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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원모먼트 Dec 09. 2019

매달 1억 넘게 팔리는 꽃 무드등을 디자인한 플로리스트

박재영 플로리스트는 어떻게 히트 상품을 기획했을까?

원모먼트에서 일하면서 정말 많은 플로리스트들을 만납니다. 각자 다양한 이유로 꽃을 시작하고, '플로리스트'라는 직업을 대하는 분들을 보게 되는데요. 원모먼트의 상품을 기획하고 디자인하는 박재영 플로리스트를 보면 천생 플로리스트구나 하는 생각이 들게 합니다. 진심으로 꽃을 사랑하고, 플로리스트라는 직업을 즐긴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박재영 플로리스트의 최근 가장 큰 성과 중 하나는 '시들지 않는 꽃 무드등'을 개발한 것이었습니다. 최근에 월 판매액 1억원을 넘기며 원모먼트의 가장 핫한 히트 상품으로 자리매김 했습니다. 

박재영 플로리스트 

박재영 플로리스트가 기획한 '꽃 무드등'이 8월 초에 판매를 시작하자마자 4주간 1천 개가 넘는 판매고를 올리면서 원모먼트에 '프리저브드 꽃 무드등'라는 새로운 카테고리를 만들어내게 되었는데요. 어떻게 이런 상품을 기획할 수 있었는지 들어보았습니다.


가장 많이 판매되는 '미녀와 야수' '핑크 수국 나무' 무드등

1. 꽃 무드등 어떻게 기획했는지?


요즘은 고객들이 꽃에 대한 관심과 수요가 많아지게 되면서, 단순히 기존에 생화, 꽃다발, 꽃바구니 외에 꽃과 관련된 상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을 느꼈습니다. 그래서 꽃을 인테리어에 활용하는 사례도 많아진 만큼, 단순 꽃다발이 아니라 인테리어 소품으로도 사용할 수 있는 화훼 상품은 없을까를 고민했습니다. 


그러던차에 마케팅 팀으로부터 저희 홈페이지를 방문하는 고객들 중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드라이플라워'나 '프리저브드 플라워'를 찾는다는 것을 듣게 되었습니다. 

주요 유입키워드들


저희는 이것이 고객들이 '좀 더 오래 가는 꽃'을 찾는 수요라고 생각했습니다. 보통 생화를 선물할 때 금방 시들게 된다는 점 때문에 아까워하는 분들도 많은데요. 실제로 CS팀에 자주 접수되는 문의사항이 '이 꽃이 얼마나 볼 수 있냐?'는 질문인 것처럼 고객들이 지불한 선물의 지속력에 대해서 신경을 많이 쓴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2. 오래가는 꽃을 찾는데 '꽃 무드등'까지 발전한 건가요? 


사실 요즘은 조화나 비누꽃도 퀄리티가 꽤 많이 좋아져서 인테리어 소품으로 조화도 많이 사용되곤 합니다. 하지만 싱싱한 생화로 만든 꽃다발을 선물하는 서비스인 원모먼트에서 갑자기 조화를 판매하는 건 좀 생뚱맞다고 생각했어요. 다만, 꽃을 정말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생화뿐 아니라 꽃과 관련된 모든 것을 좋아할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꽃을 더 빛나게 해줄 수 있는 장식물이라던지, 꽃을 두는 장소나 무드 등을 생각하던 차에 낮과 밤에 모두 즐길 수 있는 무드등에 착안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소재는 생화의 질감을 유지한 채 오랜 기간 보존할 수 있도록 처리한 보존화의 한 종류인 '프리저브드 플라워'를 떠올린 후, '프리저브드 플라워'로 디자인한 '무드등'을 만들어보자! 이렇게 디자인을 했습니다. 


그냥 '프리저브드 플라워'를 넣은 '무드등'은 재미가 없으니, 사람들이 좋아할 만한 스토리를 찾다가 '미녀와 야수'에 나온 장미돔을 발견하고 '미녀와 야수 무드등'이라는 제목으로 상품을 제작했습니다. 


