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카세(おまかせ)는 일종의 일식 요리사 특선 요리다. 손님이 오마카세를 주문하면 요리사는 그 때부터 손님에게 제공할 음식을 만들기 시작한다.
그날의 신선한 재료로 요리사의 기술과 손님의 분위기 등에 맞춰 하나하나 정성을 담아 손님의 식탁 위에 음식을 올려 놓는다. 그러다 보니 같은 종류의 오마카세를 매번 접하는 일은 드물다.
오마카세를 주문받은 요리사는 손님의 반응을 보고 그에 적합한 또 다른 음식을 하나씩 제공한다. 그리고 손님은 그 순간부터 요리사에게 메뉴를 일임하고 즐기면 된다. 물론 비용은 제법 나간다.
HRD분야에서 ‘학습자들에게 오마카세와 같은 콘텐츠를 제공해보면 어떨까?’라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학습자들이 교수자에게 콘텐츠 선택을 온전히 맡기고 교수자는 학습자 개개인 혹은 학습그룹별 최적화된 콘텐츠를 제공하는 것이다. 쉽게 이야기하면 학습자는 교수자가 준비한 콘텐츠를 즐기고 소비하는 것이라고도 할 수 있다.
이를 위해 교수자는 개별 학습자 또는 학습 그룹을 대상으로 몇 가지 콘텐츠를 제공해주고 그들이 반응을 보이는 콘텐츠를 중심으로 시작해보면 된다.
이후 교수자는 이들의 반응과 수행 수준을 고려하여 제공하고 있는 콘텐츠에 대한 심화과정을 제공하거나 연계된 과정을 이어서 제공할 수도 있다. 경우에 따라서는 선택한 영역의 콘텐츠 자체를 변경할 수도 있다.
이렇게 되면 HRD를 비롯하여 여러 분야에서 회자되는 개별화(customization)된 추천(curation)에 의한 학습을 어느 정도 기대해 볼 수도 있다.
물론 이미 수 년 전부터 학습의 알고리즘(algorithm)을 통해 일련의 콘텐츠들이 학습자에게 추천되고는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이렇게 제공된 콘텐츠들의 정확성 측면에서 볼 때 학습자들이 다시 한 번 확인하고 선택해야 하는 과정을 거쳐야하는 경우가 많다.
학습자들에게 오마카세와 같은 콘텐츠를 제공해주고 학습동기를 유발시키기 위해서는 몇 가지 선결 조건이 필요하다.
먼저 교수자의 실력이다. 교수자의 실력이 확인되지 않거나 보장할 수 없는 경우라면 이와 같은 학습은 이루어지기 어렵다.
교수자의 실력은 해당 전공분야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학문적으로나 실무적으로 소위 말하는 ‘융합형 전문가’여야 가능하다. 현실적으로 어렵다면 적어도 융합적인 접근과 제안을 해줄 수 있을 정도의 식견과 인적 네트워크 정도는 갖추어야 한다.
다음으로는 교수자에 대한 학습자의 신뢰가 필요하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상호간 신뢰가 없는 경우라면 이와 같은 학습은 안하니만 못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신뢰는 실력만으로는 형성되지 않는다. 실력과 함께 인성도 갖추어야 한다. 즉 교수자가 학습자로부터 신뢰를 얻기 위해서는 지식이나 스킬 뿐만아니라 인성이나 태도적인 부분에 있어서도 흠결이 있어서는 안된다.
학습자가 신뢰하는 교수자로부터 제공받는 콘텐츠라면 수용성도 높아지고 실행력도 한층 더 배가될 수 있다.
오늘날 학습자들에게 제공되는 학습 콘텐츠는 이루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아졌다.
다만 선택할 수 있는 콘텐츠가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오히려 피로도도 증가하고 적절한 선택을 하지 못하게 되는 경우도 있다. 많은 종류의 향수나 쵸콜릿을 펼쳐 놓고 소비자에게 선택권을 주었을 때 구매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지 않다는 연구결과가 이를 말해준다.
그리고 때때로 HRD콘텐츠들과 접근방법들을 보면 마치 프렌차이즈화되어 제공되는 것처럼 느껴지는 경우들이 있다.
그런데 표준화되고 아는 맛도 좋지만 가끔은 혹은 나만을 위한 손맛이 담긴 콘텐츠를 접할 수 있다면 어떨까? 다시 찾게 되는 빈도가 더 많아지지는 않을까?
스스로의 선택과 결정도 중요하지만 가끔은 누군가가 알아서 해주었으면 하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 학습도 예외는 아니다. 무엇을 더 봐야 하는지 혹은 무엇을 더 해야 하는지 등에 대해 나를 위한 콘텐츠를 준비하고 경중완급을 고려하여 제공해 줄 수 있다면 특화된 HRD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 많은 영역에서 그러하듯이 HRD에서도 소비자인 학습자들의 다양한 요구와 개별화된 취향을 눈여겨봐야 할 때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