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수는 서두르면 틀린다

하루 종일 누수만 따라다니며 다시 확인한 기준

by 원폴

오늘은 하루 종일

누수만 따라다닌 날이었다.

누수는 늘 그렇다.

급하고, 애매하고,

쉽게 단정하면 꼭 문제가 커진다.


그래서 오늘의 기준은 하나였다.

“함부로 결론 내리지 말자. 한 번 더 확인하자.”


첫 번째 현장 논현동 빌딩


방수를 진행했던 건물에서
다시 누수 연락을 받았다.

우리가 직접 방수 작업을 했던 빌딩이었다.
몇 개월도 지나지 않았는데
누수가 발생했다는 말을 들었을 때
솔직히 쉽게 이해되지 않았다.


작업을 할때에는 우리 스스로가

만족할 정도로 확실하게 진행한다.


그만큼 자신도 있었기 때문이다.

궁금함과 묘한 불안함을 안고
현장에 도착해
천장 텍스를 하나씩 탈거하며 확인했다.

눈에 보이는 건 ‘누수 흔적’이었지만
원인은 방수가 아니었다.


누수가 확인된 곳은 두 군데.
보온재가 탈락된 곳,
그리고 보온재 이음부 마감이
제대로 되지 않은 부분이었다.


결론은 결로.

빗물누수처럼 보이지만
전혀 다른 원인인 경우도 많다.


그래서 현장은
반드시 직접 봐야 한다.


두 번째 현장, 상암동 아파트


우리 회사는 아파트 공사를 하지 않는다.


중소형 빌딩을 집중 타깃으로 삼아
빌딩 관리를 주요 업무로 하고 있다.

그런데 브로슈어를 확인하신
아파트 회장님께서
대표님께 직접 연락을 주셨고,
간곡한 부탁에
원인 분석과 해결 방안에 대한
보고서를 작성해 드리기로 했다.


아파트 공사는
빌딩과 구조가 다르다.


소유주가 한 명이 아니다 보니
공사 결정까지
회의와 비교, 조율의 시간이 길어지고
공사 중에도 제약이 많다.


그래서 쉽지 않다.


하지만 일을 시작하면
허투로 하지는 않는다.


현상을 보고
원인을 찾고

가장 효과적인 해결 방법을
정리하는 것.


이 과정만으로도 공사의 80%는 끝났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만큼 우리의 경험치는

더욱 더 성장한다.


다만 오늘은
세대 내부 확인이 여의치 않아
어제에 이어 이틀만에 결론을 내리기엔
무리가 있었다.


이런 이유들 때문에
우리는 빌딩에 집중한다.


세 번째, 마지막 현장


오늘 현장에서
다시 한 번 확인한 사실.

누수는 서두르면 틀린다.

물을 잠그고
기다리고
다시 확인해야 한다.


하지만 오늘은
퇴근시간이 가까워져

다급한 마음에
충분한 시간을 두지 않고
물이 줄지 않는다고
판단해 버렸다.


그 순간
우리는 다시 원점으로 돌아와
누수에 대한 모든 가능성을 열고
하나씩 점검했다.


결국 수도누수 외에는
설명되지 않는 상황.


다시 볼밸브를 잠그고
이번에는 충분한 시간을 두고
지켜봤다.


물이 줄었다.

수도누수가 맞았던 것이다.


누수 확인은
절대 조급하면 안 된다.


오늘 세 곳의 현장은
모두 같은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누수는 원인파악이 가장 중요한 작업이다.


누수를 파악하는 과정에서

테스트를 진행할 때에는 여유를

가지고 현상을 바라봐야 한다.


오늘은
누수를 대하는 기준을

다시 확인한 날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