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비꽃 이야기

염세주의자의 구슬픈 채권추심 스토리

남의 돈을 떼어먹는 제비와 꽃뱀(제비꽃)의 반세기가 지나도록 고리타분한 수법은 얼마 되지 않았으면서 급격히 깊어진 관계의 상대방을 타깃 하여 갑작스러운 이별을 통보한다는 점이다.

이별의 사유는 다양한데 가장 흔한 레퍼토리는 본인의 구슬픈 가족사나 궁핍한 경제사정으로 상대방과의 관계에 집중할 수 없다는 사연이다. 여기서 상대방은 지나치게 순진무구하여 사태 파악을 못하는 부류, 오랜 외로움을 견뎌왔기에 알면서도 속아주는 부류 이렇게 크게 둘로 나뉠 수 있다.


제비꽃은 구구절절한 사연으로써의 발품팔이를 통해 첫 번째 갈취에 성공하게 된다. 상대방의 가슴 아픈 착각은 이로써 제비꽃과의 끈끈한 유대가 형성되고 관계가 깊어졌다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이제부터가 관건인데 지나치게 순진무구한 부류는 최소한의 안전장치도 없이 금전 거래를 진행하고, 알면서도 속아주는 부류는 강제집행조항이 포함된 공정증서를 받아 놓기라도 한다라는 것.

제비꽃의 이상하리만큼 대담한 본인 개인정보 공개를 통해 상대방은 안심을 하게 되고, 제비꽃은 인연을 이어나가면서 지속적으로 크고 작은 갈취를 행하는데 구슬프리만큼 안타까운 지점은 그러한 금전적 오고 감이 잦아질수록 상대방은 제비꽃이 자신을 떠나지 못할 것이라고 착각한다는 부분이다.


제비꽃은 때때로 소액에 해당하는 금액을 급히 빌려달라고 하며 근 시일 내에 돌려주겠다고 약속하는데, 정작 약속된 날짜에는 일언반구도 없이 빌려간 돈의 90% 정도만 입금하는 수법으로 소액을 갈취하기도 한다. 이때에 제비꽃은 뻔뻔한 태도로, 대단히 적은 액수의 금액을 가지고 상대방이 치사하게 나온다는 식의 적반하장을 통해 가스라이팅 기술을 펼치기도 한다. 이 경우 일반적인 가정교육과 주변인들을 통해 정상적인 사고로 복귀할 좋은 계기가 되어 상대방에겐 악의 고리가 끊어지는 다행스러운 상황이 되겠지만, 이는 매우 운이 좋은 케이스라 할 수 있겠다.


이미 깊어진 관계 속에서 상대방은 이 또한 갈취라는 판단을 하지 못하며 이 관계가 끊어질까에 대한 걱정뿐인 것이다. 끊임없이 의심스러운 일이 일어나지만 상대방이 예의주시 하여 정당한 질문을 할 경우 제비꽃은 대답을 회피하거나, 상대방이 자신을 '불신' 하는 것이 불쾌하다며 도리어 화를 내기도 하고, 극단적으로 잠수를 타는 방법을 선택하기도 하며, 상대방은 또다시 관계 단절에 대한 두려움에 어물쩡 상황을 넘기게 되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뭐든 처음이 어려운 법. 제비꽃에게 이제 두 번 세 번은 쉬운 문제다.

제비꽃은 이렇다 할 직장도 없고 주변인에게 기생을 하면서 '노력했지만 일자리가 구해지지 않는다', '하기로 했던 사업이 무산이 되었다' 등의 시나리오로 우울감을 호소하며 주기적인 잠수를 타는데 이는 규모가 큰 액수의 최초 대출 상환을, 공정증서 없이 작성했을 때 회피하기 위한 일종의 빌드업이다. 상대방이, '우울해서 잠시동안 잠수를 탔겠거니' 하고 스스로를 속이게 되는 자연스러운 길을 만들어 주는 행태이며 여기서도 일상으로 복귀하지 못한 상대방은 이제 '피해자'로 전락하게 된다.


공정증서도 없이 안전하지 못하게 거래된 돈은 백 프로 떼일 수밖에 없다. 연락두절이나 무시라는 매우 간단하고 단순한 방법으로 제비꽃은 피해자를 양산하지만, 법적 테두리 안에서 보호를 받고 있는 금전 대출에 대해서는 다른 방법으로 회피 방법을 강구한다.

처량하리만큼 예상을 벗어나지 못하는 첫 번째 방법은, 상환일 전일이나 당일에 이 세상에서 가장 가련하고 불행한 사람으로 빙의하여 상대방이 궁금해하지도 않는 구구절절한 본인의 사정을 읊고 상환일 연기를 읍소하는 것이다.

