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의 돈 공부 - 김성진 지음
사실 처음에는 별로 기대하지 않고 서울도서관에서 '돈 공부'로 검색해서 나온 책 중 하나여서 빌렸다. 그런데 읽다 보니까 웬만한 어중간한 재테크 서적보다는 저자 내공이 있어서 놀랐다.
'평생 돈으로부터 자유롭고 싶다면 20대에 돈 공부를 시작하라!'라는 글귀가 나를 사로잡았다.
1. 신용카드는 일시불로 체크카드처럼
기본적으로 신용카드는 신용을 담보로 한 대출 수단이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달마다 꼬박꼬박 결제대금을 납부해서 연체 수수료가 붙지 않는다 해도, 먼저 쓰고 나중에 갚는 것이기 때문에 기본적으로는 대출 시스템과 똑같다. 신용카드가 무서운 것은 당장 돈이 없는데도 돈을 쓰는 것에 익숙해지게 만들기 때문이다. 특히 할부 결제를 조심해야 한다. 무이자 할부 결제라 해도 빚내서 소비하는 습관에 절대 익숙해져서는 안 된다.(중략)
할부 결제는 신용등급 관리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일반적으로 체크카드보다는 신용카드를 사용해야 신용등급 관리에 득이 된다고 알고 있는데 그 유용함은 일시불 결제에만 해당된다. 생각해보라. 일시불로 결제해서 결제일에 바로바로 대금을 갚는 소비자와 툭하면 할부 결제(빚 위에 빚을 쌓는)를 하는 소비자 중 금융사가 누구를 더 신뢰하겠는가. 따라서 신용카드를 사용하고 있다면 '언제나 일시불만 존재한다'는 규칙을 항상 가슴에 새겨야 한다. - 본문에서
나는 신용카드를 잘 안 써서 신용카드 한도가 얼마인지도 잘 모르는 상태다. 신용카드 혜택들을 보면 그만큼 돈을 많이 써야지 받을 수 있는 혜택이라 혜택을 받기 위해 돈을 더 많이 쓰는 주객전도의 상황을 만들지 않기 위해 마음을 다스리곤 한다. 신용카드 결제가 불가피한 경우에만 신용카드로 쓰고 대부분 통장에서 바로 빠져나가는 체크카드를 쓰는 습관을 들이는 게 돈 관리의 첫 번째라고 생각한다. 저자의 말처럼 돈이 없는데도 돈 쓰는 것에 익숙해지는 일이 가장 위험하다.
2. 대출이 지나치게 쉽다면 의심하라
내가 원하지도 않고 찾지도 않았는데 남이 먼저 와서 좋다고 하는 것치고 진짜 좋은 것은 별로 없다.
대출을 할 때도 마찬가지다. 남이 좋다고 권하는 대출, 절차가 간편해서 누구나 할 수 있는 대출엔 눈길도 주지 말자. 카드회사에서 자꾸만 권하는 단기 카드대출(현금서비스), 전화로 10분 만에 된다는 TV 광고 속 대출은 내 인생을 망치는 암적인 존재다.
대출은 항상 제1금융권에서만 받아야 한다. 그것은 타협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제1금융권이 거절한 대출을 부득이하게 진행해야 한다면, 그것은 이미 돈을 빌리고 말고의 문제가 아니다. 어떤 식으로든지 내 생활 패턴에 문제가 있다는 뜻이기 때문에 지금의 상황을 다각도로 살펴봐야 한다.
여기서 예외가 하나 있다면, 제1금융권이더라도 마이너스 통장은 피해야 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한도 1,000만 원짜리 마이너스 통장을 만들어서 10만 원을 출금해 썼더라도, 금융사는 일단 1,000만 원을 대출한 것으로 인식한다. 마이너스 통장은 개인의 대출한도에도 영향을 줄 뿐 아니라 신용도도 낮아지게 만든다. 더욱이 대출이자도 높다! 한마디로 은행만 좋은 일이다.
