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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선생 Feb 05. 2023

의존성 성격의 캐릭터 만들기

창작자를 위한 심리사전 ⑩

의존성 성격의 인물은 내적인 불안을 해결하기 위한 방책을 타인에게서 찾는 특성을 가지고 있으며, 의존성 성격의 인물이 불러오는 가장 어두운 결말은 착취적인 인물과의 역동성으로, 상대에게 인정 혹은 사랑 받기 위해 사회적으로 해악을 끼칠 수 있는 일까지도 할 수 있다.


이들은 대장을 위해 살인을 저지르는 조폭이기도 하며, 사랑하는 사람의 허영을 위해 물건을 훔치는 도둑, 교주가 하라는 대로 엽기적인 일을 하는 광신도들이기도 하다. 드라마나 영화에서 ‘내가 왜 이 일을 수행하는가’하는 조금의 성찰도 없이 빌런의 손과 발이 되어 주인공을 위협하는 조연의 역할로 주로 등장한다.


성찰과 변화가 없는 인물에겐 관객이 자신처럼 몰입하기가 힘들어, 의존성 성격 인물은 주로 조연이나 엑스트라로 등장하지만, 창작자가 이들의 내면을 더 깊게 들여다보고 표현할 수 있다면, 어떻게 인간이 상황과 강한 타인에 의해 통제 당하는지 그릴 수 있다. 의존성 성격의 인물은 누구나 가지고 있지만 드러내지 않는 나약함을 온 몸으로 표현하고 있는 인물이다.


1) 일반적 특징

마마보이. 결정장애. 남에게 지나치게 의존하고 보호받으려 한다. 매사에 자신이 없으며 독립적인 생활을 하지 못한다. 자신을 너무나 나약한 존재라고 생각하여 무슨 일이든 스스로 해결하지 못하고 의지할 사람을 찾는다. 의지할 대상을 찾고 나면 그에게 매우 순종적인 태도를 보인다.


이들은 사회 생활에 소극적이며 책임을 회피하거나 아예 책임져야 할 위치에 서지 않고 무언가를 결정하는 데 불안을 느낀다. 스트레스 상황에서는 무기력해지거나 눈물을 흘린다. 만성적 피로를 느끼며 조금만 신경을 써도 휴식이 필요하다. 지칠까 두려워 새로운 일을 시도하지 못하고 성적인 흥미도 결여되어 있다.


성격장애 중 가장 흔한 편이며 여성이 남성보다 많이 진단된다. 경계성, 회피성, 히스테리성(연극성), 조현성, 조현형 성격장애와 함께 나타나는 경우가 많으며 우울 및 불안장애, 거식증 등의 식이장애와 공존하기도 한다.      

영화 <올가미>

-스릴러 영화 <올가미>의 남편 동우(박용우)는 결혼한 아내가 있지만 엄마가 발가벗겨 씻겨주는 걸 당연히 받는 마마보이다.  <올가미>의 동우는 엄마와의 분리에 실패한 인물이다. 좀 과한 케이스지만 마마보이는 남성으로 대를 이을 수 있다는 가부장적 가치관과 한국의 오랜 남아선호사상,  아들을 낳아야 사람 대접 받았던 엄마들이 만들어낸 의존적 성격유형의 하나다. 마마보이들은 엄마와 아내 사이에서 의사결정을 하지 못하고 갈등을 키우며 원가족으로의 분리를 하지 못하고 한 가정의 가장으로 독립적으로 기능하지 못한다.


시대의 변화에 따라 자신의 욕구를 자녀에게 투사하며, 자녀를 자신에게 의존할 수 밖에 없게 만드는 형태는 조금씩 달라지지만, 부모-자식 간 밀착된 병리적 관계는 이어지고 있다. 현재는 아들이든 딸이든 한 자녀인 경우가 많아, 자녀의 입시, 군대, 취업, 결혼 생활, 신념까지 관리하는 ‘헬리콥터 부모’와 ‘캥거루족 자식’이라는 명칭이 그것이다.      


행동특성

연약한 모습을 보여 상대의 지지와 보호를 유도한다. 이들이 찾는 대상은 신뢰할 수 있고 자신의 의식주를 해결해주며, 어른으로서의 책임을 지지 않아도 되도록 보호해 주는 사람이다. 이러한 보호자가 있으면 의존적 성격의 사람들은 사교적이고 따뜻한 사람, 협조적인 사람처럼 보인다.


