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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nemovieaday Jun 09. 2023

<해리의 소동, 1955>

알프레드 히치콕 감독


동네 버몬트의 숲 속에서 한 남자의 시신을 아이가 우연히 발견하게 된다. 이후 두 번째로 중년 남자가 시체를 발견한다. 그는 자신이 사냥을 위해 쏜 산탄총에 맞아 죽은 줄 알고 남자를 묻으려 시도하지만 중년 여성에 의해 발각된다. 다시 시신을 옮기려고 시도하지만 처음으로 시신을 발견했던 아이와 엄마 그리고 박사, 거지가 연달아 시신을 발견하는 탓에 시신을 처리하지 못하고 나무 뒤에 숨어 있게 된다. 잠깐 잠이 든 동안 그림을 그리려 숲 속에 온 화가가 시신을 발견하게 되고 중년남자와 화가는 시체의 신원을 알게 된다. 이름은 해리. 이 동네의 주민은 아닌 외부인. 시신을 발견한 사람들끼리 대화를 하면서 해리에 대해 자세히 알게 된다. 아이의 엄마는 전남편이 죽고 그의 형인 해리와 두 번째 결혼을 했지만 결국 해리를 떠났다. 하지만 그가 이 동네로 자신을 찾아왔고 자신을 괴롭히자 그의 머리를 우유병으로 내리쳤다고 말한다. 자신이 쏜 총에 맞아서 죽었을 거라고 생각했던 선장은 아이가 들고 있던 죽은 토끼를 보고 자신이 쏜 총알의 개수를 확인하게 된다. 자신이 쏜 총알의 개수는 총 3 발이니 자신이 죽인 게 아니었다는 걸 알게 된 선장은 애써 힘들게 묻은 시체를 다시 파낸다. 하지만 더 이상 시체를 죽인 범인을 밝혀낼 필요가 없다고 느낀 화가와 선장은 또다시 시체를 묻는다. 그리고 이 사건에 대해 마무리 지을 줄 알았지만 선장 집에 찾아온 중년 여성 때문에 다시 살인사건은 도마 위에 오르게 된다. 중년여성은 사실 해리가 숲 속에서 자신에게 폭행을 시도했고 자신을 보호하려고 그의 머리를 자신의 신발로 내리쳤다고 선장에게 털어놓는다. 그러면서 모든 걸 제자리롤 돌려놓고 싶다며 시신을 다시 땅 속에서 파낸다. 그렇게 다시 화가, 선장, 중년여성, 아이엄마가 한자리에 모이게 된다. 시신만 처리하면 될 줄 알았던 일은 그렇게 간단하게 끝나지 않는다. 시신을 원상 복귀하자고 결론지은 이들은 시신을 집으로 데리고 와 깨끗이 씻긴다. 버몬트 경찰관이 화가가 그린 그림을 보고 이들을 의심하기 시작한다. 해리가 죽은 원인은 사실 심장마비였음을 알게 되고 누구도 잘못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된 이들은 안도하고 모든 걸 시신을 발견했던 처음 그날처럼 돌려놓기로 한다. 그렇게 영화는 영화의 첫 장면이었던 아이가 시신을 발견하게 되는 장면과 같은 장면으로 마무리된다. 대신 4명의 주인공들이 이를 지켜보고 있다는 차이만 빼고. 


알프레드 히치콕의 영화들은 대개 간단한 사건(소재)으로 영화를 이끌어나간다. 하지만 그 어떤 다른 영화들보다 더 흥미롭고 쫀득하다. 앞에 나왔던 어쩌면 관객들이 대수롭지 않게 여겼던 단서(특징, 대사 등등)들은 영화 후반부에 다가서면 모든 게 다 이어져있었음을 알게 된다. 알프레드 히치콕의 영화는 단서들을 매칭시켜 가며 보는 재미가 있는 것 같다. <해리의 소동>은 히치콕의 다른 영화들 중 가장 서스펜스가 강한 영화라고 할 순 없지만 사랑스러운 영화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영화를 보며 모든 일엔 다 이유가 있음을 말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우연히 발견한 그림, 신발 등등 이런 사소한 단서들이 어떻게 영화를 이끌어나갈 수 있는지 가볍게나마 알 수 있게 하는 영화다. 맥거핀 즉 영화 등의 줄거리에서 중요하지 않은 것을 마치 중요한 것처럼 위장해서 관객의 주위를 끄는 일종의 트릭을 어떻게 활용하는지에 따라 영화의 흐름을 좌우할 수 있음을 알프레드 히치콕은 영화를 통해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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