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학생A의 유학일기
*유학생활을 하며 보고 느낀 점들을 일기 형식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두서없는 서술이 있을 수 있으니 양해 바랍니다.
*이 글은 [I’m So Tired - The Beatles]를 들으시면서 읽으면 더욱 좋습니다.
2022년 9월에 신청한 캐나다 비자, 정확히는 Study Permit을 2023년 2월 14일 부로 마침내 발급받았다. 우선 그 멀고도 험한 6개월간의 과정을 이 글에 모두 담기는 힘들겠지만, 한 번 담아보고자 한다.
사실 엄밀히 말하자면 이 글을 쓰고 있는 4월 12일 기준, Study Permit은 아직 발급되지 않았다. 캐나다 입국에 필요한 Letter of Introduction (IRCC 웹사이트에서는 Correspondence Letter라고 명시한다.)와 Electronic Travel Authorization (eTA)가 발급되었을 뿐이다.
(이거 발급하는 데 6개월이나 걸리다니 맙소사...)
Study Permit을 받으려면, 이 eTA와 여권, 입학 증명서 등 필요한 서류들을 챙겨서 입국 시 공항 내부에 있는 이민청에 따로 들러야 한다. 물론 이 모든 과정은 4월 30일 내가 입국할 때 일어날 일들이라 현재 내가 설명할 수 있는 부분은 입국 전에 국한된다.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일 역시 필요한 서류를 까먹지 않고 준비하는 일인지라.
캐나다의 비자를 발급받는 과정은 미국에 비해 훨씬 복잡하고, 그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방법이 현저히 적다. 나 역시 진행하면서도 ‘이게 맞나..?’ 싶었던 적이 한두번이 아니다.
비자를 받는 과정을 하나씩 설명하자면, 우선 Immigration, Refugees and Citizenship Canada (IRCC)에 내 계정을 만드는 것부터 시작한다.
IRCC의 계정은 GCKey라고 부르는데, 이를 만드는 과정은 쉬우니 간단히 설명하자면, ID와 비밀번호를 설정하고 보안 질문/답변을 작성하면 거진 끝이다. 다만 이 보안 질문과 답변은 로그인을 할 때마다 물어보기 때문에 까먹으면 로그인이 불가하다. 그러니 잘 기억할 수 있는 질문과 답변을 작성하거나, 어딘가에 메모해주자.
(본인은 ‘좋아하는 락밴드’ 질문을 작성했다가, 이후 로그인을 하는데 수십개의 답이 생각나 곤혹을 치룬 적이 있다.)
한가지 경고 아닌 경고를 해두자면, IRCC 웹사이트는 정말 깊은 인내심을 필요로 한다. 로그인 과정 및 여러 일처리 과정에서 이 망할 웹사이트가 다채로운 에러창을 보여줄 것이다. Request timeout, Invalid Session 등은 예삿일이고, 가끔 아예 생경한 페이지로 넘어가거나 자기 맘대로 로그아웃을 시켜버리기도 한다. (이 모든 에러들은 내가 겪었던 것들이다.) 그럴 땐 이 곳이 한국 웹사이트가 아님을 인정하고, 그냥 창을 새로 여는 게 정신 건강에 좋을 것이다.
로그인에 성공하면, 위의 페이지가 나온다. 본인은 이미 Study Permit을 두 번이나 발급받았다. 한 번은 입대 전 및 코로나 시절, 지금은 전역 후 및 포스트 코로나 시절. 만약 신청 전이라서 신청을 하고 싶다면 밑으로 쭉 스크롤해 내려가면 [Apply to come to Canada] 선택란이 있다.
Personal Reference Code (PRC)는 모든 첫번째 과정을 마치고 결제만 남겨둔 사람들이 받는 코드이다. 처음 신청하는 사람들은 PRC가 없으니 그 밑에 있는 [Visitor visa, study and/or work permit] 칸을 눌러주자.
