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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생각새싹

불은 국수 먹는 법

by 어느좋은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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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가 추운 탓인지..

따뜻한 국수가 생각납니다

하던 일을 멈추고 국수 한 그릇을 시켜봅니다

김이 나는 국수가 식탁에 놓여집니다

먹음직스럽게 한 젓가락을 들어 입으로 가져갑니다

“앗 뜨거!”

이런.. 너무 뜨겁군요.. 잠시 식혀야겠습니다

국수가 식기를 기쁘게 기다립니다


전화가 걸려옵니다

어려운 분의 어려운 전화네요

받아야 합니다


휴~

예상은 했지만 역시나 어려운 통화였습니다


한숨을 돌리고 식탁을 바라봅니다

‘앗차! 내 국수!’

아름답게 식었습니다

국물은 줄었지만 양이 많아졌습니다

먹음직스럽게 한 젓가락을 들어봅니다

“헉!”

국수가 끊어지네요


국수 먹기가 참 어려운 날 입니다



어떤 희망들이 희망으로만 끝나버릴 때가 있습니다

몸과 마음을 데워 줄 따뜻한 국수 한 젓가락을 바랐지만

식고 불어버린 국수가 놓인 것처럼 말이죠


이런 이야기를 친구에게 했더니

놀라운 대답이 되어 돌아왔습니다


“데워서 숟가락으로 먹어”



희망은..

진 자리에서 다시 피어나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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