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장. D-4: 나의 경험을 무기로 제련하기 (핵심 스토리 3개 카드 완성)
면접에서 떨어졌다는 멤버의 연락이 오면 코치로서 깊은 한숨을 쉰다. 한나절은 마음이 좀 힘들다. 멤버가 합격하면 멤버가 잘나서이지만, 멤버가 떨어지면 모두 내 잘못이다. 그동안 그런 마음과 실천으로 코칭을 해왔다. 이 책대로 하면 합격한다고 자랑이 필요한 지면에서 이런 고백을 하는 것은, 나와 회사, 직무에 대한 속 깊은 공부를 당부하기 위함이다. 구구맵은 그것을 돕는 훌륭한 도구다.
특강에서, 코칭에서, 상담에서 취준생을 만나면 면접관이 나를 뽑는 합격의 기준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한다. WHY? 면접관은 나를 왜 뽑아야 하는지, 그 이유가 설득되면 최종 합격이다. 같이 공부한 멤버가 합격해도 그 이유를 설득했기 때문이며, 떨어져도 그 이유의 설득이 부족해서다. 그리고 그 이유를 알기 위해 묻는 가장 중요한 질문은 세 가지다. 취업 준비는 그 세 가지, 기본 3질문의 공부다.
“[실제 코칭] 자소서의 어떤 질문도 이 세 가지 안에 들어갈 것이며, 면접의 어떤 질문도 결국 면접관이 궁금한 것은 이 세 가지 기본 질문에 있다고 말씀을 드렸어요. … 그래서 기본 스토리 각각 하나씩이면 세 개, 두 개씩이면 네다섯 개, 여섯 개 이렇게 준비한다면 어떤 면접 질문에도 두려움이 없게 되죠.”
당신은 어떤 사람이기에 우리가 뽑아야 합니까? (나에 대한 이해 + 팀워크, 자기소개)
당신은 다른 회사도 아니고 왜 우리 회사를 지원했습니까? (회사에 대한 이해, 지원동기)
당신은 지원한 직무를 잘 이해하고 준비해 왔습니까? (직무에 대한 이해, 직무경험)
자소서 문항이 2~3줄이 되고, 기출/예상 면접 질문이 100개가 넘어도 면접관이 정말로 궁금한 것은 위와 같다. 그리고 구구맵은 자기소개, 즉 나의 매력 찾기뿐만 아니라 직무 경험과 지원 동기 질문에 대한 스토리와 스피치를 완성하는 데 도움이 된다. 앞서 이야기했듯 ‘자소서 1일 완성반’이 가능한 것도 구구맵으로 기본 3질문의 답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1. 나의 매력을 말하기 : 친구와 연인이 나를 좋아하는 이유
자기소개서의 ‘성장 과정’이나 ‘장점’ 항목 앞에서 많은 이들이 막막함을 느낀다. ‘나는 어떤 사람이지?’ 곰곰이 생각해도 특별한 점은 없어 보이고, 결국 ‘어디서 본 듯한 나’를 만들어내기 시작한다. 하지만 면접관이 정말 궁금해하는 것은 화려한 수식어로 포장된 당신이 아니다. 오히려 당신의 친구들이 평소 당신에 대해 가지는 생각과 감정, 즉 ‘진짜 당신’의 모습이다.
진짜 나를 찾는 가장 확실한 방법: 친구에게 물어보라
합격의 열쇠는 자신의 매력이 잘 드러나는 에피소드를 찾는 데 달려있다. 그런데 그 매력은 스스로 정의하기보다 주변 사람들을 통해 발견될 때가 많다. 코칭을 시작할 때 멤버들에게 가장 먼저 제안하는 미션이 있다. 바로 스마트폰을 꺼내 친구에게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다.
"방가방가~ 교양과목 수업을 듣는데 '내가 가진 매력을 친구에게 물어보기'라는 레포트가 있어. 좀 도와줘. 내 매력과 그런 매력이 느껴졌던 사례를 말해주면 다음에 맛있는 밥 살게."
진지하게 부탁하면 친구들은 쑥스러워하면서도 답장을 보내온다. 예상했던 답변도 있지만, 전혀 생각하지 못했던 자신의 모습을 확인하기도 한다.
"너는 웃는 모습이 예쁘지. 웬만해서는 싫은 소리 해도 표정이 변하지 않고."
"너 좀 친절하잖아. 같이 모이면 필요한 준비물 다 챙기고."
"의리파잖아. 술을 마셔도 끝까지 친구들 챙기니까."
면접관은 바로 이런 이야기를 듣고 싶어 한다. 친구들이 나를 왜 좋아하는지, 그 이유가 바로 면접관이 나를 뽑아야 할 이유가 되기 때문이다.
