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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ne Feb 05. 2016

지기지우

어제 밤늦은 시간 '얼굴 본지 오래됐다'며 친구 한 명이 집 앞으로 찾아왔다.

사실 너무 친하다 보면 같이 있어도 존재감이 무디어져 심심하긴 마찬가진데 요즘같이 일이 바빠 자주 못 볼 땐 잠깐 만나 수다만 조금 떨어도 스트레스가 풀리고 기분이 개운해지는 걸 느낀다.



같이 군것질이나 하다 집에 돌아오는 길. 예상 못한 얘길 꺼내온다.

잠깐 가는 게 아니라 일을 새로 시작하게 되어 이번에 내려가면 뒤이어 결혼할 여자친구도 직장을 옮기며 내려와 계속 살게 될 거라는 이야기.



‘가까워도 바빠서 이렇게 못 보는데 부산으로 가버리면 진짜 빠이빠이’라고 농담 나누듯 인사하고 헤어졌다.







때론 대화를 해도 그게 뭘 의미하는지 그 당시엔 모를 때가 있다. 침대에 누워서야 천천히 이해했다.

정말 내 속마음을 알아주는 친구, 약속 없이도 아무 때나 보던 사이였는데 이젠 쉽게 볼 수없다 생각하니 벌써부터 마음이 허전하다.


아버지의 고향 친구분들도 뿔뿔이 흩어져 살고 계신 걸 보면 우리도 그 과정을 겪는 나이인가 싶기도 하고, '결국은 다들 이렇게 각자 사는 거지' 싶기도 한 게 마음이 씁쓸했다.


어머니께서도 웃으시지만 얼마나 친한지 알아 내 마음이 어떨지 헤아려주시는데









기차 요금이 마음을 정리해준다.





그래도 올해는 부산을 좀 자주 가지 않을까 예상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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