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기리니 Jun 30. 2023

"그 돈으로 아파트를 살 수 있다고?"

1억 5천만 원으로 신혼집 매매를 계획하다

2020년, 지금의 남편과 나는 결혼을 1년 앞두고 ‘신혼집’에 대해 고민했다.

남편은 크게 무리하지 않고 아파트 전세를 들어가자는 입장이었고,

나는 영혼을 끌어서라도 더 늦기 전에 매매를 하자는 주의였다.      


당시 난 결혼 이야기가 나올 때부터 관심 있던 동네의 아파트 실거래가를 주시하고 있었는데

몇 달 새 호가가 몇천씩 순식간에 올라가는 걸 보며 조바심이 나던 차였다. 조금만 더 노력하면 ‘내 집’이 될 수도 있겠다, 싶었던 집들이 순식간에 멀어져가고 있었다.     

 

사실 남편이 매매가 아닌 전세를 주장했던 건 매매가 싫어서가 아니라, 우리가 가용할 수 있는 현금으로는 매수가 불가능하다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그 시기 우리가 끌어올 수 있는 현금은 1억 5천만 원. 서울 아파트를 사기엔 턱없이 부족한 돈이었고, 당시 정부는 대출을 잔뜩 조이고 있었다.     


하지만 여러 방면으로 신혼부부 대출을 알아본 결과, 영 불가능한 일은 아니었다. 2020년 기준, 신혼부부가 5억 이하 아파트를 매매할 경우 정부 상품인 디딤돌 대출과 보금자리론을 중복으로 이용해 2~3%대의 고정 금리로 최대 70%까지 대출이 가능했다(*3년 전 기준입니다) 예를 들어 우리가 5억 아파트를 매매할 경우 최대 3억 5천만 원까지 대출이 가능한 것이었다. 맞벌이를 하는 상황이기에 둘이 적당히 아끼며 산다면 매달 원금+대출금은 충분히 갚을 수 있겠다는 계산이 섰다.     


“1억 5천만 원으로 아파트를 어떻게 사냐”고 의아해하던 남편은 70% 대출이 가능하다는 이야기와 매달 갚아나가야 할 돈이 감당할만한 수준이란 생각이 들자 돌연 최대한 빨리 매매를 하자는 쪽으로 돌아섰다.      


‘매매’로 마음을 굳힌 후, 나는 매일 아침 네이버에 ‘5억 이하 아파트 매매’를 찾아보기 시작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