애정과 보호가 결핍되면 위축되고 긴장하며 우울해 하는데, 의존하던 상대에게 버림받으면 커다란 좌절을 느끼며 현실 적응에 어려움을 겪는다. 따라서 의존 대상이 자신을 거절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순종적이고 헌신적인 태도를 취한다. 지나치게 사과를 많이 하거나 비위 맞추는 말을 많이 한다. 의존 대상과 헤어지면 일시적으로 극심한 혼란을 경험하지만 곧 다른 의존 상대를 찾아 유사한 관계를 형성한다.


기본적으로 순진하다. 쉽게 설득당하고 이용당하며 다른 사람들로부터 좋은 것만 보려고 한다. 옥장판 잘 사줄 것 같은 타입. 때로는 자신의 의존욕구를 감추기 위해 질병이나 불행한 과거 등을 들먹인다.      

<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 마츠코(나카타니 미키)

촉망받는 교사였던 마츠코는 우연한 사건으로 해직당하고 집을 나온다. 끊임없이 자신을 사랑해줄 남자를 찾아 헤매다 살인을 저지르고 감옥까지 가게 된 마츠코는 출소 후 미용사로 성실한 삶을 꿈꾸지만. 자신을 해직당하게 만든 옛 제자와 얽혀 밤무대 가수, 마약 밀매, 매춘 등 철저하게 이용만 당하다가 끝내 버림받고 히키코모리로 죽는다.      


무의식적 행동/욕구

의존성 성격의 인물은 버려지는 것에 대한 과도한 불안으로 의미 있는 타인(significant others)이나 의존하는 상대에게 극단적으로 헌신하거나 자신의 무능성을 상대의 인정과 돌봄으로 해결하려 때로는 지나친 의존행동으로 상대를 부담스럽게 할 수 있다. 따라서 착취를 당하는 관계를 유지하거나 지나친 의존성으로 관계 유지가 어려워질 수 있다.     


2) 왜 의존성 성격이 되는가


기질적 취약성

선천적으로 병약하게 태어난 경우 어려서부터 부모 및 주변 사람들의 보호를 받고 자라기 때문에 의존적 성격이 될 수 있다. 또한 생물학적으로는, 정서의 조절과 동기 등에 관여하는 변연계의 과민성이 지나친 긴장과 공포를 야기하여 의존적 성향을 만들 수 있다고 본다.     


부모와의 관계

부모의 과잉보호. 자녀의 자율성/주도성을 인정하지 않고 의존행동에 대해서는 보상이 주어진 경우 타인에 대한 의존적인 반응양식을 발달시키게 된다. 불안이 많고 조급한 부모, 또는 완벽주의 성향의 부모가 자녀의 자율적 행동을 참거나 기다려주지 못하고 자녀의 일을 대신 해주거나 중요한 결정을 대신 내려주는 경우가 많다.


이에 익숙해진 자녀는 스스로 뭔가를 할 수 있다는 자존감이 매우 낮으며, 나이가 들어서도 주체적으로 자신의 삶을 능동적으로 살기 보다는 부모의 욕망을 실현하는 도구로서 살게 된다. 부모의 전폭적인 뒷받침으로 겉보기에는 빠르게 사회적, 경제적으로 성공한 것처럼 보이지만, 스스로 해낸 것이 아니기 때문에 작은 위기에도 휘청이며 위기에 대처하기보다는 자신이 전폭적으로 의지할 대상을 찾아 헤맨다.      


핵심.원인

자율성 및 주도성을 경험하기 어려운 양육방식이 의존성 성격을 만든다. 독립적인 아이로 키우겠다고 혼자 재우지만 정작 아이가 뭐라도 할라치면 대신 해주는 부모들이 계신데, 이러한 양육은 분리불안+통제감 상실의 콤보로 무엇 하나 결정하지 못하고 나이가 들어도 모든 것을 부모에게 의존하는 사람을 만든다.      


병리

의존하던 상대의 거절이나 이별로 우울장애 또는 불안장애를 경험할 수 있고, 의지할 대상을 찾지 못해 약물 중독에 빠질 수 있다.      


범죄

<슬기로운 감빵생활>의 똘마니. 누군가 일을 맡겨줘야 안정감을 찾는 인물이다. 의존할 수 있는 상대의 어떠한 명령도 충직하게 수행한다. 범죄까지도.


