래서 마음의 속도는
언제나 0.013초가 된다.
그렇다면
생각의 속도는 어떠할까?
생각은 처음에는 0.013초로
일어나지만 사라지지 않는다.
머물기를 원한다.
머무는 동안
생각은 또 다른 생각을 낳고
그 생각은 다시 생각을 반추한다.
그리하여 생각은 탐욕이 되고
탐욕은 괴로움이 된다.
흐르지 못한 생각은 고이고
고인 생각은 썩는다.
이것이 삶의 고통이다.
0.013초의 찰나가
흐름이 되는 순간
우리는 안다.
흐름이 곧 자유임을.
지금 바로 이 순간
눈을 감고 한 번의 숨을 느껴보자.
숨이 들어오며
0.013초의 마음이 일어나고
숨이 나가며
0.013초의 마음은 사라진다.
그 사이에 자유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