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온은주 Jun 20. 2021

뭘 해도 재미없을 때 시간관리가 더 필요하다!

슬기로운 사십생활 Ep.7

1

할 일이 많을 때, 어떻게 하면 보다 효율적으로 시간관리를 해야 할까?

대부분의 일들은 급하다고 표시된  []이라는 이름표를 달고 온다.  그리곤 아무렇지 않은 듯 [급급급]이라는 이름표로 바뀌어 있다.


그렇게 급처리를 하고 나면, 또 [급]이라는 이름표를  한 새로운, 다른 일이 오는 게 보인다.


직장인이든 프리 워커든  일을 하는 사람은 그렇게 일과 씨름하며 하루, 한 달, 일 년을 바쁘게 보냈다.


그런데 어느 날부터 급급급 일들이 줄어들 때, 시간이 너무나 더디게 가고 따분하게 느껴질 때, 그동안 해온 효율 중심 시간관리법의 무쓸모함을 알게 되었다. (좌절)


2

일이 없거나 적당해서, 급급급이 없을 때

하루가 한없이 길게 느껴질 때, 심심한데 모든 일에 흥미가 떨어질 때,  시간관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고향에 살고 있는 70대 엄마에게 전화가 왔다. 뭘 해도 재미가 없다고. 이제 죽어도 여한이 없겠다고 하신다. 그런데 나도 지금 딱  같은 마음이라, 엄마에게 그랬다.


"엄마, 나도 그래! 사는 게 재미가 없어. 해볼 건 다 해봤어. 일도 죽도록 해보고 취미도 다 건드려보고, 해외여행도 많이 다니고, 더 사고 싶은 것도 없는 것 같고.


몇십 년 더 살아도 지금과 딱히 달라질 거 같지는 않아. 이제부터 죽을 때까지 이런 생활이 반복이라면 지겨울 것 같아"라고 말이다.


엄마랑 나는 그렇게 인생의 지겨움에 대해서 한참 이야기를 더 하고 통화를 마쳤다.


3

후회  없는 삶을 살자, 라는 인생 모토로 도전을 많이 했다.


이제 도전할 품목도 줄어들었다. 해볼만큼 해봤다. 예를 들어 꽃을 좋아하는 나는, 꽃꽂이 (플라워)도 배워봤고, 화분에 꽃심기도 해봤고, 집에 꽃도 잔뜩 사서 키워봤고, 화단을 만들어도 키워봤고, 꽃 관련 책도 사고 읽고 공부도 조금 해보고, 내가 직접 꽃시장에도 가보고! 건드릴 건 건드려봤다. 취미로 뭔가에 발을 들였을 때 10년 이상 한다는 건 어렵다. 그나마 삼 년이라도 가면 다행이고, 일년동안 뭘 하든 지속적으로 돈이 들어가는데 돈 쓰는 재미도 그때뿐이다.


4

어린이의 꿈은 직업을 갖는 건데, 어른의 꿈은 직업을 잃는 것이다. 눈만 뜨면 은퇴가 하루하루 다가오는 게 느껴진다. 이제 은퇴를 받아들이고 싶다. 이제 시간 차일뿐 피해 갈 순 없다.


은퇴한다면, 나의 하루, 한 달, 일 년, 십 년은 어떤 모양과 색깔이어야 할까? 에너지를 갖고 도전하는 삶이 아닌 전혀 다른 접근의 시간관리가 필요할 것이다.


은퇴자의 삶, 은퇴한 사람의 도전과제와 같다.

바쁘게 살아온 것에 온몸과 마음이 길들여진 사람일 때 (워커홀릭일 가능성이 높은 사람은 젊었을 때 열심히 살았고, 늙어서도 일이 없으면 심심하다) 전혀 다른 접근법의 시간 관리가 진짜 중요하다.


5

내가 은퇴한다면

ㅡ 마당에 정원을 가꾸고 싶다. 채소, 꽃, 열매, 나무 골고루 섞어서.

ㅡ그림을 그리고 싶다. 나 혼자 만족을 위한

ㅡ연세로 여러 지역에서 살고 싶다. 한 해는 경주, 다음 해는 강릉, 등등등. 동네를 돌아다니면서 그 동네랑 친해지고 익숙해지면 떠나고 그렇게 말이다.

ㅡ친구들을 초대하고 싶다. 이 동네는 어떤 곳인지 알려주고 말이다.

ㅡ목표 없이 목적 없이 일 년을 살고 싶다. 대신에 일어나는 시간과 잠자는 시간, 밥 먹는 시간은 규칙적으로 지내고 싶다.

ㅡ적은 짐으로 이사 다니며 비슷한 옷을 입고 싶다. 머리도 집에서 남편이랑 서로 잘라주면서 소박하게 말이다.


ㅡ딱히 없다. 여기까지임.


작가의 이전글 그림코칭 받기 7회 ㅡ 러프스케치의 끝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