마이너스 통장을 이용해야 할 상황이라면 차라리 필요한 자금을 담보대출을 통해 구하는 게 훨씬 낫다. (중략)
대출을 받는 절차가 까다롭고 필요한 서류가 많을수록 좋은 대출이다. - 본문에서
간이 콩알만 한 나에게 대출은 아주 먼 이야기지만 산와머니나 무대리같이 후크송이나 캐릭터빨로 사람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가는 대부업이 성행하는 요즘, 이런 이야기를 속시원히 해주는 사람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3. 예금, 적금은 무조건 1년씩!
복리의 힘이 엄청나다는 것은 수학 시간을 통해 알고 있었지만 제대로 이해하고 있지 않았다는 걸 알고 충격을 받았다. 왜 예금, 적금은 무조건 1년씩인지 저자의 말을 들어보자.
이제 3년짜리 정기 적금을 덜컥 들었던 스물한 살의 그때로 돌아가 보겠다. 그때 은행원은 내게 장기 적금을 권하면서 이런 말을 던졌다.
"1년짜리 이자율은 5프로입니다. 그런데 3년짜리 이자율은 5.5프로예요. 무려 0.5프로나 높아요. 어떤 것을 선택하시겠어요?"
은행에 나와 있는 장기 예금과 장기 적금은 거의 대부분 단리 상품이다. 만약 그때 내가 '복리의 개념'을 알고 있었다면 절대로 3년짜리 적금은 들지 않았을 것이다. '다시없을 기회'라는 은행의 사탕발림에 넘어가서 무심코 들었던 상품들도 복리 개념을 장착한 채 다시 바라보면 '기회'가 아닌 경우가 부지기수다. 이것저것 따지기 귀찮다면 이것만 생각하라. 정기예금이나 적금을 들 생각이라면, 무조건 1년씩 계약하자. 그리고 1년이 지난 후에 무조건 원금에 이자를 더해 다시 새로운 상품에 투자하자.(중략)
연 이자율 5%인 정기적금을 들어도 사실은 전부 세전 이자율이기 때문에 "고객님, 저희 은행 적금 이자는 5%랍니다"라고 말해도 실제 이자율은 2.5프로가 채 안된다.
그렇기 때문에 적금은 약정 기간이 길면 길수록 손해다(복리 개념으로 보자면, 예금도 그렇다). 명시된 이자율의 반토막도 안 되는 이자율도 그렇거니와 중간에 적금을 깨면 그 적은 이자조차도 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물가상승률을 감안하면 가만히 앉아서 돈을 까먹는 셈이다. 아무리 이자율이 더 높다고 해도, 지출을 통제하면서 목돈을 만드는 최고의 방법이라고 속삭여도 적금 기간은 길게 설정하지 말아야 한다. - 본문에서
4. 스스로 시작하는 경제 공부 플랜
기본 편
1주 차 - 우리는 왜 자본주의를 공부해야 하는가
(참고도서 : 자본주의, 자본주의 사용설명서 / 참고 영상 : EBS <자본주의> 5부작)
2주 차 - 자산관리 7단계, 나의 위치는 어디쯤?