솔직함에서 드러나는 매력
때로는 가까운 사람이 지적하는 나의 ‘단점’ 속에서 가장 강력한 매력이 발견되기도 한다. 최근 코칭을 진행한 한 멤버는 자신의 단점으로 ‘지나치게 꼼꼼한 계획성’을 꼽았다. 친구들과 여행을 갈 때, 몇 분에 지하철을 타고 몇 분에 버스로 환승해야 하는지 분 단위로 계획을 세워 공유하는 식이다.
"옆에 보면서 가고 싶은 사람도 있을 텐데, 같이 가는 사람들은 스트레스일 수도 있는 거죠."
그녀는 친구들의 피드백을 듣고 중요한 깨달음을 얻었다고 한다. “같은 돈 주고 여행하는데 저도 기쁘고 얘도 기뻐야 되니까, 그 부분은 좀 약간 제가 놔야겠다 생각을 했어요.” 이 말 한마디로 그녀를 알 수 있었다. 자신의 계획을 고집하기보다, 함께하는 사람의 행복을 위해 기꺼이 자신을 내려놓고 타협할 줄 아는 모습. 이보다 더 강력한 팀워크 역량이 어디 있을까.
이처럼 나의 가장 강력한 이야기는 가장 가까운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 있다. 코칭 현장에서 멤버들은 이런 대화를 통해 자신도 몰랐던 스스로의 모습을 발견하고 놀라곤 한다. 그들이 들려주는 작고 소소한 이야기는 결코 사소하지 않다. 오히려 그 사람의 ‘됨됨이’를 가장 잘 보여주는 강력한 무기가 된다.
면접 준비의 시작은 노트북을 켜고 빈 화면을 채우는 것이 아니다. 내 주변 사람들에게 나에 대해 묻고, 그들의 목소리를 통해 진짜 나의 이야기를 발견하는 것이다. 친구들이, 그리고 연인이 사랑하는 당신의 그 모습 속에 합격의 답이 있다.
나와 공부할 때, 직무 경험은 따로 준비하는 이야기가 아니다. 나는 멤버가 면접이라는 생각을 최대한 지우고, 그냥 살아온 이야기를 하게 한다. 마치 어린아이가 장난감을 가지고 놀 때, 장난감 통에서 하나씩 꺼내고 다시 넣는 것이 아니라 다 쏟아버리듯, 어떤 이야기도 좋으니 자유롭게 이야기하도록 돕는다.
그렇게 멤버는 답한다. 그 수많은 이야기 조각 중에서 지원하는 직무와 연결되는 지점을 찾아내는 과정, 그것이 바로 직무 경험 스토리 찾기의 핵심이다. 이 과정은 두 단계로 이루어진다. 첫째는 ‘직무’를 깊이 있게 파악하는 것이고, 둘째는 나의 경험을 그 직무의 언어로 ‘매칭’하는 것이다.
자소서반과 면접반에서 공통으로 수행하는 사전 미션에는 ‘직무 조사’가 포함되어 있다. 하지만 이는 단순히 채용 공고에 나온 직무 소개를 스크랩하는 수준에 그치지 않는다. 일하는 모습이 머릿속에 그려져야 한다. 이렇게 직무의 실체를 파악했다면, 다음은 ‘매칭(matching)’이다. 매칭에서 중요한 것은 회사에서 ‘어떤 사람’을 원하는지 알아차리는 것이다. NCS 직무기술서에 나오는 ‘문서 작성 능력’, ‘데이터 관리 능력’ 같은 추상적인 용어를 ‘어떤 사람’으로 바꾸고 나를 돌아보는 것이다. 그리고 ‘꼼꼼한 사람’, ‘정리 잘하는 사람’과 같이 정리한 후 내가 가진 구체적인 특성, 더 정확하게는 내가 가진 이야기와 연결하는 것이다.
코레일 차량 정비 직무에 지원하며, 어릴 적 아버지를 도와 낡은 선풍기를 분해하고 수리했던 경험을 이야기했다. 이는 기계에 대한 순수한 호기심과 문제 해결 능력을 보여주는 진솔한 스토리로 면접관의 공감을 얻었다.
찾으니 있더라.
누구나 인생의 순간순간 다른 선택과 경험을 하면서 살아간다. 뒤돌아보면 엉뚱한 갈림길로 걸어왔던 적도 있겠으나, 대체로 개인의 선호와 잘하는 점 등이 무의식적으로 작용하여 나의 걸음을 이끈다. 즉, 평범한 경험 속에 이미 직무 역량의 씨앗이 숨어있는 이유다. 중요한 것은 직무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그 연결고리를 찾아내고, 그것을 당신만의 구체적인 스토리로 풀어내는 것이다.
