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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늘달 Apr 22. 2021

첫째는 통했는데 둘째는 안 통해?

너무도 다른 두 아이

아이들의 맑은 눈 속에 담긴 부모의 모습을 바라보세요.

아이는 무엇을 가져서가 아니라 자신을 인정받았기에 사랑하고 사랑받는 존재로 성장합니다.



세상에 똑같은 사람은 없다. 일란성쌍둥이 조차 서로 다르다.

두 딸을 키우면서 느낀 것은 서로가 비슷하면서도 너무도 다르다는 것이다. 첫째에게 했던 교육이 둘째에게는 맞지 않았다. 오히려 같은 교육을 시도했다가 서로 상처를 받은 적이 더 많다.


나는 아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어떤 기질을 타고났는지 주의 깊게 관찰해야 했다. 두 아이는 제각기 다른 기질을 타고났다. 개인적인 기질 특성을 존중받으며 사회생활을 하고 가정을 꾸리고 살아가는 것이 진정 행복한 삶이 아닐까. 그래서 나는 아이에게 관심을 가지고 양육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했다.


어느 부모나 아이를 위한 선택을 한다. 우리는 아이를 키우며 동시에, 아이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알아야 한다. 가족 안에서 서로를 보듬고 살피며 아이는 무엇을 가져서가 아니라 자신을 인정받았기에 사랑하고 사랑받는 존재로 자연스럽게 성장한다.


첫째 아이는 더디고 민감한 내향적인 아이다. 조용하고 말이 없고 느리고 절대 서두르는 법이 없어, 부모 입장에서 답답하기도 했다. 외출할 때 양말과 신발을 짝짝이로 신거나, 신발에 꽃장식과 풀장식을 하느라 시간을 보냈다. 어린이집을 등원 길에서는 나무, 꽃, 풀, 개미, 나비 등을 모두 안아주고, 살펴주며 사랑한다고 이야기해주고, 관심 갖아 주느라 늘 지각을 했다. 다그쳐도 소용이 없었다. 책을 좋아해서 2-3시간씩 푹 빠져 책을 읽었다. 배우는 것을 선호해서 아이 곁에는 늘 책이 있었다. 누가 뭐라고 해도 자신만의 기준과 생각을 지킨다.


둘째 아이는 순하고 외향적인 아이다. 눈치가 빠르고 공감능력이 좋아 부모의 표정을 먼저 살폈다. 누군가 말하지 않아도 필요한 물건을 찾아다 건네며 미소 지었다. 늘어놓고 시끄럽게 놀기를 좋아하며 똑똑하고 야무져서 단체 생활에서도 칭찬받고, 다른 사람을 너그럽게 포용하는 넓은 마음도 있다. 피아노 레슨 선생님이 무서웠는데 친구들이 선생님이 무서워 바꿔 달라고 요청할 때, 무섭지 않느냐는 물음에 아이는 '나도 무서운데 선생님을 바꿔달라고 하면 선생님이 많이 속상할 것 같다.'라며 묵묵히 레슨을 받았다.




내 아이가 가지고 있는 강점을 살려주고, 약점은 존중해 주면서 융통성 있게  양육해 주려 한다.

아이를 키우며 '이렇게 키워야지.' 정해 놓고 시작하지 않았다. 아이를 키우며 방향을 잡아가고 부모의 가치관, 앞선 형제를 양육한 방식을 기준으로 삼지 않았다. 각자의 개성을 인정해 주는 것이 필요했다.


첫째는 앉아서 놀이하는 것을 좋아했다. 특히 책 읽는 것과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했다. 언어가 빠르고 이해력이 좋아 책을 읽고 이해가 빠르고, 말과 글을 빠르게 익혔다. 느긋해서 절대 서두르는 법이 없고, 자존심이 강하고 감정적인 부분도 강해 다루기가 힘들 때도 많이 있었다. 엄마인 나에게도 지지 않으려고 했다. 차분하면서도 하기 싫은 일은 절대 하지 않았으며, 환경의 변화에 민감해서 대화를 많이 하고 설명을 충분히 해 주어야 했다.   


둘째는 타고난 무대체질이었다. 갓 기기 시작할 무렵부터 음악이 나오면 흔들 수 있는 몸을 흔들었고, 음악을 들으면 율동을 기획하고 구성하는 표현력이 좋았다. 자존감이 높고 사회성과 붙임성이 좋아 처음 보는 사람과도 금세 친해져 친구가 되었다. 어른들을 만나면 태연하게 다가가 자기가 좋아하는 그림책을 읽어 달라고 했다. 자신을 사랑하고 타인을 배려하는 공감 능력으로 친구들과 잘 지내고, 자신이 가진 것을 나누고 베푸는 모습을 가졌다.


아이는 생각이 부족해서 가르쳐야 하는 존재가 아니다. 아이의 생각이 부족하거나 좁지 않다. 오히려, 아이의 생각과 마음을 알았을 때 아이가 나보다 크게 느껴졌다. 그저 어른과 다를 뿐이다.


아이가 다르다는 것을 존중해 줄 때, 아이는 가장 아이다운 모습으로 성장한다.




우리는 아이의 속에 담겨 있는 부모의 모습이 따스한 존재로 기억되길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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