(참고도서 : 열두 살에 부자가 된 키라/ 참고 영상 : 영화 더 울프 오브 월스트리트 )
3주 차 - 자본주의 속 4대 금융회사 바로보기
(참고도서 : 생각하는 인문학, 부자들의 음모/ 참고 영상 : 영화 인사이드 잡 )
4주 차 - 적을 알고 나를 아는 5대 자산 이해하기
(참고도서 : 돈_보도 섀퍼 / 참고 영상 : 영화 식코)
심화 편
5주 차 - 황금거위 소득 자산에 대하여
(참고도서 : 빌딩부자들, 부의 추월차선/ 참고 영상 : 영화 인 타임 )
6주 차 - 자산관리 금융, 경제교육에 생각이 필요한 이유
(참고도서 : 한비자 _경제 관련 부분/ 참고 영상 : 영화 군도 )
7주 차 - 유대인들이 생각하는 선진 금융교육
(참고도서 : 유대인이 대물림하는 부자의 공리/ 참고 영상 : 영화 인터내셔널 )
8주 차 - 복지 자본주의로 가는 길 & 가계부 쓰는 법
(참고도서 : 시골 빵집에서 자본론을 굽다/ 참고 영상 : 영화 타짜 1,2 /KBS 다큐 돈의 힘 )
- 본문에서
위의 참고자료들 중에 아직 못 본 것도 많지만 개인적으로 EBS 다큐 자본주의 5부작과 책 부의 추월차선은 강추한다. 사실 강하게 추천이 아니라 돈공부한다면 필수로 봐야한다. 그 외 못 본 것들은 차차 읽으면서 매거진에 업데이트하려고 한다. '간이 콩알만 한 사람의 돈 공부' 매거진에서 내가 생각하는 '스스로 시작하는 경제 공부 플랜'을 따로 추후에 만들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5. 나는 간이 콩알만 하니 주식과 펀드는 살포시 쓰루 하겠어요
저자는 고시원을 전전하던 무일푼 청춘이었다. 그런 그가 25살에 1억 원의 종잣돈을 만들고, 30살에 10억 자산가로 거듭났다. 그의 책에서 초반의 돈을 모으고 돈에 대한 지식을 쌓는 부분에서는 개인적으로 많은 도움이 되었다. 그런데 그 모으는 과정이 펀드를 이용해서였기 때문에 나는 그 부분은 대충 훑어보는 정도로만 하고 넘어갔다. 나는 간이 콩알만 하니 주식펀드는 쓰루 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도 아예 모르고 있는 것보다 어떤 것인지 기본 개념을 알고 개인의지로 선택하지 않는다는 것은 큰 의미가 있다. 그래야 다른 사람의 말에 솔깃하거나 귀가 얇아지는 걸 막을 수 있다.
펀드를 안 하더라도 펀드가 무엇인지 알아야 다른 사람 말에 혹하지 않을 수 있다. 매매회전율, 수수료, ISA, 생경주, 펀드의 유통구조를 전혀 모른다면 주식에 대해 얄팍하게 아는 사람이 '야 너는 CMA통장도 없고 재테크 아예 안 하나 봐?'이런 말을 했을 때 받아칠 수가 없지 않은가.
우리는 간이 콩알만 한 거지 귀가 얇아서는 안된다.
저자 역시 말한다.
주식시장은 기술적이지도 않고 이성적이지도 않다. 원리에 따라 차트를 분석하고 거기에서 특정 법칙을 도출해내는 것은 별 의미 없다. 확실한 것은 오르거나 내리거나 2가지뿐이다. - 본문에서
그러니까 주식은 심리게임이라고 어느 투자의 대가가 말한 거구나 싶었다.
그리고 무작정 돈을 많이 벌고 싶다는 마음으로 주식을 시작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저자 역시 말했다. (그러니 간이 콩알만 한 우리는 주식 투자하지 말아야 한다는 결론이 나왔습니다. 아직 내공을 쌓는 중이니 다른 방법을 찾는 겁니다. 우린 간이 콩알만 하니까요.)
6. 욕망의 구체화
일단 원하는 미래를 구체적으로 그릴 수록 좋다. 막연히 집 사고 싶다가 아니라 몇 년 안에 어떤 지역의 몇 평대의 아파트를 사고 싶다 그러기 위해 몇 년 안에 얼마를 모아야 한다고 수치로 나타내야 한다. - 본문에서
이 책에서도 내 욕망의 구체화에 대해 말하고 있다. 돈에 대한, 부에 대한 책에서 공통적으로 말하는 내용들이 있다. 그중에 대표적인 것중의 하나가 욕망의 구체화였다.