취준생이 가장 어려워하는 질문이 바로 지원 동기다. 코칭을 할 때마다 “지원 동기가 없기 때문에 그 마음을 들킬까 봐 두렵다”는 역설적인 고백을 듣는다. 솔직히 말해, 대부분의 취준생에게 지원 동기는 ‘그 회사에 합격하고 싶다’ 외에 다른 것이 없는 경우가 많다.
이 막막함을 해결하는 구구맵의 해법은 간단하다. 지원 동기를 ‘찾으려’ 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만들라’는 것이다. 즉, 그 회사의 발전 방안을 같이 만든다. 마치 입사해서 ‘매출 200% UP 프로젝트’에 동참한 것처럼 말이다. 이제 1년 차인 나에게 회사가 엄청난 요구를 할 리 없다. ‘경쟁사의 신상품과 그 반응 조사’ 같은 데이터 수집을 시킬 것이다. 딱 그렇게 하면 된다.
회사 발전 방안 만들기 미션은 나와 공부하는 멤버들을 놀라게 한다. ‘저는 마케팅을 잘 몰라서…’, ‘해본 적이 없어서…’ 등등 숨으려 한다. 나는 항상 말한다.
[실제 코칭] “회사의 마케팅, 발전 방안 전략은 모두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함입니다. 그 소비자는 바로 나입니다. 내가 원하는 것을 생각하면 됩니다. 세상에 처음 선보이는 아이디어는 없습니다. 모두 이전의 아이디어를 따라 하거나 개선한 것입니다. 그래서 늘 말합니다. 발전 방안 찾기는 손가락에 달렸다고. ‘검색’을 잘하면 됩니다. 경쟁사는 어떻게 하는지, 해외 기업은 어떻게 하는지 찾아보세요.”
여기서 유혹에 빠질 것이다. 이제 이런 것을 너무 잘 수행하는 도구, 바로 AI가 생겼다. 하지만 AI가 정리한 발전 방안을 면접관에게 말할 때 ‘생동감’이 없을 것이다. 먼저 내가 찾고 조사하면서 AI와 협업하는 방식을 권한다.
회사가 당면한 실제 문제를 나의 과제로 삼고, 그 해결책을 찾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회사에 대한 깊은 이해와 진정한 지원 동기가 생긴다.
스마트폰이 처음 생겼을 때 삼성전자 휴대폰 사업부에 지원한 멤버와 이와 같은 아이디어 회의를 하다가 ‘아날로그 감성’을 떠올리고 ‘펜’을 생각해냈다. 면접장에서 그 아이디어를 말했을 때 면접관이 속으로 얼마나 놀랐을까. 이미 그 방향으로 개발 중이었고 출시된 것이 갤럭시 노트다.
물론 모든 회사의 발전 방안을 나와 함께 만들지 못할 때도 있다. 특히 공기업의 경우 생산하는 공공 서비스는 소비자로서 체감하기 힘들다. 하지만 회사의 주력 생산품, 시장 점유율, 경쟁 회사, 앞으로의 트렌드 변화 등을 살펴보면 그 회사가 보인다. 진짜 발전 가능성이 있는지 말이다. 즉, 내가 먼저 회사를 면접 보는 것이다. 그래서 멤버들에게 묻는다. 그 과정에서 어떤 점이 끌렸느냐고. 그리고 그 끌림을 스토리텔링한다. 당연히 훌륭한 진짜 지원 동기가 완성된다.
이러한 ‘회사 발전 방안’은 다른 지원자들과 당신을 차별화하는 가장 강력한 ‘신호(Signal)’가 된다. 단순히 “회사의 비전에 공감합니다”라고 말하는 대신, “저는 이런 문제를 해결할 구체적인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습니다”라고 말하는 지원자에게 면접관은 끌릴 수밖에 없다. 회사에 대한 로열티(Royalty), 즉 충성도를 느끼지 않겠는가. MZ세대의 이른 퇴사가 걱정되는 회사라면 믿음을 가질 것이다.
‘이 정도로 회사에 대해 알아보았다니, 쉽게 그만두지 않겠군.’
자기소개가 ‘과거의 나’를 보여주는 것이라면, 직무 경험은 ‘현재의 나’를 증명하는 것이고, 지원 동기는 ‘미래의 나’를 약속하는 것이다. 구구맵을 통해 당신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잇는 단단한 스토리의 다리를 놓으라. 그 다리 위에서 당신은 더 이상 흔들리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