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밀러웹을 검색해 보니 자사가 미용 업계에서 MUV Monthly Unique Visitor가 3위였다. 아직 창업한 지 1년도 되지 않았는데 꽤나 이른 시기에 순위권에 랭크했다는 생각이 들어 이를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이 있는지 알아보기 시작했다. 우선 자사보다 위에 있는 두 서비스는 광고 비즈니스에 적극적이지 않았고 미용 업계에 광고 매체로 이름난 곳도 없어서 버티컬 광고 매체 역할을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다음으로 미용사를 타겟으로 온라인 광고 활동을 하고 있는 업체(다소 의역하여 예비 광고주)의 행태를 조사했더니, 이들은 주로 인스타그램에서 콘텐츠 광고와 네이버와 같은 포털 사이트에서 검색 광고를 집행하고 있었다. 하지만 온라인 광고를 현수막처럼 이용하고 있었다. 나는 이들이 실무에 디지털 전환(이른바 DT Digital Transformation)이 되지 않아 그런 것으로 추정했다. 현수막을 걸 거라면 불특정 다수가 오가는 플랫폼에 걸기보다 타겟이 오가는 자사에 거는 것이 성과 측면에서 효과적이고 비용 측면에서 효율적인 방법이라고 생각했다. 타 도메인에서는 특정 집단에게 자사의 서비스나 상품을 노출하기 위해 버티컬 플랫폼에 광고를 집행하여 효과와 효율을 모두 챙기고 있었기 때문에 타당한 방법이라고 생각했다. 내 아이디어로 예비 광고주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기 시작했고, 지체할 것 없이 아이디어를 실행에 옮겼다.
현수막 자리를 만드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유저의 주목도가 높고 체류시간이 긴 지면에 배너를 걸 수 있는 구역을 세팅하는 게 전부였다. 오히려 이 자리에 광고주를 모시는 게 일이었다. 미용사를 상대로 장사하는 업체를 나열한 후 세일즈 콜드 메일을 보냈다. 미용 교육, AI 헤어 모델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와 미용 앞치마 쇼핑몰같이 미용사가 직접적으로 소비하는 아이템을 다루는 곳이 메인 타겟이었고, 드라이기, 고데기, 미용 가위, 바리깡* 등을 취급하는 미용 도구 총판 회사와 염모제, 펌제 등을 취급하는 미용 재료 회사처럼 미용사를 대상으로 홍보가 필요한 곳도 타겟이었다. 혹시 몰라서 퍼스널 컬러 자격증 발급 기관, 외국어 스피킹 애플리케이션, 소셜링 서비스, 프리랜서 마켓플레이스 등 미용사가 잠재적으로 소비할 만한 곳에도 콜드 메일을 보냈다.
몇몇 곳에서 회신이 왔지만 단순 문의에 그쳤고, 개중에 한 곳은 나와 컨택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MUV 2위의 웹사이트에 배너 광고를 게재했다. 광고비와 광고 효율 측면에서 자사가 우위였음에도 광고주에게 선택받지 못했다는 사실이 상당히 아쉬웠고, 이들을 보면서 광고 비즈니스는 광고주의 문제를 해결하기보다 광고 매체의 인지도를 파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예비 광고주가 광고 매체를 선택하는 이유가 인지도 때문이라면 패배를 인정하는 수밖에 없었다. 이후에도 계속 불발 행렬이 이어져서 과연 자사가 광고 비즈니스를 할 수 있는지 의문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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