재료를 사와서 하루 만에 샘플을 만든 후, 가볍게 촬영해서 올렸는데 바로 판매에서 반응이 오는 것을 보면서 저희 고객들이 좋아하는 핑크 컬러를 차용해서 '핑크 수국 나무 무드등'을 만들고, 핑크 수국 나무 아래 귀여운 곰돌이들이 앉은 '커플 테디베어 무드등'을 만드는 등 작은 유리돔 안에 스토리를 불어넣는 방식으로 디자인해서 카테고리를 확장해 나갔습니다. 


3. 이렇게 잘 팔릴 줄 알았나요? 


생화와 다른 매력으로 좋아하는 분들이 분명히 있을 거라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까지 많이 팔릴 줄은 몰랐어요. 후기 중에서 무드등을 침실 등에서 활용하고 있는 사진을 보았을 때, 이 상품이 고객들의 일상에 녹아들어갔구나 라는 것을 느꼈습니다. 


런칭한고 처음 일주일에 10개 20개씩 출고되다가 하루에 70개 넘게 나갔을 때, 생각보다 굉장히 많이 찾는구나... 라는 걸 느끼게 되었습니다. 어떤 날은 꽃다발보다 무드등이 많이 나가는 걸 볼 때. 요즘 사람들이 정말 이걸 좋아하나 보다. 우리는 꽃을 만지러 왔는데 요즘 사람들은 이런걸 좋아하나 보다... 라는 그런 트렌드에 대한 관심을 파악하고 우리도 이런걸 더 잘 봐야겠다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플로리스트들끼리의 대화입니다.) 

유학중이던 프랑스의 꽃시장에서 한 컷

4. 원모먼트에 일하는게 일반적인 오프라인 꽃집이랑 어떻게 다른가요?


원모먼트는 작업 그 자체에 집중도 있게 일할 수 있습니다. 오프라인은 오프라인 대로 유동적으로 고객들을 만날 수 있다는 점에서 좀 다르지만, 불필요한 상품을 갖다두지 않고 기획된 상품을 판매하고 딱 그 상품들의 제작에만 집중할 수 있기 때문에 더 효율적이고 숙련이 빨리 된다는 점이서 일반적인 오프라인 꽃집과는 업무방식이 많이 다른 것 같습니다. 


그리고 확실히 온라인이다 보니까 트렌드에 더 민감한 것 같습니다. 꽃 그 자체보다 사람들이 구매하는데 있어서 매력적인 컨텐츠라던지 페이스북, 인스타그램을 통해 소비자를 끌어올 수 있는 방법이 많이 있고, 유행에 민감한 2030 세대들이 소비자다 보니까 빠른 반응을 보는 재미라면 재미고 어려움이라면 어려움이 있는 것 같습니다. 

 

오프라인은 동네나 그 지역에만 맞게끔 판매를 하면 되는데 원모먼트는 전국구니까 트렌드를 타면 굉장히 빨리 반응을 크게 얻는 건 좋은 부분이 있고, 반대로 다양한 고객들의 만족을 사야 하는 건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시스템이 체계적으로 갖춰져 있어서 좋다고 생각했고 기반이 있구나라고 생각해서 처음 입사했을 땐 놀라웠습니다. 상세한 업무 매뉴얼이라던지, 운영팀이나 CS팀과 소통하며 문서를 남기는 방식 등을 보면서 약간 기업이다.. 라는 생각을 했었네요. 개인적으로 남기는 걸 좋아하는 스타일이라 문서 작업이 가끔은 번거로울 수 있지만 다음이 있기 때문에 반드시 문서로 남겨두는게 의미있다고 생각했습니다. 

프랑스에서 또 한 컷

5. 플로리스트로서의 비전은 무엇인가요? 


처음엔 청소년 지도나 사회복지 분야를 공부했고, 그 일환으로 원예치료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이 꽃을 접하게 된 첫 동기였습니다. 목표를 이루려다 보니까 학교를 가서 전문적으로 배우는 것은 너무 오래 걸릴 것 같아서 꽃이라는 컨텐츠를 타고 들어와서 플로리스트로서 여러가지 경험을 쌓고 있는 중입니다. 


