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장. D-DAY: 결국 면접관은 '진짜 나'를 포기하지 않는 사람을 뽑는다
"면접이 망했다"는 생각이 드는 순간, 이성적 사고가 마비되고 준비한 모든 것이 하얗게 지워지는 순간, 대부분의 지원자는 심리적으로로 면접을 포기한다. 그래서 코칭받는 모든 멤버에게 반드시 해주는 이야기가 있다. 바로 외환은행에 합격한 한 멤버의 이야기다.
규민 씨, 어떤 경우에도 끝까지 포기하지 마세요. 우리 인생의 중요한 승리는 물 흐르듯 쉽게만 오지 않을 수 있어요. 드라마 주인공을 보세요. 위기가 오고, 그것을 극복하잖아요.
짧은 면접 시간이지만 봄, 여름, 가을, 겨울을 모두 맞이할 수도 있습니다. 봄이 와서 가슴 뭉클하지만, 여름이 오면 너무 덥죠. 가을이 오면 열매를 맺지만, 다시 추운 겨울을 맞이합니다. 면접도 마찬가지입니다. 다양한 일이 생기죠. 뭔가 뜻대로 안 되더라도 미소를 잃지 마세요. 그러면 기회가 올 겁니다
당시 멤버들과 면접 전에 콩나물국밥을 먹는 전통이 있었는데, 그 식당에서 해준 위 이야기는 그때만 해도 덕담 수준이었다. 그러나 규민 멤버의 합격 이후에는 덕담이 아니라 진리가 되었다.
외환은행 최종 면접장에서 규민 멤버는 무언가 뜻대로 풀리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준비한 스토리 카드도 잘 사용하지 못했고, 면접관의 떨떠름한 표정이 자꾸 눈에 들어왔다. 그 순간, 코치의 이야기가 떠올랐다고 한다. ‘잠깐만… 괜찮아. 기회가 올 거야. 그래, 포기하지 말자.’ 그는 마음을 다잡고 미소를 유지했다.
면접관이 보기에는 답변도 제대로 못 하는 지원자가 빙그레 웃고 있으니 신기했을까. 면접관끼리 이야기를 나눴다. "이제 정리할까요." "음… 그래도 합숙까지 하고 오랜 시간 수고했는데, 하고 싶은 말을 할 기회는 줘야죠." "네, 그럴까요. 하고 싶은 말이 남은 사람은 해보세요."
규민 멤버가 기다리던 순간이 왔다. 그는 준비한 스토리 카드를 미소 가득한 얼굴로 이야기했고, 나중에 이렇게 말했다. "코치님, 꽃이 피는 순간을 초고속으로 촬영하면 슬로우 모션처럼 꽃잎이 펼쳐지는 것을 보신 적 있으시죠? 면접관님들 표정이 딱 그랬어요. 점점 입가의 미소가 번지더니, 이야기를 마칠 때쯤 환하게 웃으시더라고요." 규민 멤버는 합격했다. 이후 이 이야기는 모든 멤버에게 전하는 필승 전략이 되었다.
[코칭 후기] “LG전자 면접에서 전공 관련 질문 세 개를 연이어 제대로 답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코치님께 들은 외환은행 선배의 사례를 떠올리며 ‘그래, 포기해서 뭐하나. 끝까지 가자’고 다짐했습니다. 저의 스토리 키워드에 집중하며 정신 줄을 놓지 않으려 노력했습니다. … 결과를 보니 앞선 질문에 답변을 잘했던 사람은 떨어지고, 덜컥 제가 합격했더라고요.”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표정을 유지해서 합격한 멤버들이 계속 나왔다. 이것이 가능한 이유는 면접이 1번부터 끝번까지 정답을 채점하는 시험이 아니기 때문이다. 기업은행 면접 채점표에는 ‘같이 일하고 싶은 사람인가?’라는 항목이 있다. 멤버들의 포기하지 않는 모습은 바로 ‘그 사람’에 해당한다.
회사는 사회다. 일이 잘 풀리다가 막히기도 하고, 인간관계로 큰 스트레스를 받기도 한다. 견디지 못하고 퇴사하는 사람도 많다. 회사는 어떤 경우에도 마음이 물러서는 직원이 아니라 ‘씩씩한 사람’을 원한다. 팀장에게 야단을 맞더라도 “네, 제가 부족했습니다. 열심히 하겠습니다”라고 말할 수 있고, 다음 날 출근해서는 “팀장님, 좋은 아침입니다!” 하고 환하게 웃으며 인사할 수 있는 사람 말이다. 면접장에서 보여줘야 할 모습이 바로 ‘그 사람’의 모습이다.
