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유한 식물 누나'가 지극히 주관적으로 선정한 키우기 쉬운 식물 순위입니다. 아파트, 사무실 등 실내 환경에서 잘 자라는 식물 위주로 선정했고요, 공기정화 기능이 뛰어난 식물로만 골라봤습니다.
객관적인 데이터보다는 10여 년간의 개인적 가드닝 경험에만 기초해서 선정해보았답니다. 그러다 보니 다른 가드닝 관련 책에서 난이도 상으로 분류된 박쥐란은 의외로 키우기 쉬워서 이번 순위에 넣기도 했어요. 그럼, 키우기 쉬운 실내 공기정화 식물 랭킹 BEST 5를 알아볼까요?
1. 스킨답서스
스킨답서스는 어린 시절 엄마가 냉장고 위에 올려두고 키웠던 추억의 식물이기도 하지요. 스킨답서스는 일산화탄소 등 유해가스를 제거하여 주방의 공기정화에 탁월한 효과를 발휘합니다.
대표적인 음지식물로 집안의 다소 어두운 곳에서도 잘 자라납니다. 잎이 두 세장 붙은 줄기를 싹둑 잘라 물꽂이 하면 수경재배로도 쉽게 키울 수 있는 식물이지요.
식물 초보자에게는 스킨답서스만 한 식물이 없는 것 같아요. 스킨답서스는 딱 한 가지만 주의하면 되는데요, 바로 과습입니다. 흙이 바짝 말라도 주인이 물을 줄 때까지 인내심을 가지고 잘 기다리는 스킨답서스는 과습만큼은 잘 견디지 못합니다.
그래서 흙이 반드시 마른 후 물을 줘야 하는데요, 흙이 마른 정도를 판단하기 어렵다면 차라리 물에서 키우는 것도 한 방법이랍니다. 식물 물 주기가 어렵다면 다음 글을 참고해 보세요.
얼마 전 넷플릭스에서 송중기 님이 출연한 <승리호>라는 영화를 봤는데, 여기에 홍콩야자가 슈퍼 플랜트로 등장하더라고요. 산소를 8배 이상 내뿜도록 개량된 종으로 소개되는데, 굳이 개량하지 않더라도 공기정화기능이 정말 뛰어난 식물입니다.
홍콩야자는 중국과 대만이 원산지인 식물로 잎이 마치 난쟁이들이 쓰고 다니는 우산 모양을 닮은 귀여운 식물입니다. 그래서 해외에서는 'Dwarf Umbrella Tree'라는 깜찍한 별칭으로 불려요.
홍콩야자는 포름알데히드 제거 능력이 뛰어나 새집 증후군이나 담배 냄새 제거를 목적으로 많이 들이는 공기정화식물입니다. 증산작용이 뛰어나 실내 습도 조절에도 좋은데요, 키우기까지 쉬우니 여간 사랑스러운 식물이 아닙니다.
홍콩야자를 가장 잘 키우기 위해서는 반양지쯤 되는 밝은 곳에서 키우면 좋은데요, 다른 식물과 함께 키우다 보면 확실히 홍콩야자의 흙이 빨리 마르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만큼 공기 중으로 수분을 내보내는 증산작용이 뛰어나고 성장도 빠른 편이에요.
3. 테이블야자
영화 승리호에서 홍콩 야자와 나란히 등장하기도 했던 테이블야자입니다. 우주에서 공기정화와 산소 발생을 위해 심어진 식물로 테이블야자가 소개되니까 무척 반가운 마음이 들더라고요.
앞서 소개한 홍콩야자가 반양지에서 잘 자란다면 테이블야자는 반음지에서 잘 자라 다소 어두운 거주 환경이나 사무실 등지에서 키우기 쉬운 식물이랍니다.
탁상 위에 올려놓고 키운다는 뜻으로 이름 붙여진 테이블야자는 성장도 빠르지 않고 적당한 크기로 자라 데스크테리어(효율성을 높이는 책상 인테리어) 식물로 가장 추천하는 식물이에요. 책상 위에 올려놓고 키우는 식물이 너무 빨리 자라 공간을 차지하게 되면 곤란하니 말이죠.