이때 제비꽃은 상대방에게 본인을 '죽지 못해 사는' 사람으로 소개하는데 제비꽃이 죽지 못하는 이유는 다시 일반적인 사회인들처럼 성실하게 노동을 하고 다달이 그에 상응하는 급여를 받는 정상적인 생활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제비꽃은 게으름에 익숙해지고 다시금 부지런한 삶을 살 계획은 세울 생각이 없기 때문에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상대방의 노고로 인해 마련된 재화와 마음에 기생하는 삶을 택하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비꽃은 피울 담배를 살 비용, 게임을 위해 PC방에 지불할 비용, 대중교통을 타기 싫어해 다른 가족 명의의 차량을 끌고 다녀야 하므로 응당 필요한 주유비용, 가끔씩 나오는 신상 의류나 액세서리를 구매할 비용을 지불하는 모습을 상대방에게 당당하게 보여오기도 하고, 가족들과 주말에 외식을 하러 나가기도 하는 지극히 무난한 생활을 하면서 상대방에게 갚아야 할 채무 변제를 행하지는 않는 것이다.


두 번째 방법은 상환을 미뤄달라 읍소하면서 그동안 상대방과의 관계에서 문제는 없었다는 점이나 자신이 상대방에게 몹쓸 짓을 한 적도 없었다는 점을 강조하는 것인데, 사연을 전달할 때에는 상대방이 마음에 동요를 일으킬 수 있도록 일상적이지 않은 단어 선택과 드라마 주인공들의 대사와 유사한 문체를 최대한 구사하곤 한다. 다행히 정상적인 사고로 복귀한 상대방의 경우 역겨워하며 법의 힘을 빌릴 결심을 하게 될 것이고 아직도 정신을 차리지 못한 상대방의 경우는 상환기한을 제비꽃이 계획한 그대로 미뤄주며 영원히 악의 굴레에서 빠져나올 수 없게 되는 것이다. 정신을 못 차린 상대방에게, 상환일은 연기된 기일로부터 반복적으로 수정된다. 그럴 때마다 제비꽃은 더더 더욱 불쌍한 인간으로 자신을 포장하고, 최악의 경우는 죽을 때까지 이러한 관계가 청산되지 못하는 것이다.



제비꽃은 일단 상환일이 미뤄질 것 같은 분위기가 형성될 경우, 새로운 일정에 대한 확정을 차일피일 미루는 방법으로 상대방을 애타게 한다.

반복되는 지지부진한 상황에 상대방이 화를 낼 경우 이때 제비꽃의 가관인 행태가 시작된다. 도리어 화를 낸다거나 상대방의 행동이 잘못되었다는 식의 가스라이팅, 갚지 않겠다고 말한 적도 없으며 본인이 이 일에 대해 미리 사과를 했다는 부분을 강조하며 상황판단을 흐리게 만든다.

제비꽃이 항상 관계에서 우위에 있었을 확률이 매우 높기 때문에 상대방은 이쯤에서 또 한 번 말리게 될 리스크가 있지만, 보통 추심을 마음먹은 상대방의 경우 이제 어디 한 번 끝까지 가보자라는 결심을 하게 될 수도 있다.

여기서부터는 정의사회 구현이 시작되게 된다.

상대방이 어느 정도 여유가 있는 상황이라면 변호사의 도움을 받아 앞으로의 모든 절차를 대리로 맡기게 되는데, 상대방이 추심에 대한 목적보다 괘씸죄를 적용하여 제비꽃의 숨통을 조이고 귀찮게 할 목적이라면 상환 예정 금액 전체를 변호사사무실에 성공보수로 납입하게 되는 한이 있더라도 이 방법만큼 옳은 방법도 없을 것이다.

최 악질의 제비꽃들은 법망에 대한 얕은 지식을 갖추고 있는 경우가 많은데 하나의 계좌가 동결되면 다른 계좌를 개설할 수 있다는 점을 악용하거나 소유한 모든 유무형의 자산을 가족 명의로 변경해 놓기도 한다.

그러나 변호사가 재산명시신청을 시간과 에너지, 돈을 들여 상대방을 대리해 반복적으로 시행하게 될 경우 제비꽃은 채무 변제를 완료할 때까지 매우 귀찮은 상황을 맞이하게 된다. 상대방이 제비꽃에게 돈을 돌려받는 것보다 피를 말려보겠다는 작정을 했다면, 이러한 작태를 오래도록 반복하여 근면 없는 삶을 학습해 온 제비꽃에게 법의 테두리 안에서 귀찮음을 선사할 첫 번째 사례를 보여주고, 세상이 그렇게 쉽지 않다는 점만큼은 가르쳐 줄 수 있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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