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나 드라마를 보다 보면..
왜.. 그런 장면이 가끔 나오잖아?
어떤 생각이 많아지는 상황에 닥치거나
아무런 생각조차 할 수 없는 깊은 슬픔과 마주했을 때..
사람들이 바삐 오가는 횡단보도 앞이나, 한복판에서..
주인공은.. 시간이 멈춘 듯 우두커니 서 있고
그 뒤 배경들만 바쁘게 흘러가는 장면 말이지
12월 31일이 되면.. 내 마음이 그래..
어? 왜 또 해가 바뀌지?
여기서 한 살을 더 먹는다고?
딱히 한 게 없는데.. 난 이 자리에 가만히 서 있기만 한 것 같은데..
저 앞에 있는 신호등은 어느새 깜빡거리다 빨간 불로 바뀌어 버려..
내 마음이 나이를 먹는 시간이 조금 더딘 걸까?
아니면.. 여름과 겨울을 반복하며 새겨지는 나이테처럼
기쁨과 슬픔을 번갈아 느껴져야만.. 마음이 나이를 먹는 걸까?
나이를 먹으려고 슬픔을 굳이 끌어들이는 건.. 아닌 것 같고..
마음은 세월을 그대로 느끼지는 않는다는 걸 알면서도..
무언가에 쫓기는 듯.. 어딘가 조급해져..
이만큼의 나이를 먹었음에도..
이런 저런 생각에.. 나만 멈춰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드는 걸 보면..
나이듦이라는 게..
어리석음이 한꺼풀 벗겨져서 더 여려지고, 감정에 솔직해 지는 건지
얕은 지혜가 한꺼풀 더 덮여서 타인과 세상에 무뎌져 가는 건지
여전히.. 잘 모르겠어..
그럼에도.. 다시 한 발 내디뎌야겠지..? 라는 생각을 하게 되는 건..
‘새해’라는 말이 가져다 주는 푸른빛의 의미들이 맴돌기 때문일 거야
그래서 한 걸음 나아가 보려고..
저 앞에 있는 신호등이 다시 깜빡거리다 빨간 불로 바뀌어 버리기 전에..
모두..
happy new year ‘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