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단명 : 화병 그런데 쫀득함을 곁들인

승헌쓰의 일기

by 옹달샘

물이 콸콸 나오는 수압이 센 수도꼭지의 구멍을 손가락 으로 있는 힘껏 막았다고 상상해보자.

그러면, 온 힘을 다해 막는 손가락을 뚫고, 얇고 직선으 로 뻗은 물줄기가 틈새를 기가 막히게 찾아 사방으로 퍼져나간다.


여기서 새어나오는 그 얇고 곧은 직선의 강한 물줄기.

바로 그걸 "밈"이라고 보면 된다.



1원칙. 화는 참지말되, "쫀득하게" 내뱉는 Attitude


요즘 젠지 대표 승헌쓰의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올라오 는 [나 자신의 일기]가 한창 핫하다.


명언과 감성을 자극하는 질문들. 작가의 의도는 차분한 마음으로 하루를 정리하도록 유도하는 것이었겠지만, 젠지는 역시나 평범하지 않다.


출처 : https://www.instagram.com/feellikefeel1?igsh=ZXJnMWZ6Z3R4NGdw


요즘 밈에는 기본적으로 '분노'가 바탕이 되는 유행어 가 많고, 그 안에 '유쾌함'을 꼭 곁들인다.

대표적 예시로, 맛있는 음식을 먹을 때 우리는 인상을 잔뜩 찌푸리며 "너무 맛있어서 화가 나"라고 말한다.

기뻐도 슬퍼도 아니 평소조차 '화'가 찰랑찰랑 몸을 채 우고 있는 우리다.


대답해봤자 반응도 없을 글에 반박하고, 용기를 주는 문구에도 반항하는 아이들.

우리는 이 모습을 그들의 통통 튀는, 솔직한 매력으로 바라볼 것이다.

4이 연재는 젠지를 진단하는 것이며, 부정적인 시선은 다루지 않을 예정이다.)

그들은 대화의 가치조차 없는 문자에도 기꺼이 반응하 고, 정답처럼 보이는 말에도 주저 없이 의견을 낸다.

관점조차 신박한데 따스함에 이어 어디에서도 기죽지 않은 당당함까지 겸비하고 있는 모습이다.

사실, 모든 사람은 사춘기를 거치고 세상을 살아가며, 자연스럽게 사회가 말하는 '올바름'에서 벗어난 관점으 로 세상을 바라보기도 한다.

하지만 요즘 청년 세대는 그 생각을 마음에만 담아두지 않고, 곧장 외부로 표출한다.

솔직한 감정 표현으로 소통을 시도하고, 그 솔직함이 다수에게 닿아 무례함이 아닌 후련한 공감과 유쾌함을 나눈다.

걸러지지 않은, 실제 대화를 연상케 하는 날 것 그대로 의 표현들

- (마음에 안 드는 문장을 직접 고치거나, 다시 질문하 거나,"찌", "화상아" 등)-

이런 표현들은 SNS로 소통하는 시대에, 누구나 친구 가 될 수 있는 친근한 방식이다.

그리고 필터를 거치지 않은 생각에서 나오는 당당함은 교육과 취업 등 사회에 억눌려 살아가는 젠지들의 속을 시원하게 뚫어준다.

생각으로만 했던 말들을 그대로 내뱉을 때 느끼는 그 통쾌함! 이보다 재밌는 일은 없다.

"나에게 매달 500억씩 입금하는 법은 만들되, 너한테 도 매달 10억씩 줄게."

감동적인 자비와 함께, 자본주의답게 슈퍼 갑의 입장을 취하는 모습은

터무니없지만, 한 번쯤 우리가 취해보고 싶은 태도의 상상이기도 하다.

그래서 나도 모르게 빠져들게 된다.


공감의 형태도 변하고 있다.

예전처럼 진지하고 눈물이 쏟아질 듯한 상담은 점점 무 거움을 덜어내고, 이제는 솔직하지만 유쾌하게 바뀌는 형식으로 발전하고 있다.

이는 더 많은 사람들이 일상 속에서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도록 장벽을 낮춰주는 긍정적인 변화로 보인다.




처음에 이야기한, 수압이 센 수도꼭지를 손가락으로 막 는 장면으로 돌아가 보자.


자연스러운 역할이자 본능에 충실하고 있는 수도꼭지

vs 그 본능을 막아내는 손가락

여기선 누가 힘들까? 두 입장에서 모두 살펴보자.

수도꼭지는 그저 자기 역할, 본능에 충실하고 있을 뿐 이다.

그런데 누군가가 그 본능을 최선을 다해 방해하고 있다

그렇게 쌓이고 역류하는 본능은 결국 틈새를 찾아, 지 금이 마지막인 것처럼, 평소보다도 강하게 개성을 분출 한다. 이 과정에서 쌓이는 욕구불만, 바늘구멍 같은 해 소처를 찾는 여정, 그리고 100의 본능을 1의 개성으로 압축해서 쏟아내는 그 모든 일은 에너지 소모이자 시간 낭비이다.

손가락은 또 손가락 나름대로 자신의 경험에서 비롯된 성공의 길로 인도하고자 개성 있는 물줄기를 막고, 방 향을 바꾸려 한다.

결국, 둘 다 지친다. 체력은 둘 다 소모된다.

그렇다.

수도꼭지는 10~30대 청년들, 획일화되고 과열된 교 육열에 노출된 꿈 많은 MZ세대이고, 손가락은 한창 꿈 많고 활발한 아이들을 통제하려는 사회이다.


이 전 글들에서 자세히 풀었던 적이 있지만 결국 지금 청년들을 아프게 하는 원인은 '교육' 이고 앞으로 이들 을 변화시킬 수 있는 그 근본 또한 '교육' 이다.


사실 청년들이 드러낼 수 있었던 유일한 반항이자 개 성과 소통은, 돌덩이처럼 무거운 손가락이 인도하는 책상에 앉아, 획일화된 정답에 아랑곳 않고 토해내는 뚱딴지같은 말들이었는지도 모른다.


스트레스조차 유쾌함으로 즐기려는 그들, 실은 누구보다도 성숙할지도.




처방전 : 억눌린 감정을 토해내는 순간에도 유쾌함의 센스를 잃지 않는 젠지들을 존경하고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봅시다. 새로운 관점을 터득할지도?

수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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