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부터 다시 시작할게요.

1화

by 오늘

어떤 일을 시작할 땐 그만큼의 용기가 필요하고,

실패했을 땐 그만큼의 댓가가 따른다.

나의 지난 몇 년은 그랬던 것 같다.


용기 내서 시작했던 가게는

오픈하고 몇 달 만에 코로나를 맞았고,

버티고 또 버티다가 결국 나는 함께 침몰하고 말았다.

지금은 웃으면서 말할 수 있지만,

그때의 나는 정말로 이렇게 생각했다.


‘아… 내 인생, 왜 이렇게 쉽지 않을까.’

‘전생에 나라라도 팔아먹었나?’


그 정도로 모든 게 무너져 내렸다.


그 후의 시간들은 방향도 없고, 목표도 없고,

그냥 버티는 것만이 전부였다.

내 인생에서 가장 큰 도전이 실패로 끝나자

나는 완전히 길을 잃어버렸다.


사실 나는,

내가 차리기만 하면 다 잘될 줄 알았다.

지금 생각하면 조금 귀엽다.

어릴 때부터 뭐 하나

물 흐르듯 흘러간 적이 없는 인생인데,

나는 그걸 잠깐 잊었던 모양이다.


그래도 웃긴 건,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항상 하고 싶은 게 많았고

꿈이 많았던 사람이다.

그거 하나는 내가 봐도 참 괜찮은 성격이다.


물론 순간순간 기분이 바닥을 칠 때도 많았지만

나는 건강하게 장수하면서

멋진 할머니가 되어 오래오래 살고 싶다.

그래서인지 지금 돌아보면

나는 길을 잃었던 적은 있어도

완전히 절망 속에 빠진 적은 없었던 것 같다.


직장도, 가게도, 결국 나를 힘들게 했다.

몸을 갈아 넣어 일해야 하는 구조,

대체 가능한 사람으로 취급되는 현실.


사람들은 말하곤 했다.

“다들 그렇게 살아. 너만 그런 거 아니야.”

그 말을 들을 때마다 마음이 이상했다.

다들 그렇다고 해서

나도 똑같이 그렇게 살아야 하는 건가?

사람마다 느끼는 힘듦의 무게는

분명히 다 다른데 말이다.


나는 어느 순간 병들고 있었다.

밤에 침대에 누워

내일 출근을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숨이 가빠졌다.

그제야 깨달았다.

아, 내가 많이 힘들구나.


그러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나는 행복하게 살려고 돈을 버는 건데…

지금 이게 맞는거야?’


그래서 일을 그만두고 가게를 오픈했고,

결과는 처참한 실패였다.

그렇게 실패가 연속되자

나는 점점 작아졌다.

나를 스스로 가둬두고,

시간만 흘려보냈다.


그 즈음,

공방을 운영하는 지인과 나눴던 대화가 떠올랐다.

“이제는 잠을 자고 있을 때도

돈이 들어오는 구조를 만들어야 해.”

그 말이 묘하게 오래 남았다.

그분과 함께 블로그를 하고 배우던 시간이 생각났다.


그러다

몇 년 전에 활발히 하다가 방치해둔 블로그를 다시 열어보게 됐다.

그곳에는 그때의 감정,

하고 싶었던 것들,

서툴고 어설펐지만 솔직한 기록들이

여전히 남아 있었다.


그리고 깨달았다.

그때의 나도 지금처럼

‘어디에서든 자유롭게 일하는 삶’을 꿈꾸고

있었다는 걸.

그걸 보는 순간, 이상하게 울컥했다.

그때의 나는 힘들어도 꿈을 꾸던 사람이었는데,

지금의 나는… 너무 초라했다.


나는 사실,

어딘가에 얽매여 일하고 싶지 않았다.

몸이 아파 쉬는 날에도 마음 편히 쉴 수 있고,

60이 넘어서도 지금까지 쉬지 않고 일하는 엄마가

필요로 할 때 옆에 있어줄 수 있고,

어디에서든 일하면서 엄마랑 여행도 갈 수 있는 삶.


그런 일을 하고 싶었다.


그러면서도 이런 생각이 들었다.

‘지금 시작하면 사람들이 날 한심하게 볼까?’

‘허황된 꿈을 꾸는 사람 같을까?’

‘30대가 넘으면 하고 싶은걸 시작하면 안되는걸까?’

그런데 그건 누가 정하는 기준인데?!

이런 생각이 내 머릿속을 가득 채웠다.


그러다 어느 순간 마음이 단단해졌다.


그리고 결심했다.

더 이상 생각하지 말자.

그냥 해보자.

미루면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는다.

하고 싶으면 그냥 하는거야.

누가 어떻게 보든 어떻게 생각하든 뭐 어때 ?

결과는 내가 만들어가면 되지!!!!

일단 그냥, 한번 시작해보자.


그리고 방치해 두었던 블로그를 다시 열었다.

내가 원하는 삶을 살기 위해,

그 꿈을 향한 아주 작은 첫 시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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