‘웃으면 복이 온다’는 말은 면접장의 진리다. 포기하지 마라. 끝까지 웃으면서 면접관의 다음 질문을 기다려라. 반드시 내 스토리 카드를 쓸 수 있는 질문을 받게 될 것이다.
똑같은 말을 해주지만 ‘그렇게 하는 멤버’가 있는 반면, 그렇지 못하는 멤버도 있다. 그 차이는 무엇일까. 코치는 멤버 탓을 하면 안 된다. ‘잘하는 사람’을 만나 합격을 돕는 일은 누구나 할 수 있다. ‘잘 못 하는 사람’을 만나 할 수 있도록 돕는 일이 진짜 코칭이다.
[실제 코칭] “취준생인 여러분이 어려워하는 문제들을 코칭으로 해결하는 것은 제게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면접관이 만족할 스토리를 찾고, 그것을 멋지게 스피치하도록 돕는 일 말입니다. 구구맵 프로그램 덕분이죠. 그 프로그램이 작동하는 이유는 아마 인간이 원래 그렇게 듣고, 말하고, 생각하기 때문일 겁니다. 그래서 코치인 저의 고민은 다른 데 있습니다. 여러분이 어떤 경우에도 물러서지 않고 ‘자기 사랑’을 할 수 있느냐 없느냐, 바로 그 점입니다.”
포기하지 않으려면 정신 줄을 붙잡아야 하고, 정신 줄을 붙잡으려면 ‘알아차림’의 힘이 있어야 한다. 과거 그룹 형태로 장기반을 운영할 때는 9장에서 말한 ‘마음 트레이닝’ 연습을 많이 했다. 하지만 단기반의 경우 그 연습을 하기에는 시간이 너무 부족하다. 그러나 시간 탓을 해서도 안 된다. 무엇이든 10분만 더 하면, 그 시간이 쌓여 차이를 만든다.
이 말을 꼭 기억해주면 좋겠다. 인사나 워킹 연습처럼 다른 곳에서는 배울 수 없는 것을 가르치면서 늘 강조한다.
우리는 이 연습을 마스터할 필요는 없습니다. 남보다 잘하면 됩니다. 다른 취준생보다 인사 반듯하게 잘하면 합격합니다. 그러니 5분, 10분을 아껴서 투자하세요.
마음 트레이닝도 마찬가지다. 10분씩 하루 3번 마음 트레이닝을 하라. ‘괜찮다, 믿는다’로 끝나는 자기 사랑 일기를 적어라.
지하철 연습
당장 눈앞에 다가온 면접에서 무슨 말을 할지 고민이 많은 취준생이 하루 3번 자리에 앉아 마음 트레이닝을 할 시간적, 정신적 여유는 없다. 딱 한 번이면 족하다. 한 번은 조용한 공간에서 집중하고, 나머지 두 번은 일상에서 걷거나 버스, 지하철을 타면서 하면 된다. 코치도 그렇게 한다.
자투리 시간에 마음 트레이닝(10장의 간단명상법)을 하는 것을 일명 ‘지하철 연습’으로 부른다. 지하철에 탄 사람들의 표정을 상상해보라. 혼자 가는 사람의 경우 스마트폰으로 재미있는 콘텐츠를 보며 웃기도 하지만, 대부분 무표정이다. 화난 표정 같은 그 무표정은 면접장의 풍경과 비슷하다. 바짝 긴장한 지원자들은 외롭고 두렵게 보인다.
[실제 코칭] “스마트폰으로 코치가 추천한 피아노곡을 재생한 뒤, 이어폰을 통해 들려오는 소리에 집중해보세요. 배운 대로 오직 음악 소리에만 집중하면서 다른 생각이 올라오면 ‘잠시만~ 조금 이따가 생각해줄게’라고 타이르듯 자신과 대화합니다. 점점 익숙해지면 빙그레 기분 좋은 미소를 지어보세요. 주위에서 나를 보면 ‘저 사람 무슨 좋은 일 있나 보다’라고 생각할 만큼, 걱정 없이 편안한 표정이면 됩니다.”
이 연습을 ‘지하철 연습’이라고 부르는 이유는, 대부분 무표정한 지하철 안에서 유독 눈에 띄는 환한 표정의 내가 되어보라는 의미다. 면접장에서도 그렇게 하면 된다. 지하철뿐일까. 따로 시간을 내지 말고 길을 걸으면서, 버스를 타면서, 언제 어디서라도 빙그레 웃는 내가 되어보자.
