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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원아 Sep 10. 2019

Insight는 人사이트, 크리에이티브는 단련된다

마케터의 책갈피, 도서 <크리에이티브는 단련된다>

<크리에이티브는 단련된다>, 이채훈 저, 더퀘스트


기본적으로 광고인이 쓴 책은 재밌다. 비교적 짧은 페이지 수와 쉽게 읽힌다는 점도 좋지만 다양한 광고 사례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흥미롭고 눈이 즐겁다. 읽은 책 중에서는 대표적으로 <광고천재 이제석>, <디지털 놀이터>, <생각하는 미친놈> 등이 있다.

하지만 아쉬운 점은 분명히 있다. 광고 사례만 달랐지 대부분 하는 얘기는 비슷하다는 것이 그렇다. '불만을 가져라. 그러면 답이 보일 것이다', '뒤집어서 생각해보자', '미치면 미친다'같은 식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런 책들을 읽을 때는 광고 사례에 기대를 많이 해야 된다. 재미라도 있으려면.


어쨌든 난 이런 책들을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편이긴 하다. 내가 자기계발 쪽이랑 잘 맞기도 하고 읽으면 괜히 자극이 되기 때문이다. 어려운 책이나 잘 안 읽히는 책을 읽는 도중에 이런 책을 중간중간에 껴서 읽으면 리프레시도 되고 상대적으로 잘 안 읽히는 책을 다시 읽을 용기(?)를 준다.




크리에이티브는 단련된다

제일기획 이채훈 크리에이티브 디렉터(Creative Director)가 쓴 <크리에이티브는 단련된다>는 출간한 지 2주 채 되지 않은 출판사 더퀘스트의 따끈따끈한 신작이다. 아무래도 이 책에 대한 기대감, 성공에 대한 확신(?) 때문인지 마케팅에 많은 투자를 한 것 같다. 자주 들여다보지 않는 온라인 서점을 켤 때마다 최근 계속 이 책이 보였기 때문이다. 옆자리의 동료 hugh도 봤다고 한다. 무튼 제목이며 눈에 아주 잘 띄는 노란색이며 귀여운 일러스트까지.. 이 삼박자는 나를 매료시키기엔 충분했다. 참고로 일러스트는 저자 이채훈의 형인 이강훈 일러스트레이터의 작품이다. 이강훈 일러스트레이터는 소설도 쓰고, 내가 좋아하는 음악인 윤종신과 협업도 한 다재다능한 분이다.


어쨌든 사례

나쁘다는 건 아니고 어쨌든 내가 예상한 대로 이 책은 광고 사례가 많이 등장한다. 순수한 마음, 관찰하는 눈, 기록하는 손, 편집하는 머리, 단련하는 몸이라는 5개의 소제목 아래에 해당 소제목과 상관성을 가진 여러 이야기들이 가지를 치고 있다. 또한 저자가 발견한 거리 곳곳의 흔적들. 거기서 얻은 인사이트와 재미. 몇 개의 해외 사례도 등장하니 가볍게 볼 만하다.


저자의 생각을 스캔해보기

책 읽는 속도가 굉장히 느린 편인데, 워낙 잘 읽히고 쉽고 재밌어서 2~3일 만에 1회 독을 했다. 책을 통해 사례들을 접하면서 '아! 이 광고!'했던 것들도 있었고 몰랐던 흥미로운 해외 사례(특히 나이키의 하인리히 할아버지)나 저자의 재밌는 발상에 공감되는 부분도 많았다.


모두가 1등을 생각할 때 꼴찌를 생각한 나이키. 1996년 독일 베를린 마라톤 대회에 공식 스폰서인 아디다스는 유명선수들을, 나이키는 최고령 참가자 하인리히 할아버지를. 결과는?


책을 넘기면서 드문드문 먼 산을 바라보고 저자의 생각을 따라가 보았다. 그가 걸었던 거리, 보았던 물체, 촉감 등 그가 인사이트를 얻는 과정을 간접적으로 내 머릿속에 스캔했다. 그만큼 저자의 경험에 이입하게 되는 활자들이 많이 있었다는 증거겠다.


Insight는 人사이트

크리에이티브를 일방적으로 설득하려고 하면 발화만 되고 전달은 되지 못한 채 끝날 수도 있다. 기억시키는 가장 좋은 방법은 감동시키는 것이라고 했다. 감동의 기본은 공감이다. 공감이 빠진 크리에이티브는 공허하다.
'감동'받은 사람들은 가까운 사람에게 그 '감동'을 '공유'하고 싶어 한다.

공감 → 감동 → 공유

가 순차적으로 이루어져야 크리에이티브는 빛을 발한다.

- <크리에이티브는 단련된다>, p.50-51


공감을 일으키게 하는 것이 좋은 크리에이티브라는 것은 누구나 알지만 실행하기란 무척 어렵다. 그래서 더 눈과 귀를 열어 주위를 관찰하고 주변 사람들의 말과 행동에 주의 깊게 살펴보라고 저자는 말하고 있다. 덧붙여 Insight는 人사이트라 말한다.


요즘 나도 업무에 있어서 [공감 → 감동 공유]로 이어지는 크리에이티브를 만들기 위해 많은 고민을 하고 있는데 좀처럼 아이디어가 나오질 않는다. 사실은 그리 많은 고민을 안 한 게 아닐까. 人사이트가 부족한 것일 수도.


<크리에이티브는 단련된다>, p.76


어떤 분야에서 성공을 거둔 사람은 깨어 있는 시간의 20퍼센트를 자기 분야의 콘텐츠를 소비하는 데 사용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나는 내 하루에 20퍼센트 이상을 내 분야의 콘텐츠를 소비했었는지 반추해본다.


끝으로 이 책의 179페이지 마지막 문장을 인용하면서 마무리한다.


세상에 나쁜 아이디어는 없다. 좋은 아이디어와 더 좋은 아이디어만 있을 뿐이다.




정직한 시선(3.5/5.0) : 쉽고 재밌다. 크리에이티브한 업에 계시다면 가볍게 읽어보면 좋겠다.

삐딱한 시선(2.0/5.0) : 늘 그렇듯 이런 책들은 하는 얘기가 비슷비슷하다.


다 읽은 날 : 2019. 9.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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