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기로운 사십생활 Ep 7.
완전한 은퇴도 싫고, 열렬히 일하기도 싫고!
그래서 반퇴를 준비중이다.
반은 일하고, 반은 노는 생활!
이미 시작된 반퇴생활
1. 강의한 다음날은 집에서 뒹굴뒹굴
강의 다음날은 온 몸이 피곤하다. 마치 마라톤 경기를 뛰고 난 다음날처럼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피곤하다. 강의요청이 오고, 강의관련 서류를 전달하고, 강의가 확정되고, 강의 커리큘럼이랑 강의안을 만들고, 그리고 나서 강의까지 하고 나면 기진맥진이다. 사람들에게 나의 에너지를 전달하는 직업이어서, 정신적인 에너지도 소비도 만만치 않다. 강의 다음날 집에서 뒹굴뒹굴하면서 넷플릭스를 본다.
2. 필라테스와 짧은 등산 겸 둘레길 산책으로 하루 시작하기
은퇴생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건강관리가 아닐까 싶다. 규칙적인 생활을 유지하기 위해 남다른 노력이 필요하다. 그래서 요즘은 일주일에 두번은 필라테스, 그리고 한두번은 짧은 등산 겸 산책을 한다. 이런 식으로 보내는 시간이 오전에 2시간 정도인데, 사무실 이동까지 하면 오전은 가버리고 오후부터 업무가 시작된다.
*무라카미 하루키는 오전에 글을 쓰고, 오후에는 마라톤을 했다고 한다. 나는 오전에 운동을 하고 오후에 일을 한다. 그러다보면 야근이 되는 경우가 종종 있어서, 그래서 오전에 일을 하고 오후3시 이후 운동을 하는 플로우로 변경하려고 하는데 잘 안된다.
3. 지방 강의가 있으면 그 동네 여행하고 오기
지금은 코로나19 때문에 오프라인 강의가 줄어들었지만, 제작년까지만 해도 지방강의가 꽤 있었다. 제주도는 일년이면 2번~5번은 강의가 있어서 종종 내려갔고, 연수원이나 리조트가 있는 곳도 기업에서 연수를 오는 직장인들을 위한 지방강의가 꽤 잡혔다. 아마도 레고를 활용한 수업이라는 특성상 그랬을 것이다.
그 먼곳까지 차를 가지고 가는 날이면 그냥 서울로 올라오기는 아깝다는 생각으로, 하루 더 놀고 가자! 했던 루틴이 지금은 정착되었다.
*얼마전 대관령 수업이 있었고, 강원도 양양에서 하루 여행을 했다. 여름을 앞둔 바다는 좋았다. 날짜를 정하지 않아도 정해진 일정을 잡으면 되니까, 좋다. 강의 끝나고 나서 홀가분하게 하루 여행을 했었는데, 이번에는 양양이고 여름시즌이라 그런지 숙소 예약이 어려워서, 강의 전날 도착했다. 이제 이 생활도 익숙해졌는지 강의 전날인데도 맘 편히 잘 놀아지더라.
*혼자 여행은 편한 구석이 많다. 마음 내키는 대로 이동하고 밥먹고 멍때리기 좋다. 숙소도 어지럽게 써도 되고 아침 늦게 일어나도 되고!! 혼자 여행을 가려고 생각하면 궁상맞는데 강의가 있어서 가는 거면, 일로 오는 거라 그런지 궁상스럽진 않더라.
앞으로 해보고 싶은 반퇴 준비
4. 1년씩 지방을 돌면서 살아보기: 강릉, 경주, 남해 등등
서울에 있는 집을 전세로 주고, 지방에 월세든 연세든 전세든 얻어서 1년씩 살아보고 싶다. 노년에는 결국 서울에서 살고 싶고. 지방에서는 조금은 젊은 나이때 여행하는 기분으로 살면 어떨까.
강릉 또는 양양 1년 살기
: 강릉이나 양양은 바닷가 옆이면서 작은 도시를 형성하고 있어서 좋다. 친구들을 초대하기도 좋고! 서울에 갑자기 올라와야 하는 일이 생기면 기차를 탈수도 있고, 운전해서 오기에도 그리 멀지 않은 거리.
경주 또는 남원에서 1년 살기
: 경주도 가보고, 남원도 가봤는데 조용하고 좋더라. 1년 동안 맛집이며 관광지며 다 돌아다니고 동네투어를 친구들에게 시켜주면 좋겠다. 매일 매일 산책하기도 너무 좋은 동네.
남해 또는 거제도에서 1년 살기
: 제주도는 섬이라서, 비행기 타고 오는게 불편한데/// 남해나 거제도는 태평양을 바라보고 있으면서도 차로 이동이 가능한 곳이라 좋다. 서울에서 많이 멀긴 해서 반퇴를 하더라도 혼자서 일을 하는게 가능한 수준의 일들로 구성이 됐을 때면 좋겠다.
반퇴준비생은 오늘도 행복하다. 상상만으로도!
눈 앞에 다가온 현실같기도 하고!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