괜찮다, 믿는다
멤버들과 함께 공부하는 카페에는 ‘자기 사랑 일기’ 게시판이 있다. 누구나 ‘O일 차’ 형식으로 간단히 하루 일기를 적고, 그 끝에 ‘괜찮다, 믿는다’를 붙이면 된다. 안다. 누구나 괜찮지 않다. 선배 세대를 향해 "괜찮지 않은 나, 괜찮지 않은 상황을 억지로 괜찮다고 위로하지 말라"는 후배 세대의 항변도 듣는다. 맞다. 아무리 노력해도 개선되지 않는 오늘은 각 개인의 문제를 넘어선다.
하지만 말이다. 각자의 삶이 모인 사회는 큰 틀에서 변화를 만들어가야겠지만, 한 사람으로서의 나는 면접관의 질문이 마음에 안 든다고 자리를 박차고 나올 수는 없다. 이른바 ‘헬조선’에서 다른 사람은 몰라도 나는 합격해야 한다. 그러려면 내 스스로에게 "괜찮다"고 말해야 한다. "It's okay", "I'm fine", "No problem", "Don't worry about it." 괜찮다는 영어 표현들처럼, 그런 마음이라야 다음 행동이 가능하다. 씩씩해진다는 말이다.
코치는 교회에 다니지 않지만 ‘믿음’에 대해 많이 생각한다. 교회를 열심히 다니는 친구는 늘 밝다. 걱정이 없어 보인다. 왜 걱정이 없냐고 물으면 “다 잘될 거라고 믿는다”라고 답한다. 그렇다고 그 친구의 인생이 늘 잘 풀리기만 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힘든 시간 속에서도 믿음을 잃지 않는다. 그 믿음을 멤버들에게도 가져오고 싶었다.
[실제 코칭] “우리가 말하는 믿음은 용기입니다. 그리고 그 반대말은 두려움입니다. 압니다. 두렵죠. 상상해봅시다. 전쟁터에서 적이 몰려오고 총알이 빗발치는 전장 속에서 여러분은 참호 안에 웅크리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렇게 참호 속에 갇혀 있기만 한다면 죽을 수밖에 없죠. 우리는 일어나서 총을 쏘고 앞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그래야 살길이 생기겠죠.”
어떻게 믿음이 생길까. 종교를 가진 멤버들에게는 그 종교의 믿음을 열심히 배우라고 권한다. 그러나 종교가 없는 멤버들에게는 ‘내가 아니라 나의 인생’을 믿자고 말한다. 현재의 나를 믿으려고 하면 의심도 생기지만, 내 인생은 아직 오지 않은 미래도 포함하니 ‘기회가 올 것’이라 믿는 것이다.
면접장의 자기 사랑
면접장에서 갑자기 불안함이 밀려온다. 감정은 생각보다 빠르다. 특히 공포는 더욱 그렇다. ‘잠시만, 잠시만.’ 먼저 알아차려야 한다. 마음 트레이닝을 통해 마음 근육을 키웠으니 이제 가능하다. 심리학에서는 자신이 화가 났다는 사실을 알아차리기만 해도 그 화를 다스릴 수 있다고 한다. 그렇게 알아차린 뒤, 속으로 ‘괜찮다, 믿는다’를 셀프 텔링한다. ‘이전 답변은 못 했지만 괜찮아. 다음 질문을 믿어.’
스포츠 선수들은 경기에서 혼잣말을 통해 자기 암시를 많이 한다. ‘할 수 있어’, ‘힘 빼고’, ‘집중!’과 같이 말이다. 실제 경기력에 도움이 될까. 농구 선수들에게 자유투를 던지게 할 때 "팔꿈치를 펴고", "손목 스냅" 등 기술적 핵심 단어를 되뇌게 한 그룹이 그렇지 않은 그룹보다 성공률이 유의미하게 향상되었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자신과의 대화를 통해 자기 거리두기(Self-Distancing)를 하면 심리적 안정과 함께 연습했던 자세를 기억하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이런 자기 대화가 자기 사랑인 이유는, 누군가를 사랑하는 애틋한 마음의 행동과 닮아 있기 때문이다. 누군가를 보고 싶은 마음은 나를 바라보는 ‘알아차림’이다. 그를 향한 고백의 텔링을 나에게 하면, 그것이 곧 ‘셀프 텔링’이다.
우리는 이 책을 통해 스토리, 스피치, 마인드를 리셋하는 훈련을 했다. D-day의 미소는 위기의 순간에 알아차리고 집중하는 힘을 기르는 과학적인 트레이닝의 결과다. 취준생 모두가 이 책의 연습으로 가장 어두운 시간속에도 환하게 빛나리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