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생각새싹

민들레 홀씨가 머문 곳

by 어느좋은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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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에서 불어오는지 알 수 없는

작은 바람이 온 몸을 흔들리게 합니다

어디선가 다가 온 조심스러운 손길의

작은 스침이 온 마음을 떨리게 합니다


그냥 스치는 바람일 뿐일 수도

그저 지나가는 친근함의 표현일 뿐일 수도 있겠지만

스치는 바람도, 지나가는 친근함의 표현도

내겐 큰 흔들림이었고, 큰 떨림이었습니다


이러한 흔들림과 떨림이 너무나 생경했던 나머지

그 흔들림과 떨림에 몸을 실어 보기로 합니다

흔들림은 두근거림으로

떨림은 설렘으로 바뀌어지길 기대하는 마음으로요



하지만 기대와는 다르게

바람은 날 흔들어

낯선 곳에다 떨어트려 놓았습니다

스침은 날 떨리게 하다 못해

온기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차디찬 바닥에 남겨둔 채 떠나버렸습니다


기대는 꿈일 뿐이고

꿈은 현실에 닿기 어려운 것이리라.. 는 생각이

마음을 삼켜가기 시작합니다


그때, 그대가 나타납니다

정확하게는 차갑고 낯선 세상에서 정처 없이 표류하던 내가

그대라는 품에 멈추게 됩니다


그대라는 품은

새삼 따뜻했고, 세상 살가웠으며

그래서 포근했고..

그래서.. 멈춤이 아닌 머묾이고 싶어졌습니다


그런 내 마음을 알아차린 듯

그대는 나를 도닥여주었고, 품어주었으며

편히 머무를 수 있도록 자리를 내어주었습니다


그런 그대가

나는 참 고맙고 감사합니다

후회와 실망에 삼켜져 가는 마음을 구해주어서..

두근거림과 설렘을 다시금 지닐 수 있게 해주어서..


하여 그대가 내어준 이 자리에 머무르려 합니다

그대 품에 오롯이 자리한 한 떨기 꽃이 되어보려 합니다



그대를 위한..

또 나를 위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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