7. 원화, 달러, 금 3가지 화폐 활용법도 쓰루
원화: 부동산, 펀드, 주식, 채권 등을 말한다.
재테크 관련 서적 중에 달러 환율에 대해, 또는 금에 대한 얘기도 종종 볼 수 있다. 그 부분에 대해 나는 좀 어렵기도 해서 주식과 같은 맥락에서 쓰루 하기로 하지만 기본 개념은 익혀두고 넘어가는 것도 좋을 것이라 생각된다.
투자 비율에 관해 6:2:2 법칙을 지키라고 했는데 이 부분의 의미는 원화, 달러, 금의 비율이 7:1:2가 되면 원화 자산에서 발생한 수익금을 달러에 투자해서 다시 6:2:2 비중으로 맞추어야 한다였다.
이 방식은 '돈 공부 입문'이라는 책에서 은행원이었던 저자가 주식에 이런 식으로 투자해야 한다고 설명한 방법과 일치했다. 이게 바로 분산시켜서 수익과 손해를 상쇄시키는 방법으로 쓰이는구나 싶었다. 무조건 달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마라라는 말만 들은 적 있었던 주식알못인 나에게 이제야 그게 무슨 뜻인지 이해가 간 순간이었다. 무슨 말이든 맥락에서 이해해야지 많이들 하는 말만 듣고 덤비면 사람마다 다른 해석으로 잘못된 판단을 할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달러가 중요한 이유. 미국이 유일하게 모라토리엄(moratorium, 국가 파산)이 없는 국가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달러가 미국보다 강하다는 우스갯소리가 나온 것이다. (중략)
금이 중요한 이유는 달러를 대체할 수 있는 실물화폐 성격을 띠고 있기 때문. 즉 달러와 금의 관계는 상호보완적이다. 달러 환율이 내려가면 금값이 올라가고, 달러 환율이 올라가면 금값은 떨어진다. 채권과 금리의 관계와 비슷하다. 물론 금과 달러 관계에는 그 밖에도 여러 변수가 작용하지만 그 부분은 우리 통제권 밖이니 일단 접어두자. - 본문에서
100프로 이해된 것은 아니지만 살짝 맛보기로 달러에 대한 공부가 된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너무 어려우면 겉핥기 식으로라도 읽어두면 후에 관련된 얘기가 다른 책에서 나왔을 때 정보가 추가되어 더 이해하기 쉬운 것 같다. 너무 처음부터 제대로 정복하려고 무리하는 것보다 천천히 쌓아가고 오래 즐겁게 공부하는 게 중요한 것 같다. 그래야 금방 싫증 나거나 지치지 않는다.
이 세상에서 나는 다윗이다. 이 책을 읽고 있는 청춘들도 나와 마찬가지로 '수많은 다윗들'일 것이다. (중략) 말콤 글래드웰은 <다윗과 골리앗>이라는 자신의 책에서 다윗이 골리앗을 쓰러뜨릴 수 있었던 힘은 자신이 약자라는 것을 인식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약자라고 물러서는 대신 그것을 장점으로 활용할 수 있는 전략을 세워 도저히 불가능해 보이는 승리를 거머쥐었다고 설명한다. (중략)
단단한 바위를 뚫는 것은 세찬 비바람이 아니라. 오히려 오랜 시간 동안 떨어져 내린 작은 물방울이다.(중략) 지금 당장 가진 게 없다고 해서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다는 뜻은 아니다. - 본문에서
우연히 알게 된 책에서 많은 걸 느끼고 간다. 이래서 인연을 소중하게 생각해야 된다고 하나보다. 책을 알게 되는 것도 사람과 마찬가지로 인연이 있는 것 같다. 그렇다고 무조건 운이라는 뜻은 아니고 사람을 소중히 하다 보면 좋은 사람들과의 인연이 점점 더 좋은 사람들을 끌어들이듯이 책의 힘을 믿으면 좋은 책이 좋은 책들을 끌어당기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