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어 한 점이 하루를 다 채워주는 순간
혼자 밥 먹는 날, 젓가락이 잘 안 가는 때가 있다. 반찬은 몇 가지 있는데도 입맛이 안 붙는다. 그럴 땐 연어장이 생각난다. 짭조름하고 고소하면서도 기름지지 않은 맛. 한 점만 얹어도 밥 한 공기가 금방 사라진다.
처음 연어장을 만들어봤을 땐, 이게 이렇게 쉬운 요리였나 싶었다. 특별한 기술도 필요 없는데, 맛은 괜히 고급스럽다. 연어만 잘 썰고, 양념만 제대로 맞추면 끝이다.
연어는 0.8cm 두께 정도가 딱 좋다. 너무 얇으면 금세 간이 배어 흐물거리고, 두꺼우면 밍밍하다. 손질할 땐 절대 물에 씻지 않고, 키친타월로 겉에 묻은 물기만 가볍게 닦는다. 질감이 흐트러지지 않게 하려면 이게 제일 좋다. 부위는 뱃살처럼 기름진 부분보다 담백한 쪽이 더 잘 어울린다.
양파랑 청양고추는 꼭 넣는 게 좋다. 양파는 얇게 채 썰어 양념에 먼저 간이 배도록 하면, 연어와 함께 먹을 때 입안에서 자연스럽게 어우러진다. 청양고추는 향을 더하는 정도로만 넣어주면 된다. 꼭 맵지 않아도 괜찮다. 살짝 들어간 고추향이 느끼한 맛을 잘 잡아준다.
양념은 간단하다. 진간장 1컵, 물 1컵, 설탕 3큰술. 이걸 냄비에 넣고 설탕이 녹을 때까지만 가볍게 데운다. 그리고 완전히 식힌 뒤 연어에 부어야 한다. 온기가 조금이라도 남아 있으면 연어가 익어버릴 수 있어서 조심해야 한다. 양파와 고추도 같이 담아, 뚜껑 덮고 냉장고에 넣는다.
숙성 시간은 최소 6시간, 여유가 된다면 하룻밤. 그렇게 두면 간장이 연어 안쪽까지 은근하게 배어들고, 표면에는 기름이 살짝 올라온다. 그 기름이 은은하게 퍼지는 향이 바로 연어장의 매력이다.
밥 위에 연어를 올리고, 노른자 하나 툭 터뜨려 비비면 뭐 설명이 필요 없다. 괜히 외식하러 나가지 말 걸, 그런 생각이 절로 든다.
연어장은 자주 만들 필요는 없지만, 한 번쯤 해두면 혼자 먹는 밥상이 달라진다. 괜히 근사해지고, 하루가 조금 더 괜찮아진다. 누구에게 내놓아도 좋고, 나 혼자 먹어도 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