그 다음부턴 물어보는 대로 답하면 된다. 입국 목적, 가족의 캐나다 거주 여부, 생년월일, 범죄기록 사실 등등, 귀찮긴 해도 답하는 데 무리가 없을 것이다. 아니, 없어야 한다. 만약 이 질문들에 답변이 힘들다면, 신청을 진행해도 비자가 나올 가능성이 현격히 줄어들기 때문이다.
또한, (물론 모든 비자 및 서류 처리에 해당되는 사항이지만) 질문들을 잘 읽어보고 답하길 바란다. 만약 이 질문들을 대충 읽고 넘겼다가, 후에 제출하는 서류들과 대치되는 정보들이 있다면, 비자 승인 여부에 큰 불이익이 있을 수 있다. 마지막에 그 질문들을 검토할 수 있는 기회를 주니 답변을 완료하였다고 해도 다시 한 번 확인하는 것을 추천한다.
사실 이 부분까지는 하루, 아니 1시간 안에 모두 끝마칠 수 있다. 이제 진짜 서류들을 준비할 차례이다.
질문들에 성실히 답변하고 나면, 필요한 서류들을 업로드한 뒤 CAD $150의 비용을 지불하는 페이지가 나온다. 물론 특별한 서류들은 아니고, 여권 사본, 입학 허가서, 여권 사진 등이다.
특기할만한 서류들로는, 우선 IMM 1294가 있다. 이 서류는 Study Permit 신청서라고 보면 쉽다. 조금 더 디테일한 본인의 정보들을 하나하나 작성하는 서류이니 별달리 힘들거나 어려울 것은 없다. 여권 번호랑 날짜들 실수 없이 작성해야한다 정도?
두번째로, IMM 5257이다. 단, 이 서류는 두가지 조건에 부합하지 않는다면 선택사항이다. 본인이 군 복무를 마쳤거나, 지난 5년간 외국으로 여행을 간 사실이 있는 사람들은 무조건 이 서류를 작성해야한다. 물론 이 서류 역시 어려운 질문은 하지 않으니 걱정 안해도 된다. 나는 군필자에다 4년 전까지 미국에 있었으니 당연히 필수 작성.
마지막으로, Proof of Upfront Medical Exam. 이 서류가 가장 헷갈렸다. 신체검사 부분인데, 분명 내가 2020년에 신청할 때에는 모든 서류들이 다 들어간 후에 진행했던 사항이다. 그런데 2년 뒤에 갑자기 서류 파트에서 튀어나온 놈. 정말 뭐지 싶었던 놈. 덕분에 많이 헤멨다. 그런데 알고보니, 캐나다 비자 신청 과정에서 생긴 일종의 고정관념때문에 헷갈렸던 것이었다.
사실 이거는 간단하게 생각해서, 신체검사를 미리 진행한 뒤 병원에서 주는 서류를 업로드하면 끝이다. 그냥 서류 제출 후에 진행하던 것을 그냥 서류 제출 전으로 옮긴 것. 아마 코로나 때문이지 않을까 추측해본다. 다만 서류 제출을 위해 결제를 해야한다는 사실에 헷갈렸던 것 뿐이다.
말이 나온 김에 설명하자면, 신체검사는 IRCC에서 지정한 병원들에서 진행되는데, 거창한 무언가를 하지는 않는다. 그 병원들은 구글에 ‘IRCC Panel Physician’을 검색하거나, https://secure.cic.gc.ca/pp-md/pp-list.aspx 에 들어가 검사를 받는 국가를 선택한 뒤 찾으면 된다. 병원이 서울과 부산에만 있다는 사실이 조금 거슬리지만, 나는 서울사람이니까 패스.
신체검사 진행 후 모든 결과는 병원에서 직접 IRCC로 보내준다. 우리가 할 일은 그냥 ‘제가 병원에서 신체검사를 받았습니다!’ 를 증명할 수 있는 영수증을 스캔해서 업로드하는 것 뿐.
나머지 서류들은 대동소이하게 직관적이다. 설명은 패스.
요구하는 모든 서류들을 제출하고 돈을 지불하면, 1차 관문은 끝이다.
어쩌다보니 일기가 아니라 설명글이 되어버린 것 같지만, 아무쪼록 도움이 되면 좋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