처음 시작할 때 힘들거라는 걸 알았고(^^) 꽃 그 자체를 더 예쁘고 빛나게 해줘야 한다는 걸 알게되어서 이 직업을 선택하면서 실망하거나 그만둬야지라는 생각을 덜 했던 것 같습니다. (사실 플로리스트는 이미지는 예쁘고 아름답지만 실상은 육체적으로 고된 일이기도 합니다)


처음 자격증을 따고 아르바이트로 시작하면서 디스플레이나 웨딩, 오프라인 샵 등 다양한 분야를 경험했습니다. 그리고 가끔씩 휴가를 나갈 때 유럽에 아는 인테리어 회사를 하는 지인이 있어 2-3주씩 머물면서 현지의 어레인지먼트를 경험하곤 했습니다. 해외는 꽃을 소비하는 스펙트럼이 참 다양한 것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지하철 역 앞에서 파는 작은 가판대부터 한 번에 억단위까지 들어가는 파티 어레인지먼트까지 다양했는데, 국내에서도 이렇게 꽃을 즐기는 다양한 방법이 있다는 것을 소개하고 문화를 넓혀갈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6.  원모먼트 상품 기획자로서의 비전


모든 사람을 하나의 상품으로 만족시킬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 많은 사람들을 꽃이라는 컨텐츠로 묶는 건데. 누군가는 꽃다발로, 꽃 무드등으로, 꽃이 들어간 주얼리와 같은 선물 세트상품을 제안할 수 있겠죠. 고객들에게 다양한 컨텐츠를 제공할 수 있게 되는게 중요한 것 같습니다. 


그리고 꽃을 즐기는 덴 다양한 방법이 있습니다. 생화로 만든 꽃다발이 가장 일반적이겠지만 사실 꽃 몇송이를 책상 앞에 꽃아두는 것으로도 며칠간 정말 행복할 수 있거든요. 꽃이 피고 시드는 과정까지 즐길 수 있도록 꽃에 대해 많이 알리고 싶기도 하고, 선물하는 사람의 마음이 잘 전달될 수 있는 이야기를 품은 꽃이라거나, 일상속에서 꽃을 즐기는 분들이 늘어날 수 있도록 여러 방식으로 꽃이라는 컨텐츠를 해석해보고 싶습니다. 



재영님과 일하면서 제일 인상깊었던 순간 중 하나는, 제가 출고를 도와주러 내려가서 작업을 하던 때였습니다. 제가 포장을 잘못된 방식으로 하고 있으니 금방 다가와서 이렇게 포장하면 안된다고 지적하면서 교정을 해주는 것이었습니다. (보통 대표자가 잘못하고 있으면 그런가보다...하고 넘어가는게 일반적일텐데요) 그날 하루에 얄짤없이 네다섯번 넘게 지적을 받으면서 상당히 깐깐하고 원칙주의적인 분이라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화사하게 웃는 얼굴로 있다가 바쁠 때는 갑자기 엄청 빨리 움직이기도 하고. 무엇보다 상당히 오픈마인드라서 마케팅 팀이나 CS팀과 자주 이야기 하면서 고객의 반응을 적극적으로 수용해서 상품을 개발해서 성공율이 상당히 높은 편이었습니다. 덕분에 경력신입으로 입사해서 3개월마다 승진을 거듭해 반년 만에 플라워팀 팀장으로 성장한 원모먼트에서 가장 빠르게 승진한 인력이기도 합니다. 


18년 최고의 횡재가 컨텐츠 마케팅이란 무엇인가를 알려준 예림님이었다면, 19년 최고의 횡재는 마케팅의 시작은 고객이 원하는 상품 그 자체라는 걸 알려준 재영님이 아닐까 싶습니다. 다음엔 어떤 분이 오셔서 제게 새로운 마케팅의 경험을 선물해주실지 기대가 되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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