테이블야자는 벤젠, 포름알데히드 등의 유해물질을 잘 제거하고, 증산작용 역시 활발한 식물입니다. 건조한 환경에서는 잎 끝이 마르니 수시로 분무해준다면 실내 습도 조절에도 도움이 되겠죠?
4. 박쥐란
사실 식물 관련 일을 하다 보니 정작 가드너의 집에는 팔다 남은 시들시들한 식물만 가져다 살려준다는 느낌으로 키우는데요, 깜빡하고 한참을 물을 주지 않거나 돌봐주지 않아도 나 보란 듯 잘 사는 식물이 바로 박쥐란이더라고요.
박쥐란은 물 주기가 특히 쉬운데요, 박쥐란을 들어보고 무게가 확연히 가벼울 때, 물속에 푹 담가두었다 꺼내거나 충분히 샤워를 시켜주기만 하면 끝입니다. 물을 주고 나서 들어서 무게를 기억한 다음 충분히 건조되었을 때 무게와 비교해보면 금방 감이 옵니다.
조금 건조한 아파트를 기준으로 대략 7~10일에 한 번 정도 물 주는 것으로 충분하더라고요. 그 외의 관리는 전혀 필요하지 않았습니다. 착생하여 자라는 에어 플랜트라 분갈이 걱정도 크게 없는 식물이기도 하고요.
혼자서 잘 자라준 박쥐란이 너무 기특해서 얼마 전에는 분갈이 대신 헌팅 트로피를 직접 만들어보기도 했어요. 집에 못쓰는 나무 도마와 수태만 있으면 누구나 뚝딱뚝딱 만들 수 있는데요, 플랜테리어 DIY 아이템으로 강추합니다. 박쥐란 헌팅 트로피 만드는 방법에 대해서는 조만간 따로 글을 쓸 기회가 있을 것 같아요.
5. 떡갈 고무나무
고무나무만큼 또 키우기 쉬운 식물도 없지요. '영원한 행복'이라는 꽃말도 좋아서 집에 들이는 나무로 손색이 없습니다. 둥글둥글 큰 잎이 풍수 인테리어상으로도 좋다고 해요. 하지만 고무나무의 종류도 여러 종류여서 각각을 키워보니 이 아이들도 고무나무라는 가족의 이름으로 엮였을 뿐 그 특성은 조금씩 차이가 있더라고요.
대표적인 고무나무의 종류에는 인도 고무나무, 뱅갈 고무나무, 멜라니 고무나무, 떡갈 고무나무 등이 있고요, 요즘 유행하고 있는 휘커스 움베르타도 크게 보면 고무나무에 속합니다. 휘커스 움베르타도 키우기 쉬운 식물 랭킹에 넣고 싶었는데, 아쉽게 탈락했네요.
제가 추천하는 고무나무는 떡갈 고무나무입니다. 별그램에 #plant를 검색하면 외목대로 키운 멋진 대형 떡갈나무가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데요, 그만큼 외형이 멋지기도 하고 키우기 또한 쉬워요. 인도 고무나무처럼 너무 잘 자라 골칫거리가 되지도 않고, 병충해도 적은 편이더라고요.
미세먼지 제거에 고무나무만 한 게 또 없으니, 공기정화 효과 또한 뛰어나답니다. 잎으로 미세먼지를 흡착하기 때문에 잎은 젖은 헝겊 등으로 자주 닦아주시는 것이 좋고요, 밝은 곳에서 키워야 웃자람이 적고 성장이 좋습니다. 고무나무는 과습할 경우 잎이 노랗게 변하면서 뚝뚝 떨어지기도 하니 흙이 마르면 물을 주세요.
오늘은 지극히 주관적으로 선정한 <키우기 쉬운 실내 공기정화식물 랭킹 BEST 5>를 알려드렸어요. 이 외에도 키우기 쉬운 식물은 많은데요, 키워보니 이 식물이 의외로 쉽더라 하는 종류가 있으면 댓글로 공유해주셔도 좋을 듯해요. 다음에는 더 유익한 식물 랭킹으로 돌아올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