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의 발전과 종교의 미래
과학기술의 발전은 지식의 확대와 증가를 가져온다. 사람들은 더 이상 낮과 밤의 변화와 일식과 월식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낮과 밤은 지구의 자전으로, 일식과 월식은 해와 달, 지구의 궤도 변화에 의해 생긴다는 사실을 알기 때문이다.
생물학 및 유전학의 발전으로 생로병사의 원인이 밝혀졌고, 뇌과학의 발달로 인간의 마음과 행동의 비밀이 드러나고 있다. 상당 부분 신과 영혼의 존재를 전제로 구성되어 있는 종교의 기반이 점차 해체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현실에서 종교는 계속 존재할 수 있을까.
하지만 과학의 발전이 곧 종교의 종말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많은 부분이 예측 가능한 영역으로 들어왔지만 우리가 사는 세상에는 아직도 인간의 능력과 이해를 뛰어넘는 일들이 존재한다. 지식의 첨단을 달리는 과학자들 중에도 종교를 가진 이들이 많다. 그들은 우주와 생명의 법칙을 연구하다보면 그 모든 것을 주관하는 절대자의 존재를 느낄 때가 있다고 말한다.
기온 상승으로 인한 가뭄과 홍수, 해수면 상승 등 최근 가시화된 기후 재앙과 코로나 19 새롭게 창궐하는 전염병 등 인간이 해 왔던 일로 인한 부정적인 결과들은 신에 대한 두려움을 더한다. 점차 발전해 가는 생명과학도 불안을 키우는 요소다. 어떤 이들은 이러한 상황에서 신의 영역을 침범하고 신의 능력을 탐한 인간의 죄와 그로 인한 종말과 심판을 떠올릴 수 있다.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는 AI 또한 종교의 입지를 흔들 수 있다. 이미 인공지능은 우리 삶의 깊숙한 곳까지 침투해 있으며 빠른 속도로 그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종교계에도 불교의 ‘스님 AI’, 기독교에도 ‘주님 AI’라는 챗봇이 신자들의 고민과 질문들을 상담하고 있다. 하지만 AI가 더욱 발전하게 되면 어떤 일들이 일어날까.
AI의 두려운 점은 그 발전 속도에 있다. 2016년에 있었던 이세돌과 알파고의 바둑대결을 기억하는가. 이제 인간이 바둑으로 AI를 이기는 것은 불가능하다. 이세돌은 AI를 이긴 마지막 인류일지 모른다.
미래학자 레이 커즈와일은 저서 <특이점이 온다(The singularity is near)>에서 인공지능이 인간을 앞서는 시점을 2045년으로 전망한다. 인공지능의 지식과 판단이 인간을 아득히 초월한다면 그것을 더 이상 인간의 피조물이라 부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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