<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의 마츠코처럼 착취적인 인물에게 얽혀서 범죄에 동원되는 경우가 있을 수 있고, 범죄 사건의 희생자가 될 수 있다.

그리고 의존성 성격의 인물 자신은 가스라이팅에 가장 취약한 유형이다. 최근 언론이나 방송에서 자주 언급되는 가스라이팅은 피해자가 피해 사실에 대해 밝히려 할 때 그 행동을 막으며, 그런 일이 일어난 건 피해자의 잘못으로 돌린다거나 피해자가 예민하기 때문으로 생각하게 한다. 자신의 생각과 자신이 느끼는 불쾌한 감정을 모두 의심하게 만들며, 가해자가 원하는대로 행동하거나 묵인하는 것이 가스라이팅의 핵심이다.


의존성 성격의 인물은 타인에게 의존하고 자신감이 없기 때문에 가스라이팅의 희생자이면서 추가 범죄 사건들에서 가해자의 협력자가 될 가능성이 있다.


3)설정하기


(1)부모와의 관계/양육

과잉보호하는 부모. 아이가 병이 있거나 허약하여 과잉보호를 해야만 하는 경우와 부모의 성격(완벽주의 등) 때문에 아이의 자율성을 인정하지 않는 경우로 나눌 수 있다. 또한, 기질적으로 불안이 높아 어린 시절에 부모(주양육자)와 떨어져 있었던 경험이 매우 고통스러운 경험으로 인식되었거나 분리-개별화가 이루어질 수 없을 정도로 안정적인 애착 형성이 어려운 상황 등도 의존적 성격의 원인으로 설정할 수 있겠다.


병약한 어린 시절의 경험으로 인해 돌봄을 받는 것이 익숙해, 성인이 된 이후에도 가까운 사람에게 자신의 신체적 취약성을 드러내며 지속적인 돌봄을 요구한다. 신체적 취약성을 드러내지 않는 경우라도 중요한 의사 결정을 부모에게 맡긴다거나 본인은 무능하기 때문에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생각으로 나이 들어서도 어렸을 때처럼 부모에게 경제적, 심리적 의존하는 행동을 수정하지 않는다.           


(2)취약상황, 갈등요인

의존하던 대상이 이들의 지나친 의존에 질려서 떠나가면 극심한 심리적 혼란을 경험한다.

의존성에 경계선 성격장애가 동반된 경우, 상대가 떠날 것 같은 불안으로 충동적이고 위험한 행동을 할 수 있다.

착취적 상대(반사회성, 자기애성 성격)나 변덕스럽고 혼란스러운 상대(연극성, 경계선 성격)와 얽히게 되면 상대에게 헌신할 수밖에 없는 의존적 성격의 소유자들은 지옥문이 열린다. 자신의 열등감을 타인에게 인정 받음으로서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해, 타인에게 인정을 받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을 수 있다.


반사회성과 자기애성 성격의 사이비 교주와 의존성 성격의 인물이 만난다고 설정했을 때, 그들이 서로 영향을 주고 받으며 얼마나 역동적으로 비극을 만들어내는지 그릴 수 있다.      


-소설 <얼음과 불의 노래>, 드라마 <왕좌의 게임>의 제이미 라니스터는 검술도 뛰어나고 얼굴도 잘 생긴 데다가 언변도 뛰어나 이야기 안에서도, 독자들 사이에서도 인기가 많다. 그러나 누이 세르세이 라니스터의 욕망을 실현하는 데에 걸림돌이 되는 인물들을 살해한다.

서세이와 제이미 라니스터

경계선 성격 인물인 세르세이의 극단적인 평가에 괴로워하면서도 ‘운명’이라는 사슬에 묶여 세르세이에게서 절대 벗어나지 못하는 인물이다. 세르세이를 만족 시키는 것 외에는 자신이 무얼 원하는지도 잘 모르는 인물로, 매력적인 요소가 많으면서도 세르세이와 함께 자신을 둘러싼 세상을 파멸로 이끌어간다.


의존성 성격장애를 가진 사람을 묘사하는 키워드(해시테그)     

#나를두고가지마 #난그사람없으면못살아요 #나너없으면죽어

#그사람이좋다는데뭘 #이용당해도좋아 #나같은게어떻게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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