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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어느좋은날 Dec 27. 2022

다른 듯.. 다르지 않은..










눈이 참 많이 내렸어

포슬포슬.. 날아갈 듯 가볍게 내리는 것 같았는데..

질척질척.. 어느새 쌓여서 무거워지고, 무서워지더라



이 눈하고 다른 듯.. 그리 다르지 않은 감정이.. 우리에게도 있어

바로 ‘내려놓음’이란 감정이야


사실.. 이게 감정인지는 잘 모르겠어

감정에 몹시 가까운..

결국은 해내야만 하는 일이라고 하면 더 어울리려나?

그럼에도 감정이라고 말한 데에는 이유가 있어


이 내려놓음이란 걸 해내려면.. 마음이 먼저 무너져야 하거든..


이제는 내 의지로 어떻게 할 수 없는 일 앞에서 

아직은 곧은 자존심을 어르고 달래서 작아지게 만들어야 하고..

조금씩 내려놓아 느리게 비워지는 자리에

넘칠 듯 빠르게 밀려오는 서러움을 버텨내야 하고..

그 서러운 마음이 잦아드려 할 때쯤..

저 멀리서 움츠리고 있던 상실감이 달려들어서 헤집어 놓은 마음을

다시 추슬러야 하거든..


그래도.. 마침내.. 이윽고.. 이 내려놓음이란 걸 해내고 나면..

날아갈 듯 한결 가벼워진 마음과 한층 후련해진 마음을 느낄 수 있을 거야

그전까지는 한없이 무겁고 무서운 마음이었을 테니까..


저다마 내려놓아야 하는 일이 같지는 않을 거야


곁에 있던 소중한 사람을 이제는 내려놓아야 할 수도..

자신 있게 여기던 스스로의 건강을 갑작스레 내려놓아야 할 수도..

지나고 나면 분명 아무것도 아닐 순간의 욕심을 내려놓아야 할 지도.. 몰라


그래.. 그 때는 정말 정말 힘들겠지만..

내려놓기에는 한 없이 아쉽고 속상하겠지만

그럼에도 내려놓고 나면.. 비워내고 나면..

그 자리를 메울 무언가가.. 채울 따스함이 분명 생겨날 거야



눈이 녹은 자리에서 초록의 생명이 움트듯

텅 빈 마음에서도 파아란 희망이 자리할 거야


다른 듯.. 다르지 않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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