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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My Plant Diary

비 오는 날 마음의 우산이 되어 줄 홍콩야자

by 온유한 식물 누나


잊을 수 없는 그 이름


보통 실내에서 키우는 관엽식물의 잎들은 야자수처럼 길쭉하거나 고무나무처럼 동글동글한 모양이다. 그런데 꼭 손가락을 펼친 듯한 독특한 잎 모양이 인상적인 식물이 있다. 이름마저 통통 튀는 홍콩야자다. 잎 모양도 이름도 모두 재미있어 식물을 잘 모르는 사람도 한 번 보면 잘 잊히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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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야자는 야자라는 이름이 붙었지만, 사실 두릅나무과 식물이다. 팔손이, 황칠나무 등도 두릅나무과에 속하는데 어쩐지 잎이 갈라진 모양이 비슷하다. 진짜 야자수는 아니지만 시원하고 이국적인 느낌을 주는 식물임은 분명하다.


홍콩야자는 하이난성, 대만 등 중국 남부지역에서 자생하고 있는데 홍콩이란 이름도 원산지에서 유래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중국 이외의 열대지역에도 널리 자생하고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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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난꾸러기 우산나무


홍콩야자의 잎을 보면 여기저기서 우산을 펼친 것 같은 재미있는 풍경이 연상되기도 하는데, 그래서 영문 별칭도 UMBRELLA TREE다.


비 오는 날 실제로 쓸 수는 없는 우산이지만, 칙칙하고 축축한 느낌이 싫은 날 홍콩야자를 바라보면 생글생글한 초록의 에너지를 느낄 수 있다. 우산대만 남은 엉터리 우산을 펼치고 장난스레 같이 우산을 쓰자 말하는 재미있는 친구 같은 느낌이다.


umbrellas-2780390_1280.jpg Image by heberhard from Pixabay




나의 매력 포인트는요...


홍콩야자는 성장 속도가 무척 빨라 아주 작은 화분으로 시작해도 금세 대형 화분을 만들 수 있다. 특히 직사광선을 피한 밝은 곳에서 키우면 키도 쑥쑥 자라고, 활발한 증산작용으로 실내에 수분을 많이 내보낸다. 우산을 하나 둘 펼치며 쑥쑥 자라는 데다, 건조한 실내 공기까지 촉촉하게 해주는 고마운 반려식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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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엽 홍콩야자 / 칼라 홍콩야자


홍콩야자는 우리 주변에 매우 흔한 실내 식물이다. 대엽 홍콩야자나 칼라 홍콩야자처럼 조금 덜 흔한 품종도 있어서 키우는 재미를 더할 수 있다. 특히, 대엽 홍콩야자는 대품으로 키우면 한 그루 야자수처럼 실내 공간의 멋진 오브제가 될 수 있다. 물꽂이도 잘 되는 편이라 물에서 키우는 수경재배를 시도해 봐도 좋다.


45279828749192907_1707210076.jpg 홍콩야자 수경재배




깍지벌레 맛집, 방법은 있다!


하지만 어떤 식물이든 단점 하나는 있기 마련인데, 그건 바로 홍콩야자가 깍지벌레 맛집이라는 사실이다. 잎이 끈적끈적하게 느껴지거나 갈색 딱지 같은 게 붙어 있다면 깍지벌레일 가능성이 농후하다. 하지만 평소 통풍에 신경을 써주고 물을 줄 때 잎을 잘 샤워시켜 주면 충분히 예방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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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둥이 식물이지만 볼수록 귀엽고 싱그러운 나의 홍콩 친구. 하늘은 잔뜩 흐리고 추적추적 비가 내리는 날, 내 마음의 우산이 되어줄 반려식물, 홍콩야자와 함께 초록 가득한 시간을 만들어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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