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 내게 너 때문에라는 말을 던집니다
어떤 의도를 지닌 말인지는 아직 잘 모르지만
너 때문에라는 말이 썩 달갑게 들리지는 않습니다
너 때문에라는 말에는 어떤 책임이 실려 있기에 그런 것 같습니다
책임이라는 건..
어떤 결과 뒤에 따라오는 것이고
짊어질 준비가 되지 않은 책임은
그 책임의 모습이 좋고 나쁨을 떠나 부담이 되기 마련입니다
너 때문에라는 말에는 대개 좋지 않은 책임이 실려오고
그런 말을 듣게 되면..
평균대 위를 걷는 것 같은 삶 속에서
안정되어있던 무게중심이 흐트러지는 듯한 기분이 들고는 합니다
흔들리는 무게중심을 바로 잡으며
거꾸로 생각해봅니다
저 사람도 흔들리기 싫어서 그랬겠지..
자신이 짊어지기엔 버거워서 그랬겠지..
나 역시도 때때로 누군가에게 너 때문에라는 말을 던졌겠지..
하고요
활을 떠난 화살의 방향을 바꿀 수 없듯
입을 떠난 화살의 말도 다시 담을 수 없기에..
앞으로 쏘아 올리게 될 너 때문에라는 화살은
생각에 생각을 더한 후에..
그 시위를 당기리라는 다짐과
앞으로 맞이하게 될 너 때문에라는 화살은
너 때문에 행복하다
너 때문에 잘 할 수 있었다는 식의
촉이 둥그런 화살이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보며
다시 평온해진 평균대 위의 삶을 걸어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