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냥 슬퍼할 수만은 없었던...

by 팜므홍

갑작스러운 부고문자를 받았다.

요즘에는 카카오톡으로 미리 편집된 이미지에 이름만 변경해서 조의금을 보낼 수 있는 계좌번호와 함께 전송되기 마련인데... 에밀리가 보낸 그 문자는 정성스러웠고, 계좌번호도 없었으며 아주 정제된 느낌으로 문자로 전송되었다. 그녀답게 발인 날짜는 틀렸지만 꽤나 고민한 흔적이 보였다.


아버지의 장례였다.

어머니가 아니고?? 며칠 전 통화에서 오랫동안 치매인 친정어머니가 의자에서 낙상을 하는 바람에 모든 일상에 스탑 상태라는 지친 목소리의 그녀였는데, 내가 받은 문자에는 친정어머니가 아닌 아버지의 장례였다.

너무 놀라서 수업이 끝나자마자 바로 정읍으로 달려갔다. 발인 날짜를 보고 내일이 발인이라고 했었기에 오늘 밤이 아니면 장례식을 갈 수 없었기에 무리해서 달려갔지만 사실은 잘못된 날짜였다고 한다. 이 와중에도 그녀는 참 귀엽구나.


장례식장이 꾸려진지 얼마 안 된 것 같았다.

교회분들 몇몇과 그녀와 닮은 언니와 오빠내외가 있었고, 나는 에밀리를 보자마자 서로 안아주고 함께 울었다. 그나마 다행인 건 함께 간 앨리스는 극 F인 나와는 정반대인 극 T라서 동요하지 않고 그녀를 위로해 주었다. 쌓여있는 하얀 국화 뒤에서 온화한 표정의 에밀리의 아버지는 에밀리와는 다른 분위기의 얼굴이셨다. 평소에도 에밀리가 말하기를 자기는 아빠보다는 엄마를 더 많이 닮았다고 했었다. 상주석에 서있는 오빠 내외에도 인사를 하고 테이블에 앉아 육개장과 편육이 차려진 한상을 받았다.


누군가의 죽음은 언제나 슬프다.

절친한 그녀의 가족의 죽음은 더 슬프다.

갑작스럽게 아버지가 돌아가신 거라고 한다. 다음 주 심장판막술을 앞두고 있었지만 오전까지만 해도 영상통화도 하고 했었는데, 항상 무슨 팡! 하는 게임을 좋아하시는 분이라 핸드폰 충전을 안 해둘 리가 없는데 그날따라 이상하게 핸드폰이 꺼져있었고, 바로 가볼 수도 있었지만 하필 그날 학원바닥에 물이 새는 바람에 그 뒤처리를 하느라 바로 가보지 못했고, 그래서 바로 다음날 아침이 되어서야 걸어서 5분 거리인 아버지가 있는 집으로 들어갔는데.. 아무리 불러도 인기척이 없었다고 한다.

에밀리는 참 못나게도 라고 표현했지만 무서워서 두려워서 집으로 들어갈 수가 없었다고 한다. 그래서 바로 119에 전화를 걸었고, 구급대원이 도착할 때까지 울면서 전화기 속 다른 여자구급대원과 통화를 했다고 한다.


온 가족이 어머니에게만 집중되어 있어서 아버지를 미처 돌보지 못한 것 같다고.. 그래서 무심했던 스스로가 자책스럽다고 이야기하는 그녀의 모습이 너무도 서글퍼보였다. 아니 슬픔으로 가득 차서 톡 치면 터질 것만 같았다.


여기까지가 아버지의 죽음에 대해.. 그리고 내가 하지 못했던 것들에 대한 슬픔이었다.

나도 그렇고 옆 테이블의 모여있는 그녀가 다니는 교회에서 오신 분들도 하는 이야기가 이제 하나였다.


엄마는 어떻게 해..?


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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