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에게 보내는 마지막 질문
늘 시간에 쫓기는 기분에 살았습니다. 초등학교 입학 전 간염으로 몇 달을 집에만 머물렀고, 그 사이 다른 아이들은 학교에 다녔죠. 어릴 적부터 남들보다 뒤처졌다는 생각에 사로잡혔습니다. 학교 종소리, 프로젝트 마감일, 약속 시간... 시간은 언제나 저보다 앞서 달리는 경쟁자 같았죠.
그걸 따라잡으려고 더 촘촘한 계획표를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시간이 내 손에 잡혔다고 느낀 적은 한 번도 없었습니다.
기술자로 일하며 시간은 더 구체적인 단위로 쪼개졌습니다. 분, 초, 심지어 공정관리에서는 오차 보정 작업까지 해야 했죠. 이렇게 관리하면 혹시 시간이 내 것이 될까 하는 기대도 했지만, 현실은 늘 변수와 돌발 상황의 연속이었습니다. 시간과 싸우다 지쳐버렸습니다.
변화는 아주 작은 자각에서 시작됐습니다. ‘시간을 통제하려 할수록, 오히려 더 조급해진다’는 사실을 깨달은 거죠. 그래서 발상의 전환을 해보기로 했습니다. 시간을 쪼개어 관리하기 이전에, 내가 정말 소중하게 생각하는 ‘순간’을 먼저 찾기로 했습니다.
그 이후로 저는 무조건적인 효율성보다, 오늘 하루 나에게 중요한 ‘한 가지’를 먼저 기록하기 시작했습니다. 그게 소중한 사람과 저녁 한 끼일 때도 있었고, 완성해보고 싶었던 기술 도면 한 장일 때도 있었습니다. 거창하지 않아도 괜찮았습니다. '내가 선택한 시간'이 쌓여갈수록, 놀랍게도 시간에 쫓기던 마음이 점점 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이제, 시간의 주인이라는 건 무언가를 '완벽히 통제한다'는 의미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매 순간, 자신의 가치와 우선순위에 따라 시간을 ‘선택할 수 있는 힘’, 그게 바로 진짜 시간의 주인임을 깨달았습니다. 바쁠수록 단 한 가지 소중한 목표를 정하고, 그 순간만큼은 전적으로 몰입하는 법. 이것이 그동안 경험에서 얻은 가장 확실한 진실입니다.
혹시 여러분은 지금, 시간이 내 것이 아니라 누군가의 것이 된 듯한 기분이 들 때가 있나요? 일정에만 매달리다 오히려 하루가 더 텅 비어 버릴 때도 있죠. 그런 날엔, 오늘 나에게 가장 의미 있는 순간이 무엇인지 조용히 물어보세요. 그리고 그 순간만큼은 온전히 나 자신에게 주는 연습을 해보세요.
그것이 바로 ‘시간의 주인이 되는 첫걸음’이라고, 저는 자신 있게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지난 10주간 함께해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여러분 각자의 ‘시간의 지도’를 그려갈 때, 저의 작은 경험이 도움이 되었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언젠가 여러분도 진짜 ‘시간의 주인’이 되는 날이 오기를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10화 연재의 지금까지 글은 제가 브런치 스토리에서 처음 연재한 글이 되었습니다.
어느덧 마지막 연재까지 왔는데 그동안의 연재에 힘이 되어주신 다른 작가님들과 독자님에게 감사드리며 저의 작은 발걸음을 시작하는데 도움을 주신 많은 분들에게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