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장. Step 5: 과거의 트라우마와 화해하라.(마음 트레이닝)
이 책의 면접 긴장 솔루션은 구구맵 프로그램에 초점을 맞췄다. 많은 취준생들이 이 책의 연습방법을 통해 스토리를 찾고 스피치를 연습하면서 긴장이 줄어드는 것을 체험할 것이다. 하지만 긴장의 이유 가운데 특별한 연습이 필요한 경우도 있다.
구구맵 훈련을 하면 조금씩 면접이 만만해진다. 셀프 촬영으로 자신을 바라보면서 더 이상 내가 낯설지 않게 되고, 비교하는 마음, 두려움과 불안, 자기 불일치에 대한 인식도 심리적으로 개선된다. 이것이 가능한 이유는 면접을 대하는 생각을 바꾸고, '안 하던 짓'을 시작했기 때문이다. 셀프 촬영이나 셀프 녹음은 말은 쉽지만 두려움 때문에 대부분 실행하지 못한다. 그러나 막상 해보면 빠른 속도로 스피치가 좋아지는 것을 느끼게 된다. 성장한 것이다. 성장은 마음의 키를 더하는데, 심리학에서는 이를 자기 효능감이라고 한다.
하지만 수많은 멤버를 코칭하며 깨달은 것이 있다. 대부분의 면접 긴장 트리거는 훈련으로 극복되지만, 유독 '과거의 부정적 인식'만큼은 쉽게 해결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즉, 성장 과정에서 굳어진 생각이나 스피치 트라우마는 무의식에 뿌리 깊게 박혀 있다. 다른 방법이 필요했다.
이런 경우 심리 상담을 통한 극복이 필요하지만, 언제 상담을 받고 개선되어 긴장이 사라지겠는가. 코치를 찾아오는 멤버들의 면접 준비 시간은 길어야 일주일이다. 그래서 간단한 명상법을 동원했다. 코치도 깜짝 놀랄 만큼 매우 효과적이었다. 마음은 결국 '마음먹기'에 달렸는데, '안된다'는 마음 대신 '해보자'고 생각하기 시작했다. 아마도 물러설 수 없다는 '절실함'이 마음의 도약을 가져온 것이라 생각한다. 이제 3부에서 본격적으로 구구맵을 배우기 전에 구구맵으로 해결이 어려운 긴장과 극복 방법을 메모해두려고 한다.
면접에는 반드시 ‘그 순간’이 찾아온다. 준비한 대로 술술 답변하다가도 예상치 못한 질문을 받거나 면접관의 무표정한 얼굴과 마주했을 때, 갑자기 머릿속이 텅 비어버리는 순간이다. 프로이트가 말한 무의식의 빙산처럼, 우리의 의식은 거대한 무의식의 바다 위에 떠 있는 작은 조각배와 같다. 평소 잔잔하던 마음의 바다가 ‘그 순간’의 압박감이라는 폭풍을 만나면, 무의식 깊은 곳에 잠재된 과거의 상처, 실패의 기억, ‘나는 부족하다’는 자기 비난이 파도처럼 몰려와 의식의 조각배를 집어삼킨다.
흔히 말하는 트라우마는 과거의 경험이 현재 의식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을 말한다. 과거는 지났으니 평소에는 느끼지 못하다가, 그와 유사한 상황에 놓이거나 그때의 나와 현재의 내가 동일시되는 순간, 잊었던 상처가 아프게 떠오르는 것이다.
대학 시절 조별 발표를 도맡아 하던 한 멤버는 졸업 전 마지막 발표에서 큰 실패를 경험했다. 잘해야 한다는 압박감에 짓눌려 친구들과 교수님의 시선 앞에서 얼어붙어 버린 것이다. 그 경험은 깊은 트라우마로 남아, 몇 년 후 공무원 면접을 준비하는 내내 그를 괴롭혔다. 다른 사람의 모의면접을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손에서 땀이 흐를 정도였다. 이처럼 과거의 부정적 기억은 현재의 나를 지배하며 면접 울렁증의 뿌리 깊은 원인이 된다.
그렇다면 이 무의식의 폭풍우 속에서 어떻게 정신 줄을 놓지 않을 수 있을까? 심리 상담가들이 내담자를 돕는 첫 단계는 ‘알아차림(Awareness)’이다. ‘아, 내가 지금 불안하구나’, ‘내가 당황하고 있구나’ 하고 자신의 감정과 생각을 객관적으로 인지하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감정의 소용돌이에서 한 발짝 빠져나올 수 있다. 이를 위한 가장 간단하고 강력한 훈련이 바로 ‘음악 미소 트레이닝’이다.
3분짜리 피아노곡을 준비한다. (가사가 없는 연주곡이 좋다.)
음악에만 온전히 집중한다. 눈을 감기보다 앞의 컵이나 특정 사물을 가만히 응시하며 피아노 소리의 흐름을 따라간다.
생각이 떠오르면 싸우지 말고 타이른다. ‘오늘 점심 뭐 먹지?’ 같은 사소한 생각부터 ‘이렇게 해서 합격할 수 있을까?’ 하는 불안한 마음까지, 온갖 생각이 떠오를 것이다.
그 생각들을 억지로 누르려 하지 않는다. 생각과 싸우는 순간, 우리는 그 생각에 더 얽매이기 때문이다. 대신 아이를 달래듯 부드럽게 말해준다.
“잠시만, 괜찮아. 3분 뒤에 생각해줄게.”
다시 음악에 집중하며 편안한 미소를 유지한다.
이 연습은 면접장에서 ‘그 순간’이 닥쳤을 때, ‘아, 내가 지금 긴장하고 있구나’라고 알아차리게 한다. 알아차려야 내가 내게 말을 걸 수 있다. ‘잠시만, 괜찮아’라고 스스로에게 브레이크를 거는 것이다.
알아차림 다음 단계는 ‘바라봄(Observation)’이다. 두려움의 실체를 피하지 않고 똑바로 마주하는 것이다. 영화 <평화로운 전사>는 코치에게 큰 영감을 주었다. 국가대표를 목표로 하는 체조선수 ‘댄’은 선발전을 앞두고 ‘과연 내가 될 수 있을까’ 하는 불안감에 잠 못 이룬다. 우연히 만난 멘토 ‘소크’는 댄에게 묻는다. “대표선수가 안 되면?” 댄은 뚱한 질문에 화를 내지만, 점차 자신을 직면하는 법을 배우고 결국 국가대표가 된다.
코치로서 친절하게 말해주지 못해 미안하지만, 불합격의 순간을 한번 떠올려보라. 어떨까. … 배가 부르면 친구들을 만나 술도 마시고 여행도 갈 것이다. 그러다 다시 공부를 시작할 것이고, 다음 날의 해는 또 뜬다. 핵심은 ‘내일은 해가 뜬다’는 것이다.
면접에서 떨어지는 것은 고통스럽지만 죽음은 아니다. 그 최악의 상황을 미리 시뮬레이션하고 ‘별것 아니구나’라고 받아들이면, 불합격에 대한 과도한 두려움에서 벗어나 훨씬 가벼운 마음으로 면접에 임할 수 있다.
마인드 리셋은 결국 마음의 주도권을 되찾는 훈련이다. 불안이라는 자동 반응에 끌려다니는 대신, 내가 원하는 긍정적인 마음 상태를 스스로 ‘선택’하는 것이다. 이 훈련을 통해 당신은 면접장의 공룡 앞에서 얼어붙는 대신, 그 순간을 넘어설 수 있는 평화로운 전사가 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