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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Wonkuen Kim Jul 03. 2018

태풍의 계절

약속이라도 한 것처럼 주말마다 찾아오는 태풍

"누가 리모컨으로 조정을 한 거 아냐?"

"어떻게 매번 주말에 태풍이 올 수가 있지?"




태풍이 오기 전날의 날씨는 폭풍전야의 말처럼 너무나도 매력적이고 멋진 하늘을 선사해 준다. 그런데 이번 7호 태풍은 강한 바람을 동반하고 비를 뿌리고 다녀서 그런지 태풍이 오키나와에 근접하기도 전부터 이미 흐리고 바람이 불고 비가 오는 날씨. 


태풍 7호는 지난 토요일 밤과 일요일 아침에 오키나와를 통과해 오후에는 오키나와를 빠져나갈 것으로 예상이 되었지만 너무나도 느리게 움직이는 이 녀석은 일요일 밤부터 오키나와 본 섬에 영향을 주고 월요일 정오가 지나서야 오키나와를 벗어나 북동쪽 방향으로 이동을 했다. 


문제는 이번 태풍이 월요일 아침까지 이어지는 바람에 월요일에 등교를 해야 하는 아이들이 학교에 가야 하는지 아니면 휴교가 결정이 된 건지 애매한 상황이었다는 것.


각 초등학교의 태풍 관련 매뉴얼은 폭풍경보가 발령이 되어 있을 때에는 학교가 임시휴교를 하게 되어 있고 경보가 해제가 된 뒤 한두 시간 뒤 몇 시까지 학교에 등교하게 되어있다. 특별한 경우에는 별도로 휴교와 등교시간을 각 학교가 결정을 하게 된다. 


아이들 뿐만 아이날 어른들의 경우에도 회사에 출근을 해야 하는지 말아야 하는지 애매한 태풍이었던 지라, 지인들도 각자 회사에 확인을 해야 했는데, 보통 회사가 쉬는 기준으로는 태풍으로 인해 대중교통 수단으로 대표되는 오키나와의 노선버스들 운행을 하지 않기로 결정을 한 경우라면 대부분의 관공서와 회사들은 임시 휴무를 결정한다. 


이번 태풍 7호의 경우 월요일 오전 8시부터 버스 운행이 개시가 됨에 따라 다들 출근 준비를 하고 정상 출근 또는 오후 출근을 해야 하는 애틋한 일이 발생을 하기도 했다.     


다시 아이들 학교 등교 건으로 돌아와, 등교시간이 거의 다 된 7시 반 넘어선 시각에 TV에서는 경보가 아직 발령 중이니 학교에 등교할 필요는 없지만 각 학교의 방침에 의해 등교 시간이 결정될 수 있다는 애매한 메시지만 나오고 있는 상황에 살고 있는 오키나와시 교육위원회 (교육청) 홈페이지, 학교 홈페이지 등을 검색해 봤지만 트래픽의 이유인지 열리지 않고 아이들이 있는 친척들과 지인들을 통해 확인을 해 봤지만 같은 상황.


뭐 학교 쪽에서 연락이 오겠지 하고 기다릴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결국 메일링 서비스로 학교에서 간략한 메시지가 날아왔다. 




오전 8시에 판단을 할 예정이니 잠시 대기해 주시기 바랍니다. 


그러고 나서 8시 조금 넘어서자 오늘은 휴교 결정.

아이들은 휴교가 결정되자 "야호~~~ 쉬는 날이다"라며 즐거워 하지만 부모들은 "아이들이 쉬는데 일을 하러 직장에 출근은 해야 되고 어쩌지"라는 고민을 하게 만드는 순간이다. 


 


결국 이날 중요한 미팅이 있어 아이들은 처갓집에 가서 다른 학교에 다니는 사촌들과 태풍으로 놀지 못했던 휴일을 만끽하게 되었지만 여전히 휴일마다 오키나와에 찾아오는 태풍의 미스터리 이동은 나로서는 신기할 뿐이다. 


태풍 7호가 지나고 하루 있으니 또다시 괌 근처에서 열대 저기압이 발생해 태풍으로 바뀔 예정으로 보아하니 이번에도 토요일, 일요일에 찾아올 예정인 듯하다. 



하도 태풍이 자주 오다 보니 요즘은 미 해군의 태풍경보 사이트의 정보를 들여다보는 일이 많다. 일본의 일기예보에서는 보여주지 않는 태평양 주변의 광역 정보를 알 수 있기 때문이고 태풍의 진로가 비교적 상세하게 보이기 때문이다.


http://www.metoc.navy.mil/jtwc/jtwc.html



오키나와와 태풍은 떼려 해도 뗄 수 없는 관계이긴 하지만 몇 년 전부터 주말마다 찾아오는 태풍이 반갑지만은 않은 이유는 비즈니스에 있어 태풍이 오면 손해를 봐야 하는 나로서는 결코 웃으며 넘기기에 가볍지만은 않기 때문이다. 


다음 태풍이여 그냥 사라져 주면 안 되겠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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